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16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중
위대한 가치의 파괴가 시작되었다. ‘배 아파 낳은 내 새끼’,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와 같은 말을 낳았던 ‘모성(母性)’의 굳건함이 도전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예술(문학)의 진정한 역할이다. ‘엄마라는 말이 주는 알 수 없는 먹먹함’은 이제 생각해 보고 따져봐야 할 문제로 드디어 천상계에서 우리 앞에 분석을 위한 재료로 놓였다.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모성에 대한 도전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터부의 문이 이 짧은 단편으로 열린 듯한 느낌이다.
요양보호사를 향한 영실의 감정으로 볼 때, 모성은 하나의 친밀한 감정일 뿐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 혹은 ‘피가 당기는 것’과 같은 신비의 영역이 더 이상 아니다. 그리고 모성은 윤미(영실의 딸)와 현진(영실의 손녀)에게로 오면 돈 문제가 되어버린다. 다시 돈이다. 이 세상을 끌고 왔던 위대한 가치들(위신, 염치 등)은 번번이 돈 앞에서 무너졌다. 작가는 돈의 문제를 끌고 와 모성의 견고한 城을 공략하고 있다.
절대가치의 공략 전략에서 돈과의 결부는 그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것으로 변화시키고, 결국 절대가치라 여겨지던 것은 싸구려로 변해 버릴 것이다. 그렇게 스멀스멀 城은 젖어들고 무너질 것이다. 혹시 작가는 모성의 해체 이후, 재구성을 의도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 짧은 단편으로는 알 수 없다. 백온유 작가의 위대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