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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하늘에게서 은혜를 알다

[知言]

by trustwons


진리를 알자

『The true light that gives light to everyone was coming into the world.』(John1:9)

-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들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다.] -


101. 하늘에게서 은혜를 알다


『하늘은 홀로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햇살이 거실 깊숙이 들어와 그녀를 품어주듯 감싸주었다. 그녀는 얼굴을 들어 햇볕이 비추어주는 방향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녀의 눈 안에 빛이 가득해졌다. 캄캄하였던 눈 안에는 짙은 타오르는 불꽃이 가득해졌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전에는 그녀가 햇빛을 바라보았을 때에는 눈 안이 여전히 깜깜했었다. 그렇게 그녀는 따스한 햇볕을 받으면서도 피부와 뼛 속까지 어루만지시는 주님의 손을 잡고 싶어 하듯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녀는 손끝에서 햇빛이 미끄러져 내려오며 온몸을 감싸 안음을 느끼며 두 손으로 자신의 몸을 감싼 채로 몸을 좌우로 춤을 추듯이 흔들었다. 그녀는 비록 입술로는 할 수 없으나 온몸으로 주님을 향해 찬양을 하는 것이었다.

부엌 쪽에 식탁 곁에 앉아 계셨던 어머니는 하늘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또 한 번 놀랐다.

하늘이가 저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처음 본 것이었다. 어머니는 절로 하나님께 기도를 하였다.


“오 주 하나님, 오늘도 주님의 은혜를 바라봅니다. 저렇게 몸으로 춤을 추며 기뻐하는 하늘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드립니다. 주님께서 우리 하늘이를 들어 쓰시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어머니는 작은 소리로 주님께 기도를 드렸다. 하늘에게 다가가 안아주고 싶었으나 방해가 될까 봐 바라보고만 계셨다. 햇볕이 서서히 거실을 떠나가는 것을 알게 되자 그녀는 찬양을 멈추었다. 그때에 어머니는 하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보았을 때에 하늘이의 얼굴에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어머니는 그만 하늘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하늘아~ 울지 마라.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신단다.”


그러나 하늘이는 어머니의 애절히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머니의 가슴에 파묻혀있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무언가 말씀하신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하늘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엄마, 저는 슬퍼서 우는 게 아니에요. 너무나 기뻐서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하늘은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하늘이의 외침을 들을 수 없었다. 두 모녀는 서로 부둥켜안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수건으로 하늘이 얼굴을 닦아주었다.

어머니는 하늘을 일으켜서 식탁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따뜻한 보리차를 두 잔을 내와 어머니는 하늘이랑 함께 식탁에서 보리차를 마셨다. 하늘은 차를 마시고 나서야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처럼 얼굴을 약간 기울이고 있었다.

이제 어머니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저녁식사 준비를 하셨다. 식탁에 앉아 있는 하늘은 천천히 차를 마시면서 식탁 위에 손가락으로 음률 있게 탁탁 치고 있었다. 저녁준비를 하다 말고 어머니는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궁금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방으로 가서 점자판을 가져왔다.


“하늘아, 오늘 기분이 어때?”

“응, 나~ 너무 기뻐요. 주님과 함께 있어.”


어머니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하늘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그만 식탁에 앉았다. 그리고 하늘을 주시해 바라보며 하나님께 다시 기도를 드리고 말았다.


“오~ 하나님, 우리 아버지여~ 내 딸을 사랑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이 하늘이 옆에 계신다니 참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다시 일어나 음식준비를 했다. 어머니께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하늘은 계속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 듯이 손을 움직이며 고개를 끄덕끄덕이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하늘이가 마치 눈으로 앞을 보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갔다. 그리고는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창밖의 하늘은 해가 지고 붉은 노을로 구름들이 물들어 있었다.

어머니는 식탁 위에 음식을 차리다가 그만 멈춰버렸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어머니가 여러 번 놀랄 일이 많았다. 하늘이가 소파에 앉아서 몸을 흔들며 눈물을 흘리며 찬양을 하는가 하면, 식탁에 앉아서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가 하면, 이번에는 창가로 자연스럽게 걸어가 창밖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늘은 조심스레 더듬으며 식탁으로 돌아왔다.』

<어둠의 사십 년 인생의 글 중에서>


모처럼 먼 나라 미국에 홀로 와 창가에 지는 해를 바라보며, [어둠의 사십 년]의 책을 펴서 읽었다. 늘 다시 읽을 때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가슴으로 느끼며 눈물을 아니 흘릴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토록 가엾은 여인,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말조차 못 하는 이하늘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헤아리게 될까? 천지를 창조하신 이후에 한 번도 이 세상을 외면하신 적이 없으신 창조주 하나님은 자연에 있는 만물들이, 이른 새벽에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시며, 숲 속을 뛰노는 동물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나무와 풀들이 바람에 살랑거리며 찬양하는 모습을 보시며, 기뻐하시며 은혜를 베푸시기에 자연 속에는 평화가 메아리치고, 온갖 생물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릴 적에 뒷산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이 평온함을 느끼고, 산속에 온갖 생물들이 더불어 사는 모습에서 절로 편안함을 누렸던 추억을 잊을 수가 없다.

이처럼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자신의 사랑으로 창조하시고, 그 사랑으로 바라보시며, 은혜를 베푸심이 저녁이 되고 새 아침이 되니....... 그리 말씀하셨던 것을 성경에서는 진리로 말씀을 전하지 않는가?

그런데 유일하게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인간은 어찌하여 이토록 은혜를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외면하면서 무엇을 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사는 것일까?

그래서 하나님의 자녀를 찾으시는가 보다. 에덴동산을 떠난 아담과 이브에게 태어난 두 아들들, 가인과 아벨에게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아 아는 아벨을 거두어 가셨나 보다. 동생인 아벨을 돌로 쳐 죽인 가인은, 그토록 하나님이 “너는 왜 화를 내느냐? 너의 얼굴의 안색이 변함은 어찌 된 일이냐?” 말하시면서 가인이 아우를 죽인 것을 지적해 책망하시지 아니하시며 그의 마음을 깨우치려 했으나, 가인은 투명스럽게 자신의 악행을 감추려고 했으며, 하나님을 피하여 유리하는 인생을 살았으나 그의 생명을 바로 거둬가지 아니하시고 보호해 주셨다.

이 땅 위에 뭇 인생들이 각자 제멋대로 살지라도 하나님은 천지에 은혜를 베푸시며 살피시니,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간뿐만 아니라 뭇 생물들에게도 새 아침에 해가 떠오름같이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함을 인간만이 알지 못하고 가인처럼 시기와 분노함으로 서로 고통을 주고받으며 애통해하지 않는가?

비록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이하늘에게 내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그녀는 세미하게 느끼며 눈물로써 자신의 감사와 기쁨을 표현하지 않았는가? 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어머니도 하늘이로부터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지 아니한가?

이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도록 한 가정을 주지 아니하셨는가? 부모는 자녀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자녀를 사랑하지 않겠는가? 자녀들은 부모의 사랑을 통해서 자신을 지으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 하나님의 자녀다운 인생을 살아가지 않겠는가?

그런데 어찌하여 가인처럼 하나님을 외면하며 시기와 분노로 서로를 고통 속으로 몰아가며 살아가려고 할까? 조선의 시조인 단군 할아버지는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알았기에 그는 온 백성들에게 「홍익인간」- 즉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근본을 가르쳤던 것이 아니었는가? 그러나 가인과 같은 떼거지들이 밀려와서는 단군의 백성들을 밀어내고 드넓은 평야를 ‘용의 사상’으로 꿈틀거리며 얼마나 가인처럼 서로 죽이고 죽이는 삼국지와 같은 세상을 한갓 영웅의 역사로 대물려 주고 있지 않는가? 그러할지라도 하나님은 은혜를 멈추지 아니하셨느니라.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어둠의 세상을 외면하지 아니하신 하나님은 참 빛을 세상에 보내시어 저들로 그 빛 가운데에 머물기를 바라시고 계신다.

마치 거실로 비추어주는 햇빛에 온몸으로 느끼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주님을 바라보는 이하늘의 어둠에는 결코 어둠지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빛 가운데에 있었으며, 주님의 은혜를 누릴 수가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도 하나님은 인생들에게 은혜를 알기를 바라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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