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친구들

by 독나리

오늘은 약대정기총회날 롯데호텔 3층 볼륨에서 만났다. 오랜만의 호텔나들이다. 언제 만나도 스스럼없이 반가운 동창들이다. 나 같은 소시민은 패키지로 여행을 가는 때나 호텔귀경하지 언제 갈 기회가 있겠나 부지런히 아침부터 서둘러 호텔을 찾아간다. 호텔을 들어서면 느끼는 귀부인이 되는듯한 느낌 이런 느낌은 자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몸차림을 가다듬어 본다.


왜 이리 행사시간은 긴 것이여. 점심 잘 먹을 생각에 아침은 커피조차 안 마시고 쫄쫄 굶고 왔는데 배가 고파지니 앞에 얌전히 놓여있는 호텔의 점심메뉴카드를 살펴보게 된다. 수프 스테이크부터 연어 잡곡너트 들어있는 빵. 아아 침 넘어간다!

마이크 앞에서 하는 행사는 나누어준 책으로 대강 짐작하고 지방방송으로 각자 떠들어댄다. 이게 찐재미지 후후 ~


기다리고 고대하던 점심 나도 빨리 먹어 치운 편이라 생각했는데 살펴보니 영옆의 친구들이 훨 빨리 해치우네. 먹는 속도가 나로서는 넘쳐 잠시 쉬고 있는데 맛있는 케이크를 반도 안 먹었는데 직원이 홀라당 가져가려 하네 아니 이럴 수가! 왜 가져가요 아직도 안 먹었어요 ㅋㅋ 애처롭게 케이크접시를 잡는다 ㅎㅎ


커피까지 해치우고 나니 남은 프로는 뽑기 당첨이다. 내가 무슨 운으로 당첨이 되겠는가 그런데 내게는 아무짝에도 필요 없는 노란 골프공이 당첨. 옆친구에게 주어버렸다. 커피 한잔 내라고 확인까지 하면서~

아아! 결론. 내가 무슨 운이 있겠냐!


각자집을 찾아 지하철역으로 분당팀끼리 모여 간다 엘리베이터가 제격 엘리베이터 기다리다 보니 나이 많으신 노인분과 휠체어가 엉켜있다. 한참만에 온 엘리베이터. 난 착한 마음이 갑자기 발동해서 나이 드신 분들에게 양보하다 제일 늦게 타니 내리라는 신호 삑 소리 울린다. 얼른 내려 3명의 친구들에게 난 에스칼레이트 타고 갈게 하고 부지런히 갔다. 내려가니 저 앞에서 3명의 친구들이 가고 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럴 수가! 나는 적어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날 기다려줄 줄 알았다. 에구 서러워라~ 부지런히 3명의 뒤꽁무니를 따라갔는데 그들은 계속 그곳에서 또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간다.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것을 애타게 바라보며 이번에도 에스카레이타 있는 곳으로 갔다. 여기는 고장이라 수리하고 있네. 걸어내려가야 한다. 에구서러워라


하나의 기회를 놓치니 계속 놓치고 만다. 에라 이 나쁜 친구들아 승강장 앞에서 겨우 그 친구들과 만났다.

야 너네가 그럴 수가 있냐? 하고 내가 한마디 했다


그 친구들 하는 말 다 잊어버리고 지금이야 얘는 어디 갔지? 하고 생각났단다. 아아 늙음으로 머리도 까마귀고기를 먹어가니 원. 없어진 한 친구도 생각 못하고 이제야 생각났다는 분당친구들이여 각자도생이라고 부르짖는 친구

글로 써봐라 해서 써봅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잊어버릴뻔했던 너희들의 친구가 여기 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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