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소라 섬을 떠나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편]

by trustwons

53. 소라 섬을 떠나다


다시 아침이 밝아 왔다. 소녀는 새벽 수탉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은혜의 해변에 있는 소라의 집에 들어가지 않고 소녀의 동상 옆에 같이 서서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상이 있기 전에는 자신의 자리였던 이곳에 이제는 소녀의 동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소녀는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소녀 대신에 이 자리를 지켜줄 거라는 기대에 쉽게 자리를 내주기로 마음을 열었다. 겨울 바닷바람인지 소녀의 얼굴에 칼로 베이는 아픔이 있었다. 소녀가 소라 섬을 떠나 살기 전에는 이런 매서운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새벽을 맞이했었는데, 이제는 매서움을 소녀는 느끼며 참고 있었다. 겨울 날씨라서 인지 갈매기조차도 소녀와 함께 하지 않았다.

해뜨기를 기다리는 소녀의 마음은 매서운 추위보다 할머니가 이 겨울을 외로이 지내실까 하는 마음이 더 컸다. 이러한 소녀의 마음을 아버지는 아셨는지 해가 서둘러 떠오르며 힘차게 햇빛을 소녀에게 비추었다. 소녀의 얼굴에는 살이 에이는 아픔이 곧 사라지고 따스함으로 가득해졌다. 소녀는 염려의 차가움이 사르르 녹아내리며 화색이 도는 표정으로 해를 맞이하였다. 해가 떠오르니 그때서야 갈매기들이 날아왔다. 소녀의 주변을 맴돌던 갈매기들이 주변에 바위에 앉았고 한 마리의 갈매기가 소녀의 어깨 위에 앉았다. 그리고는 갈매기는 소녀의 얼굴에 몸을 비볐다. 소녀도 반가운 마음에 갈매기를 쓰다듬었다. 주변에 갈매기들이 한 목소리로 울었다.


“끼룩끼룩 끼끼끼 끼르욱”


그때에 소녀의 귀가에 속삭이듯이 음성이 들려왔다.


“소라야~ 염려하지 말라. 너는 어찌 믿음이 적어졌느냐?”


소녀는 꿈틀거리더니 잠에서 깨어나듯이 번쩍 눈이 밝아졌다. 그리고 소녀는 자신이 너무 침체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소녀는 손을 높이 들어 흔들었다. 그러자 갈매기들이 일제히 날아오르더니 요란하게 울어대더니 소라 섬 뒤로 날아가 버렸다. 소녀는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다. 아니 맑은 표정을 하며 바위에서 내려와 해변의 모래사장을 뛰듯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때에 멀리서 소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여왔다. 소녀는 소리 나는 곳을 쳐다보았다. 소녀의 매우 가까운 친구 미경이와 경민이가 달려오고 있었다. 소녀도 친구에게로 뛰어갔다. 서로 부둥켜안으며 반가워했다. 이들은 소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1층에 있는 대합실에는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차들과 차를 끓이는 도구들이 잘 진열되어 있었다. 소녀는 친구들과 커피를 내려서 창가에 있는 탁자에 둘러앉았다. 이때에 미경이가 말을 했다.


“내일 떠난다며…….”

“응, 이제 가야지~ 할 일도 있고 해!”

“너 여기를 많이 걱정하고 있지?”


경민이가 소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말을 했다. 소녀는 미경이와 경민의 손을 잡아주면서 말을 했다.

“아냐, 이제는 아니야. 좀 전에 음성을 들었어!”

“무슨 음성을 들었는데?”

“내가 너무 염려한다고 하시면서 너는 어찌 믿음이 적어졌냐고 묻어라.”

“음......”


미경이와 경민이는 아무 말을 못 하고 소녀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사실은 미경이도 경민이도 소녀가 부러운 것이었다. 왜 자기들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었던 것이다. 소녀는 두 친구의 표정을 바라보더니 툭 하고 친구들의 어깨를 치고는 말했다.


“너희, 날 부러워하니? 너희도 나처럼 믿음이 적은 거야~”

“우리 믿음이? 어떻게 해야 하는데…….”

“너희는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니? 높은 곳에 계시는 위엄 있는 하나님? 멀리 계시는 하나님?”

“그럼, 어디 계시는데........”

“바로 너희 마음에 계셔! 마음속이 아니라 너희 속에 계셔! 한 인격체로 말이야~”

“한 인격체로?”

“왜? 이상해? 에덴동산에 있을 때에는 아담과 이브와 함께 계셨지. 그건 알지?”

“그래.”

“지금도 우리 믿는 자에게 함께 계셔!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잖아~”

“그래,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야~”

“그러니 우리 곁에 항상 계시는 거야.”


소녀의 친구들은 아무 말을 못 했다. 그때서야 미경이와 경민이는 자신의 믿음이 적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소녀의 친구인 미경이와 경민이는 믿는다 하면서도 하나님은 항상 멀리 계신다고만 생각을 해 왔던 것이었다.


“자, 우리 등대에 올라가 보자!”


소녀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친구들에게 말했다. 미경이도 경민이도 따라 일어나 소라 집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들은 곧바로 등대 쪽으로 올라갔다. 등대에 올라오니 겨울바람이 매서웠다. 바다는 더욱 짙푸르렀다. 해도 등대 쪽으로 올라와 빛을 비추었다. 햇빛을 받은 소녀와 두 친구는 손을 높이 들어 해를 향해 흔들어주었다. 그러자 해도 반가워하며 햇무리를 일으켜주었다. 그때에 미경이가 등대 안에 있는 내부 전화로 자매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누구시지?”

“언니, 저 미경이예요. 여기 등대에 있어요. 아침식사하셨어요?”

“지금 하려던 참이다. 와서 같이 먹자!”

“네~”


미경이는 소녀와 경민에게 말하고는 함께 자매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자매의 집을 관리하는 매니저 부부와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그리고 커피를 나누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소라야~ 여기 일은 염려하지 않아도 돼! 자매 교회에서 잘 관리를 하고 있어. 그리고 할머니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이 섬에 계시지 않니? 그리고 우리가 늘 찾아뵙고, 함께 한단다. 넌 모를 거야~ 할머니가 얼마나 건강을 위해 열심이시라는 것 말이다.”

“할머니 가요?”

“그럼, 식사를 한 후에는 꼭 섬 둘레 길을 걸으신단다. 놀랍게도 점점 건강해지는 것 같을 정도야~”


소녀는 많이 놀랐다. 할머니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행동을 하시는지 소녀는 몰랐던 것이었다. 소녀와 친구들은 자매의 집을 떠나 해변을 따라서 할머니가 계시는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할머니는 아침식사를 하시고 나서 섬 둘레 길을 걷고 있었기에 집에는 계시지 않았다.


“할머니가 집에 안 계신다. 산책하러 나가신 거 아니야?”


미경이가 먼저 말을 했다. 경민이는 마루에 걸터앉았다. 소녀는 할머니의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방안에는 잘 정리가 되어 있었다. 소녀가 자고 있던 이불까지 정리해 두셨다. 할머니의 방을 나온 소녀는 경민이 옆에 마루에 앉았다. 마당에 그대로 서 있던 미경이는 말했다.


“우리 할머니 한데 가볼까?”


미경이의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소녀와 경민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할머니의 뒤를 쫓아갔다. 낚시터를 지나 등대 밑에 가파른 바윗길을 할머니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할머니의 모습을 발견한 소녀는 큰 소리로 할머니를 불렀다. 그러자 할머니는 뒤를 돌아보았다. 소녀와 두 친구들은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는 할머니랑 함께 섬 둘레 길을 걸었다. 엄마의 동굴이 보이는 곳에 이르자 할머니가 엄마의 동굴을 향해 손짓을 했다. 소녀와 미경이와 경민이는 위를 쳐다보았다. 상당히 높아 보였다.


“할머니 우리 저기 엄마 동굴에 가 봐요!”


경민이가 할머니의 팔을 감싸 당기면서 말했다. 그러자 미경이도 소녀도 그러자고 했다.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천천히 소녀와 친구들의 뒤를 따라갔다. 엄마의 동굴의 입구는 둘레 길에 바위와 나무들 사이로 이어져 있었다. 소녀와 친구들과 할머니는 엄마의 동굴 안으로 들어가서는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잘 꾸며진 작은 홀 같은 공간이 있었다. 엄마의 동굴 안에는 소녀의 엄마가 쓰던 나무책상이 그래로 있었다. 그 옆에는 오래된 나무상자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새로 꾸민 진열장과 침대 그리고 소파가 있었다. 한쪽에는 멋진 등불이 세워져 있었고, 난방기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할머니는 소파에 앉으시고, 그 옆에는 소녀가 앉았다. 그리고 미경이와 경민이는 다른 소파에 앉았다. 놀랍게도 여기에도 간단한 음식을 할 수 있도록 요리대가 있었다. 이를 본 미경이가 일어나 커피를 해 와서는 할머니께 드리고 자기들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이들은 커피를 마시며 엄마의 동굴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엄마의 동굴은 생각보다 매우 따듯한 편이었다. 동굴 입구에는 문이 만들어져 있어서 밖을 볼 수는 있지만 바깥바람은 들어오지 않았다. 이때에 미경이가 뭔가를 발견했다.


“너, 여기 계속 있었던 거야? 저거 뭐야? 노트북이잖아~”

“잠은 할머니랑 잤어. 낮에 여기 왔어 좀 있었지. 할 일도 있고 해서 말이야.”


소녀와 친구들은 할머니를 모시고 엄마의 동굴을 나와 계단을 따라 내려왔다. 그리고 은혜의 해변을 지나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자 할머니는 소녀에게 친구들과 잘 지내라면서 노인 요양원으로 가셨다. 요양원에는 할머니와 비슷한 할머니들이 세 분이 계시고 할아버지 두 분이 계셨다. 모두 자매 교회의 교인들이었다. 요양원에는 아직 방들이 많이 비워있었다. 아직 육지에 홍보가 되어 있지 않아서 노인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멀지 않아 노인들이 찾아오리라 믿고 있었다.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면, 원하시는 노인들도 보내줄 것이다. 그러면 여기 노인 요양원에도 노인들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소녀의 친구인 미경이와 경민이는 계속 여기에 있을 듯이 보였다. 소녀는 친구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오늘도 자매 섬으로 가지 않을 거니?”

“응, 우리 너랑 함께 있을 거야. 내일은 네가 소라 섬을 떠나잖아~ 아쉽기도 하고…….”

“맞아! 널 언제 또 보냐? 낼 떠나면 몇 달? 아니면 몇 년? 모르잖아!”

“난 좀 조용히 있고 싶었는데…….”

“궁상떨려고? 그만해~ 네가 그랬잖아~ 아무 염려하지 말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휴~ 좋아! 우리 동굴로 갈까? 거기가 더 따뜻해!”


소녀는 미경이와 경민이를 데리고 엄마의 동굴로 갔다. 그리고 그들은 대학생활에 대해 많은 대화를 가졌다. 소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소녀와 미경이와 경민이는 엄마의 동굴 안에서 점심을 해 먹으며 종일 동굴에서 지냈다. 저녁시간이 되자 요양원에서 할머니의 전화가 왔다. 친구들이랑 같이 와서 저녁식사를 하라는 것이었다. 소녀는 미경이와 경민와 함께 노인요양원으로 갔다. 거기서 집사님들이 만들어준 저녁식사를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이랑 함께 했다. 그리고 차를 마시며 함께 했을 때에 할머니가 소녀에게 메모지를 내밀었다.


‘오늘은 할머니랑 자지 말고 친구들이랑 자거라. 그동안 할머니랑 자느라 많이 불편하지? 내일 일찍 떠나야 하지 않니?’


소녀는 할머니의 메모지를 보고는 할머니를 꼭 안았다. 그리고는 소녀는 할머니의 얼굴에 입맞춤을 했다. 할머니는 놀라면서도 만족해하셨다. 그리고 어서 너희들끼리 지내라고 손짓을 했다. 소녀와 친구들은 할머니와 거기 계시는 노인들 분께도 인사를 하고는 나왔다. 그리고 바로 엄마의 동굴로 향했다. 엄마의 동굴에 도착한 소녀와 친구들은 대화가 끝이 없었다. 역시 여자 셋이 모이면 밤새는 줄도 모른다더니 그런가 보다.

소녀는 노트북을 열어서 펜팔 친구들을 불렀다. 미경이도 경민이도 함께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소녀의 노트북으로 서로 인사를 나누고 다양한 대화들을 나누었다. 그러자 소녀는 펜필 친구들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들의 세계에 미경이와 경민이도 끼워주자는 것이었다. 노라도 엠마도 소피아도 대찬성을 했다. 이제는 우리들의 세계에 회원은 6명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이들은 이메일 동아리를 통해 서로 사진들을 보내고 받고 하면서 동영상까지 하면서 밤이 새는 줄을 몰랐다. 밤하늘에 달이 엄마의 동굴 속을 들여다보면서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곧 수탉이 울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이었다. 소녀와 미경이와 경민이는 잠시 눈을 붙이자고 제안을 했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곧 이들은 잠들어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수탉이 울어대도 소녀와 미경이와 경민이는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깊이 잠이 들어버렸다.

잠시 후에는 전화벨이 울렸다. 그래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를 염려한 섬 목사님과 최 집사와 할머니가 엄마의 동굴로 직접 찾아왔다. 그리고 이들을 깨웠다. 소녀와 미경이와 경민이는 후다닥 일어났다. 그리고 벽에 있는 시계를 보았다. 벌써 8시가 되었다. 소녀는 서둘러 짐들을 챙겼다. 그리고 섬 목사님을 따라 엄마의 동굴을 나왔다. 그리고 바로 부두에 있는 최 집사의 여객선으로 향했다. 요양원에 계시는 여집사님이 가면서 먹으라고 도시락을 준비해 주셨다. 할머니는 멀어져 가는 여객선을 바라보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소녀와 미경이와 경민이도 소라 섬이 작아질 때까지 함께 손을 흔들었다.

여객선은 바로 육지로 달렸다. 그리고 렌터카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달렸다. 차 안에는 소녀와 심 목사님과 미경이와 경민이가 함께 타고 있었다. 소녀는 늦지 않게 미국으로 출발하는 저녁 7시 항공기를 탈 수 있었다. 소녀가 떠나는 것을 소녀의 친구인 미경이와 경민 그리고 섬 목사님은 끝가지 함께 있어 주었다. 정신없이 수속을 밟고 항공기에 올라 탄 소녀는 그때서야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폰으로 미경이와 경민이에게 섭섭한 인사를 하고 섬 목사님께도 할머니를 부탁하는 인사를 했다. 미국행 항공기는 시간에 맞춰서 인천공항을 이룩하여 하늘로 날아올라 미국을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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