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방치한 놀이터는
입구만 있고 출구가 없어
유리벽에 붙어 파닥이던 나비들
애타는 눈빛자국 유리에 찍어놓고
아스라이 낙화하였고나
나비를 부르다 목이 터진 동백꽃은
목을 꺾어서야 날개 찢긴 나비를 안아 들었건만
바람에 쓸리는 가랑잎처럼
이름조차 빼앗긴 슬픔이여
이름을 불러주어야 길을 찾는 슬픔에게
자꾸 낭떠러지로 등 떠미는 미궁의 문지기여,
스스로 겨울정원에 갇힌 거인이여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따라서만 길을 걷는 봄이
긿을 잃고 담장 밖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