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하루가 유난히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다.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고, 하루 종일 해야 할 일에 치이다 보면 어느새 해는 지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진 않은데, 그렇다고 뿌듯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머리는 멍하고, 몸은 무겁고, 마음은 공허하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왠지 계속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아마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바쁘게 살아간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늘 우선순위에 있다.
출근하고, 업무 처리하고, 약속 지키고, 사람들과 관계 맺고...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돌볼 여유는 점점 사라진다.
처음엔 ‘오늘 하루만 참고 넘기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어느새 몇 달이 되어 있다.
문득 거울을 보다 내 표정이 낯설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웃을 일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언제 웃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피곤한 눈, 굳어진 입꼬리, 짧은 숨.
몸이 힘들어서인지, 마음이 무거워서인지
알 수 없는 불편함이 나를 감싸고 있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다들 그렇게 사는 거지 뭐.”
“요즘은 다 힘들잖아.”
그 말들 속에는 공감도 있지만,
가끔은 나의 힘듦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누구나 힘들다고 하면
내가 느끼는 이 답답함은 괜찮은 걸까?
스스로를 다독이기보다 더 움츠러들게 될 때도 있다. 그럴 때 나는 일부러 시간을 낸다.
아주 짧더라도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시간.
핸드폰도 꺼두고, 말도 줄이고, 조용한 공간에 나를 놓는다.
처음엔 그 시간이 낯설고 불안하게 느껴졌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고,
쉬고 있는 내가 게으른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다.
가만히 멍하니 앉아 있으면
그동안 무시하고 있었던 감정들이 하나둘 올라온다.
‘요즘 참 힘들었지.’
‘아무에게도 말 못 했지만, 나 꽤 외로웠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작은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 소리를 듣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사는 게 항상 기쁘고, 즐겁고, 의욕 넘칠 수는 없다.
때로는 아무 감정 없이 살아가는 날도 필요하다.
무기력해도 괜찮고,
잠시 멈춰서 있어도 괜찮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계속해서 무언가를 해내야만 가치가 있는 존재가 아니다.
나는 꾸준함을 믿는다.
그런데 내가 말하는 꾸준함은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다.
지칠 땐 쉬어가는 것,
넘어졌을 땐 천천히 일어나는 것,
자신을 다그치기보단 다독이는 것.
그런 마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짜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실패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전에는 실패가 너무 두려웠다.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무너질 것 같고,
남들에게 실망을 줄까 걱정됐다.
하지만 실패는 끝이 아니라
다시 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누구나 다 실패한다는 사실도.
중요한 건
그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이다.
그냥 ‘내가 못해서 그렇다’고 자책하는 순간 멈추게 되고,
‘이번엔 이런 실수를 했으니 다음엔 다르게 해 보자’고 생각하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실패는 나를 멈추게 하는 게 아니라,
성장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느끼게 된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귀찮아. 대충 해.’라는 마음으로 하는 일은
언제나 그만큼의 결과밖에 얻지 못한다.
하지만
‘한 번 제대로 해보자.
안 되면 방법을 바꾸면 되지.’
라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실패조차도 경험이 된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때로는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너무 멀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좌절하지는 않는다.
조금씩 나아가고 있으니까.
예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조금 더 단단해졌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나는 잘하고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려고 한다.
비록 속도가 느릴지라도,
잠시 멈춘 적이 있을지라도
나는 계속 나아가고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아마 무언가에 지쳐 있을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누군가에게 말 못 할 무게를 품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다 짊어진 채
지금까지 살아낸 당신은 충분히 멋지다.
누가 뭐래도 당신은 가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당신은 앞으로 더 좋은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그날이 멀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 시간을 지나고 나면
분명히 그날이 찾아온다.
그날이 왔을 때
당신은 지금의 이 힘겨운 시간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잠시 쉬어가도 좋다.
눈앞의 일들에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을 조금 더 아껴주자.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니까.
그리고, 나는 믿는다.
당신이 앞으로 더 단단해지고, 더 깊어지고, 더 행복해질 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