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과 닭]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2.

장미를 본받아

by YT

어쭙잖게도 나는 초등학교 때 육상부에 속했다. 출발선에 선 터질듯한 욕망은 너무 빨리 뛰었고, 나의 애처로운 다리는 심장의 터질 듯한 고동을 감당하지 못했다. 그 시절 육상대회에 대한 나의 기억은 공중에 정지된 채 발만 구르는 이미지로 아직도 남아있다. 라우라는 미리 앞서 고민하는 사람이다. 행동 이전에 폭발한 생각이 여러 단계를 앞서가는 사람. (특히 이 부분은 소설의 문체, 예상체 - ~~ 할 것이다. – 로 이야기 내내 채워진다.) 그러면 행동 이후에는 앞선 생각/고민들이 소멸할 수 있을까? 특정 행동 이후, 앞선 고민과 생각은 후회와 고통으로 나를 향한다. 이렇게 생각의 그 챕터는 끝나지 않고 회전한다.

나의 이야기를 해보자. 결혼 혹은 부의등에서 부조금은 얼마가 적당할까? 오만가지 생각과 관계의 분석이 10과 20 사이를 갈팡질팡한다. 이런 경우 나의 해결책은 ‘헷갈린다면 높은 쪽으로 하라!’이다. 원칙을 세운 것이다. 이것은 선택에 대한 나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세운 그럴듯한 편의 장치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 이후에도 고민과 생각의 찌꺼기는 남아, 나를 여전히 괴롭힌다.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그 금액을 떠올렸고, 그 친구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다시 나의 과거 고민을 불러왔다. 후회와 함께. 이 짧은 단편은 이러한 번뇌에 관한 것이다.

“그게 다시 왔어, 아르만두, 다시”(64 페이지) 앞선 생각과 고민은 기존의 관계를 위험에 빠트리는 병이 되었다. 그것은 사소한 물건(장미)에서 촉발되었다. 사소한 물건을 벋어나 자신을 바라보는 관조의 눈(제3의 눈)을 가진 라우라는 ‘그것’의 재발현이 무서운 것이다. 나에겐 20년도 넘은 지병, 만성축농증이 있다. 축농증의 증상(치통과 두통)이 나타날 때마다, 나는 ‘그분이 또 오셨어’라고 이제는 짜증도 내지 않는 아내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면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병원에 가!’

작가의 이전글[달걀과 닭] 클라리시 리스펙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