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 존 리더

by YT

한번 잘못 끼워진 역사는 그것을 바로 잡는데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 많은 시간이 흐른다고 해도 과연 역사가 바로 잡아질지는 의문이다. 한 번의 광풍이 지나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광풍은 지독한 여운과 자국, 상처를 남긴다. 그 상처는 이후에 발생한 역사와 다시 그물처럼 인과를 주고받기 때문에, 광풍의 질곡을 완전히 수정하기란 불가능하다. 우리는 그렇기에 세상을 조심해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의 행동은 찌꺼기를 남길 수밖에 없고, 찌꺼기는 행동이 철회된 이후에도 계속 남아서 오늘날까지 아프리카를 괴롭히고 있다. 트럼프의 자신감 넘치는 미국 우선주의는 분명히 여운을 남길 것이며, 비록 다른 정부가 들어서 과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이미 왜곡된 구조를 재정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앞부분 지구과학과 생물 수업의 지겨움을 참아 낸다면, 에티오피아 악숨 왕국에서 시작되는 아프리카의 역사는 흥미진진하게 읽힐 것이다. 어렴풋하게나마, 아프리카의 역사, 일대기를 개괄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고, 서구의 수탈과 앞잡이 같은 무역과 종교의 진실을 대할 때면 울분이 솟고, 서구의 원죄 때문에 뿌려진 서로 간의 반목과 다툼을 – 넘어서 학살에 이르기까지 – 읽을 때는 쓸쓸한 슬픔이 가슴에 차오른다. 지독히 영국인의 관점에서 영국인들의 행동을 다소 미화하고, 누락시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프리카의 생황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즐거움을 주는 총 989페이지의 책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콜레라 시대의 사랑]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