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로 계속되는 장면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둘이서 본 1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by 객석의 감각

주로 공연은 혼자 관람하는 편이지만, 오랜만에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온 친구와 함께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를 봤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글을 좋아하는 친구였기에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원작 소설이 있는 극이고, 여러 인물을 배우 한 명이 연기한다는 것이 특징이며, 심장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아주 적은 정보를 가진 채 입장하였다.


2026. 01. 15(목).

오늘의 캐스트는 김신록 배우님.


[무대/미술]

무대는 사실상 텅 비어있었다. 극을 진행하면서 배우가 직접 테이블을 들고 등장하는데, 이것이 차가 되기도 하고, 수술대가 되기도 한다.


[영상/조명/음향]

이 극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영상과 조명, 음향이 텅 빈 무대와 홀로 연기하는 배우님에게 최선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빛을 활용해 문, 수술장면, 사고를 표현하고, 영상으로 긴 연구 논문, 거센 파도, 극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시간을 보여준다. 특히, 파도가 배우의 온몸을 덮치는 듯한 느낌은 인터랙티브 하다는 느낌까지 선보였다.


처음과 끝, 반복을 통해 강조한 심장 소리 또한 이 극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이다. 스피커를 터질 듯이 반복되는 심장 소리는 관객의 심장마저 뛰게 만들기 충분했다.


공연이 끝나고...

누군가와 함께 공연을 본다는 것은 서로의 감상을 나눌 사람이 존재한다는 감사한 일이다. 지금부터 나는 A, 친구는 B로 표기하며 우리의 대화를 적어보려 한다.


B : 나는 진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주위 사람한테 잘해야겠다고도.

A : 정말? 나는 그런 생각은 안 했는데, 너 말 듣고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드네. 제일 마음에 남는 장면은 뭐였어?

B : 뇌가 사망한 것을 사망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논문 내용. 생각을 못하면 사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너무 와닿았어

A : 맞아, 나는 그래서 내가 생각할 수 있을 때 정할 수 있는 것들을 정해놔야 될 것 같더라. 나는 장기 기증을 하고 싶어.

B : 왜? 나는 슬퍼할 가족들을 생각하면 그렇게는 못하겠는데.

A : 나는 생각해 보니, 항상 내 쓸모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었더라고. 마지막에는 좀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싶어. 나도 너처럼 가족들이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이기적으로...

B : 여운이 너무 많이 남아서 힘들어. 근데 진짜 좋은 극이다. 정확히 24시간이 가는 거 봤지? 아직 살아있는 심장의 24시간.

A : (우린 뇌까지 살아있는 24시간이니까 더 값지게 생각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런데 보육원 아이들은 이런 사고를 당하면 누가 결정하지?

B : 그러게...



대화를 나누며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서로가 느낀 연출 포인트들이 다른 것이 재밌게 느껴졌다. 서로 다른 감상을 나누며, 둘이서 본 1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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