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금낭아 Feb 01. 2023

녹색불이 켜져 있는 동안


네거리 횡단보도에 녹색불이 켜졌는데

우회전 하려고 들어서던 세단이 흰금을 다 밟고 멈췄다.

반칙이다.

!!!!

자전거를 끌고 도로를 건너려던 할아버지의 호령이 호각소리처럼 쩌렁하다.

세단은 주뼛주뼛 차를 움직여 보지만

왼쪽에서 직진하는 차들에 가로 막힌다.

손수레를 끌고 건너려던 할머니는

횡단보도를 막아 선 세단을 향해,

눈깔이 삐었나!!!! 운전을 이따우로 해?

손가락 삿대를 맘껏 저어주었다


세상의 가생이로 떠밀린 어르신들이

젊은 것에게 큰 소리 칠 유일한 시간 20초.

5,4,3,2,1.......

녹색 성냥불이 꺼지고

일회용 호각도 삿대도 사라졌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월드컵 축구를 보다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