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새라는 책 제목

by 독나리

'발 없는 새'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난 아직 내용을 모른다. 그리고는 상상해 본다.


발이 없으니 그새는 계속 공기 속에 떠 있어야 한다. 앉고 싶어도 앉을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세상에 그의 집은 없다. 정착하기 어려운 아니할 수가 없는 발 없는 새. 그새의 운명을 바라보는 한 마리 예쁜 새가 있다. 세상 어느 곳이든 앉을 곳 없어, 아니 앉을 수 없어 날갯짓 만하는 발 없는 새를 가엾어하고 도와주려 한다. 그러나 쉬려 할 때 안아주는 수 밖에는 별 다른 도움을 줄 수가 없다. 발 없는 새는 자기의 마음을 아는 그 곁에 기대어 포근한 가슴속에 안겨 있다 날아가곤 한다. 발 없는 새는 날개를 팔랑거리며 공기를 가르긴 해도 다리가 있는 새들만큼 힘찬 날갯짓은 못한다. 그저 먹이를 얻을 수 있는 만큼의 날갯짓을 할 뿐이다. 예쁜 새는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그 둘은 방법이 없다.


발 없는 새는 공기 속을 떠돌다 예쁜 새에게 돌아와서는 잠깐 안기기를 반복하며 그렇게 평생 살다가고, 예쁜 새는 발 없는 새가 언제 올지 기다리며 마음을 뺏기고 슬픔을 잔뜩 가슴에 품은 채 살다 갔다.


이렇게 상상하며 '발 없는 새'라는 제목의 책을 펼친다.


202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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