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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낭아 Feb 08. 2023

슬픈 미로

어른들이 방치한 놀이터는

입구만 있고 출구가 없어


유리벽에 붙어 파닥이던 나비들

애타는 눈빛자국 유리에 찍어놓고

아스라이 낙화하였고나


나비를 부르다 목이 터진 동백꽃은

목을 꺾어서야 날개 찢긴 나비를 안아 들었건만

바람에 쓸리는 가랑잎처럼

이름조차 빼앗긴 슬픔이여


이름을 불러주어야 길을 찾는 슬픔에게

자꾸 낭떠러지로 등 떠미는 미궁의 문지기여,

스스로 겨울정원에 갇힌 거인이여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따라서만 길을 걷는 봄이 

긿을 잃고 담장 밖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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