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발아

겨울

by 윤 한

유난히 작고 소중한 눈 한 송이가

내 눈동자에 들어온 날

온 세상이 우릴 환영했지

하얀 눈은 우릴 위해 따뜻하게 덮어주었고

태양은 우릴 위해 밝게 웃어주고

시간은 우릴 위해 잠시 눈 감아줬지

나는 일기장에 우리를 새겼지

반짝이는 두 별을 말이야.




사람들은 겨울을 끝이라고 말하곤 한다.

모든 것이 멈추고, 잠잠해지고, 흩어지는 계절이라고.

하지만 나에게 겨울은,

언제나 잊은 줄 알았던 감정이 다시 깨어나는 계절이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멀어진 기억 하나가 어느새 내 안을 천천히 채운다.


멈춘 듯 보이는 계절 속에서,

조용히 튀어 나는 감정이 있다.

어쩌면 가장 깊은 시작은, 가장 고요한 순간에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은 모든 것을 덮지만, 마음을 가리지는 못한다.

포근한 정적 속에서 떠오르는 기억,

그때의 시선과 온기,

말없이 흘러나오던 음악.

나는 매년 겨울이 오면, ‘처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누군가와 처음 눈을 마주친 순간,

처음 손을 잡던 날,

처음 눈이 내렸던 날.

그리고 어떤 해의 겨울날,

나는 뜻밖의 울음을 삼켰다.

이유는 몰랐다.

하지만 눈 속을 조용히 흐르던 음악이

내 마음 깊은 곳 어딘가를 조용히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다시 겨울이 오면 그 음악을 듣는다.

하얀 세상이 다시 시작되는 곳에서,

조용히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린다.

겨울의 첫 페이지를 넘기며,

그날의 감정을 다시 꺼내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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