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I 시대, 디자이너는 정말 사라질까?

AI시대,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5가지 핵심 역량

by 정디
“2년 뒤에도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존재할까?”


요즘 들어 자주 드는 생각이다.


AI가 기획서를 대신 써주고, 와이어프레임을 만들고, 사용자 테스트까지 진행하는 시대.
디자인을 포함한 많은 업무들이 AI에 의해 빠르게 해결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불안해진다.


새로운 AI 출시 소식을 듣는 디자이너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나는 디자이너로서 더 많은 일을 '직접' 하고 있다.예전 같으면 PM이나 개발자가 했던 일들을,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해내고 있다.


예를들면 GPT를 활용해 그럴듯한 세일즈 방식이나 플로우를 팀에 제안하거나, 직접 Cursor에서 코드를 작성해 Figma 플러그인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내가 확실히 느낀 건 하나다.

디자이너는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그 역할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디자이너가 가져야할 역량을 정리해보았다.



1. 빠르게 만들고 실험하기

AI는 실험의 문턱을 낮췄다. 이제 혼자서도 얼마든지 실험할 수 있는 시대다.

예전에는 카피를 다양하게 테스트하거나, 클릭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해 여러 팀과의 협업이 필요했다.하지만 지금은 GPT로 수십 개의 메시지를 바로 뽑아볼 수 있고, 노코드 툴을 이용해 직접 인터랙션을 구현할 수도 있다. 우리는 선택만 하면 된다.


실험을 위한 리소스가 줄어든 만큼, 얼마나 빨리 만들고 실험할 수 있는지가 디자이너의 경쟁력이 되었다.



2. 데이터를 해석하고 판단하기

AI는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정리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안의 의미를 해석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디자이너는 숫자 이면에 있는 사용자의 맥락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비즈니스 전략, 브랜딩, 장기 사용자까지 고려하는 넓은 시야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환율이 높은 기능이 있다고 해도 무조건 우선순위가 높은 건 아니다. 그 기능이 브랜드 정체성을 훼손하거나,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다. 우리는 '숫자가 말하는 것'과 '사람이 느끼는 것' 사이의 간극을 이해하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3. AI 도구를 내 업무에 적용하기

AI는 더 이상 특별한 스킬이 아니라, 일 잘하는 사람의 기본 습관이다.

GPT로 사용자 인터뷰를 요약하거나,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일은 이제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실제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그렇게 일하고 있다.

AI 도구는 디자이너가 더 깊이 있는 문제에 몰입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준다. 이 습관은 실험의 속도와 결과의 품질 모두를 바꾸는 힘이 된다.

특히 “지금 이 기술을 내 문제에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까?라는 관점이 더 중요해졌다.



4. 실패를 기록하고 학습하기

빠르게 실험할 수 있는 만큼, 실패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하지만 이 실패의 본질을 해석하고 기록하는 일은 여전히 디자이너의 감각과 사고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물론 AI는 클릭률이나 이탈률과 같은 수치 변화를 감지하고, 여러 실험 데이터를 분석해 유의미한 패턴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왜 실패했는가?”, “어떤 사용자의 기대를 놓쳤는가?“와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힘이 필요하다. 그건 아직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이번 실험은 클릭률이 낮았다”는 진단만으로는 다음 방향을 잡기 어렵다.

오히려 “기존 사용자에게 익숙한 흐름을 갑자기 바꾸면서 이탈이 발생했다”와 같은 구체적인 맥락과 인사이트가 다음 실험을 훨씬 정교하게 만든다.




5. 역할의 경계를 넘나드며 문제 해결하기

이제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라는 구분보다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해졌다. 디자이너는 단순히 화면을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다. 제품의 방향성과 실험 주기를 함께 리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는 디자인으로만 문제를 해결할 거야”가 아니라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태도다.




마무리하며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실행하는 디자이너가 된다면 AI는 우리의 자리를 위협하기보다 오히려 돕는 존재가 될 수 있다. 빠르게 실험하고, 더 깊이 이해하며, 더 유연하게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준다.


오늘 내가 시도한 실험은 무엇인가?

어제 받은 피드백은 제품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내일, 다음 주에는 어떤 가설을 검증할 예정인가?


이 질문들을 매일 반복하며 하루를 정리해보자.

그리고 매일 조금씩, AI 시대에도 살아남아 보자.


버티면 승리다 !
keyword
작가의 이전글디자인 시스템도 기획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