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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와 사자

[엽서 우화 편]

by trustwons

노루와 사자


무더운 여름 어느날 정글에서 배가 부른 사자 한 마리가 나무 그늘에 앉아서 쉬고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몹시 무더웠습니다. 얼룩말과 기린과 노루 그리고 사슴들이 종일 풀을 뜯어먹고 있는 모습을 사자는 편안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루 한 마리가 사자가 앉아 쉬고 있는 곳으로 다가와 풀을 뜯어먹고 있었습니다. 사자는 가까이 와서 풀을 먹고 있는 노루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노루야! 온종일 무엇을 그렇게 먹고 있는거냐?"

"풀을 먹고 있습니다."

"그래, 풀을 먹는다고? 맛이 있냐?"

"물론이죠. 단백하고 고소한 풀 맛은 먹어봐야 알죠!"

"야, 야, 허튼소리 하자미라~ 우린 소화가 안될때에만 풀을 먹는다.아무 맛도 없구먼 그래~"

"그거야 말이라고 하십니까? 사자님은 우리를 잡아 먹으니깐 입맛이 달라진 것입니다."

"야~ 그렇다고 하루 종일 먹기만 하는거야? 배가 부르지 않냐?"

"암요! 그래서 천천히 먹는 거랍니다. 여기 저기 살펴가면서 말입니다. 여러 가지 풀도 제 맛이 있습니다."

"야~ 내가 너처럼 하루 종일 먹기만 한다면 너희들은 하나도 남아나지 못할 거야. 우리는 한 번 먹으면 며칠을 버틸 수가 있어서 좋아! 이렇게 편히 쉴 수도 있으니깐."

"그럼요. 사자님! 우리가이렇게 사자님 앞에까지 와서 풀을 뜯어 먹을 수 있는 것도 사자님이 우리를 잡아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 그렇군!"


사자는 노루와 대화를 나누면서 여기저기 풀밭에서 노루와 사슴과 얼룩말과 기린들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 모습을 감상하면서 지그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너희들 열심히 먹고 튼튼해져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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