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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사민당 Mar 29. 2024

퇴사한다고 말해!

나는  퇴사한다 말 못 했지만,  내 딸은 하길 바라.

큰딸이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한다고 찾던  직장.

고르고 골라서 신중하게 지원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결정은  존중해줘야 하니  간섭은 안 했다.

겪어봐야  문제점을 스스로 알고,

실패도  해봐야  좋은 선택의 안목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의 알아서 할 수 있게 해주는 편.

엄마마음에  실수하진 않을지 조마조마  걱정되고

긴장되는 첫 출근을 축하하며

퇴근 후 집에서  조촐하게  우리끼리 다과회를  열었다.

다리 아플 때 붙이는 패치.

잘 때 쓰는  스팀안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선물도 좀 준비했다.

알바는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되었지만

직장은  또  느낌이  다르니까 문제는 없을지 걱정이  

살짝 되긴 하고 기대도 되었다.


역시 이주일 만에 그만둘지 말지  걱정이라는 말이 나온다.

적성에도 맞지 않고 ,

결정적으로 팀장의 태도에  견딜 수가 없나 보다.

본인은  솔직한 편이고.

그래서  말해 주는데 살이 쪘으니

다이어트를 하라고 했다며,

20살 풋풋할 줄 알았는데 나이 들어 보인다며..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냐!

건강관리한다고 헬스장 다니는 부지런한 내 딸한테?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외모를 비판한다고?

내 눈에서 독기가 뿜어져 나오는 게 느껴졌다.

"엄마가 봤을 땐 솔직함을 가장한 비난을 일삼는 인성을

가진 사람인 것 같아.

 네가 상사라 화를 못 내는 걸 알고

계속 공격하는 거  같은데.

외모  비평은 업무와는

관련 없는 건데 그런 상사한테는 별로 배울 것도 없을 것 같다.

퇴사한다고 해도 엄마는 반대 안 해!"

큰딸이  맘고생이 심했는지 공감해 줘서 고맙다고 한다.


그동안 나도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 있었지만

한 번도 그러한 이유로 퇴사하겠다는 말을 하진 못했다.

하지만, 내 딸이  그런 대접받게 할 수는  없지.

분명하게 퇴사 의사를 밝히고 , 그만두라고 하면서

엄마처럼  어영부영 넘어가지는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자고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그 정도 고난은 버틸 수 있어야지.

라고 했어야 했을까?

하지만 나도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차별 교육을 받는 사람으로서  이건  아니라고 본다.

자식편만 들어주는  아줌마가  아니란 말이다!

딸아, 이번에도 한고비 넘기면서 성장했길 바란다.

엄마도 그만큼 같이 성장했다.

 "내일 출근해서 퇴사한다고 말해!"




첫출근 축하 조촐한  다과상과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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