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괜찮을까
오늘의 상태 한 단어 : 통쾌
아티스트 웨이 3일 차.
P72-86을 읽었다. 11분.
뭐가 그리 바빴는지 이 책을 붙잡은 시간은 고작
그 정도였다.
아침엔 통쾌한 기분으로 시작했는데
업무폰을 꺼두었다.
선언은 아니었지만,
선언 같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11개월 만에 온전한 나만의 휴일을 보냈다.
짧은 독서였지만
나를 붙잡은 한 문장은 나를 길게 붙잡았다.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들으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p.78)
문장을 읽자마자 알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질색하는 소리들을
다른 소리로 덮고 있었다는 걸.
오토바이 소리,
차량이 지나다니는 소음,
창밖에서 계속 밀려드는 소리들.
나는 그 소리에
늘 긴장하고 있었고,
사실은 내 귀가 고통받고 있었다는 걸
이 문장에서야 알아차렸다.
그래서였을까.
집에 있으면 늘 재즈 찬양을 틀어두고
있었다.
의식적으로 선택한 행동은 아니었는데,
창 밖의 소리를 찬양으로 분리시키고 있었던
셈이다.
질식하는 소리를 위로의 소리로
덮어두고 있었던 것.
그게 오늘,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이 질문까지 왔다.
이 집, 이대로 괜찮은가.
아니면 이사를 가야 할까.
어제 아티스트 웨이 앞 챕터를 읽고
오늘 '아티스트 데이트'도하고
큰 맘먹고 물고기 수족관도 들여놨다.
그런데도
이사라도 해야 하는 건가.
질문이 슬쩍 올라왔다.
창밖 소리만 빼면
사실 마음에 드는 점이 너무 많다.
6층이라는 높이,
혼자 살기 좋은 스튜디오 구조,
방 크기,
일주일에 세 번 와주는 청소서비스,
친절한 매니저 미미,
퇴근길마다 인사해 주는 경비의 미소,
출퇴근 동선,
햇빛 잘 드는 큰 창,
앞 베란다와 옆 베란다,
탁 트인 전망까지.
나는 이 많은 것들로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하지만 솔직해지면,
이 아파트는 큰 길가에 있다.
교통 소리는 분명 소음이었다.
알고 있었고,
무시하고 싶었다.
저녁에는
잠시 동안 들리는 소리를 유심히 듣기로 했다.
즐거운 지,
기분 나쁜지
그냥 느껴보기로 했다.
통제할 수 없는 소리는
통제할 수 있는 소리로 덮어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 나는 그렇게 살고 있었다.
집에 있으면 늘 찬양을 틀어두고 있었다.
모르고 한 행동이었는데,
이미 정답에 가까운 선택이었다는 걸
오늘 알았다.
그래서 조금,
내가 똑똑하게 느껴졌다.
일상이 위로가 되었고,
괜히 기분도 좋아졌다.
2026.01.04
(Day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