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냥개비 소년
[안데르센 동화 - 창작동화 편]
by trustwons Aug 12. 2021
1. 성냥개비 소년
1950년 12월 20일 오전 10시였다. 돌심이란 소년은 홀아비와 파주 한 야산에 살고 있었다. 소년의 병든 아비는 허름한 초막의 방 안에 누워있었다. 방바닥은 갈대를 엮은 짚으로 되어 있었다. 얼마 전에 늦은 비가 내리던 날에 뗄나무를 지고 내려오다 미끄러져 부상을 당했다. 깊은 산속이라서 병원으로 갈 수가 없었다. 또한 돌심 소년은 5살밖에 안되어서 아비를 모시고 산을 내려갈 수가 없었다. 결국 소년의 아비는 아무 치료도 받지 못한 채로 방안에 이불을 깔고 누워있기를 여럿 날이 되었다. 아비의 몸은 회복되지 못하고 시름시름 더 앓고 있었다. 추운 날씨인지라 어린 소년은 홀로 지게를 지고 나무하러 산으로 갔다. 소년은 아비처럼 나무를 많이 지고 올 수가 없었다. 한번 해온 뗄나무는 하루 이틀밖에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소년은 매일 산속으로 들어가 여기저기 뗄나무들을 캐오곤 했다. 그러던 소년은 오늘 12월 20일 아침 늦게 지게를 지고 산속으로 들어갔다. 뗄나무를 모아 지게에 쌓고 지고 내려오다가 이상한 사람들이 막대기 같은 것을 어깨에 메고 능선을 따라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소년은 뭔가 무서웠다. 잿빠르게 바위 뒤에 숨어서 지켜보았다. 막대기를 메고 가는 사람들은 남녀노소의 사람들을 꽁꽁 묶어서 끌고 가는 것을 소년은 보았다. 그리고 집에 누워 계신 아비를 생각했다. 소년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비가 걱정되었다. 소년은 지게를 진 채로 산을 내려가려고 하자 발 밑에 있던 돌들이 굴러 내려갔다. 그러자 막대기를 멘 한 아저씨가 소리쳤다.
"누구냐?"
소년은 겁이 덜컹 났다. 소년은 급히 산 아래로 도망을 쳤다. 그러자 총소리가 울렸다.
"따다닥 따르르"
소년은 지게를 팽개 치고 산 밑으로 맹렬히 달렸다. 그러자 막대기를 든 아저씨 몇이 뒤따라오고 있었다. 소년은 전에 알고 있던 땅굴이 생각났다. 소년은 그 땅굴 쪽으로 향했다. 뒷에서는 총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더욱 겁을 먹은 소년은 성급히 땅굴을 찾아 숨었다. 잠시 후 사람 소리가 들렸다.
"어디로 도망갔다오?"
"꼬맹이라우~"
"열열이 찾자 보우."
소년은 겁에 질려서 땅굴 깊숙이 들어갔다. 굴 안에는 매우 깜깜했다. 어디 선가 찬바람이 들어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소년은 알 수 없었다. 소년은 전에도 이 굴 속에 들어온 적이 있어서 굴 안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겁을 먹은 소년은 굴 안을 헤매고 있었다. 소년은 더듬더듬 손으로 굴 안을 휘저우면서 구석 쪽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움츠리고 앉아 있었다. 굴 안은 크지 않고 소년이 똑바로 설 수가 없을 정도였다. 소년은 어둠 속에 무엇인가 잡혔다.
"뭐지?"
소년은 더듬어 만져보니 전에 사용했던 성냥이었다. 소년은 조심스럽게 성냥 한 깨비를 꺼내 켰다. 그러자 굴 안이 희미하게나마 보였다. 그러자 소년은 안심을 하게 됐다. 그때에 굴 밖에서 요란한 총소리가 둘려왔다. 소년은 성냥개비 불을 불어서 껐다.
"후~"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조용해졌다. 소년은 다시 성냥 한 깨비를 꺼내어 불을 켰다. 굴 안이 희미하게 밝아졌다. 소년의 눈앞에는 방안에 누워 있는 아비가 보였다. 소년은 손을 앞으로 뻗으며 매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브지~"
그러자 성냥개비가 꺼지면서 아비는 사라졌다. 잠시 소년은 조용했다. 그리고 소년은 다시 성냥개비 하나를 켰다. 굴 안에는 희미하게 밝아졌다. 소년의 눈앞에 돌아가신 어미가 보였다. 소년은 소리 없이 눈물을 흐르며 울었다. 그러자 어미는 손을 벌리고 오라고 했다. 소년은 자리에서 반쯤 일어서 앞으로 한 걸음 걸었다. 그러자 성냥개비 불이 꺼지고 소년의 어미는 사라졌다. 소년은 주저앉아 울었다.
"어므니~ 어므니~"
소년은 다시 성냥개비 하나를 켰다. 그리고 주변을 살폈다. 굴 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울퉁불퉁한 바위들의 모양만 보였다. 성냥개비 불은 꺼졌다. 다시 성냥개비 불을 켰다. 막대기를 어깨에 메고 앞서 가는 아저씨의 뒤를 따라 꽁꽁 묶인 남녀노소의 사람들이 끌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소년은 겁을 먹고 바로 성냥개비 불을 껐다. 그리고 소년은 몸을 떨었다. 굴 안에는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소년은 다시 성냥개비로 불을 켰다. 그리고 얼굴 가까이했다. 그러자 굴 안에 커다란 검은 물체가 움직였다. 소년은 깜짝 놀라 성냥개비 불을 훅하고 껐다. 그리고 꼼짝 않고 눈과 귀를 바짝 연 채로 있었다. 잠시 후 소년은 다시 성냥개비 불을 켰다. 그러자 이번에는 작은 검은 물체가 여기저기 움직이고 있었다. 소년은 겁을 먹은 채로 눈을 더 크게 뜨고 주시했다. 소년은 성냥개비 불을 끄지 않았다. 그러자 작은 검은 물체들이 소년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돌심아~무서워 마~ 우리는 너의 친구들이야!"
소년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조금 안심되었다. 그때에 작은 검은 물체들이 소년을 에워쌓았다. 그러자 소년은 따뜻함을 느꼈다. 그러더니 소년은 긴장이 풀어지면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소년은 꿈속에서 엄마의 손을 잡고 넓은 들판을 뛰고 걷고 있었다. 멀리서 아버지가 손을 흔들고 계셨다. 소년은 엄마의 손을 잡고 아버지 쪽으로 달려갔다.
"아브지~"
그때에 굴 밖에서 사람 소리가 들려왔다. 국군 아저씨들이 굴 속을 살피며 기어들어 왔다. 간 밤에 국군 아저씨들과 괴뢰군들과 치열한 싸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괴뢰군들을 포로로 잡아갔다. 그리고 끌려가던 남녀노소 사람들을 풀어 안전한 곳으로 인솔해 갔다. 그리고 산속에 외딴 초막집을 발견한 국군 아저씨는 돌심 소년이 어디에 있는 지를 자세히 듣고 여기저기 찼다가 땅굴을 찾아왔던 것이다. 굴 안으로 들어간 국군 아저씨는 손에 꺼진 성냥개비를 들고 잠든 소년을 발견했다. 그리고 조용히 소년은 안아서 집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국군 의무병 아저씨는 소년의 아버지가 병상에 있는 것을 알고는 병원으로 모셔갔다.
"아브지~"
소년은 국군병원에 입원한 아버지의 침대 옆으로 다가와 품어 안으며 아버지를 불렀던 것이다. 이 모습을 본 여군 간호장교들이 꽃다발과 작은 케이크를 준비해 소년의 아버지의 건강과 소년의 밝은 모습을 축하해주었다. 소년은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