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섬 소녀 이야기 편]
드디어 그날이 왔다. 소라리자와 엠마 그리고 소피아와 지아, 이렇게 네 명 소녀들은 그동안 알바를 하면서 여비를 마련해 놓은 것을 몽땅 찾아서 해외여행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소녀들은 이러한 꿈을 위해 각자의 나름대로의 여행여비를 차곡차곡 준비해 왔었던 것이었다. 소라리자와 엠마와 소피아는 노라와 이메일을 통해 많은 의견을 나누면서 이날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한편 지아는 소라리자와 자주 만나서 의논을 해왔었던 꿈이 실현되는 날이 돌아왔던 것이다.
소녀들은 마음이 매우 설레고 있었다. 계획성이 뛰어난 지아는 소라리자와 여행계획을 세울 때마다 친밀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해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소라리자와 그의 친구들은 현실성을 가지고 여행을 차곡차곡 진행해 나갈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여행계획 일정을 작성하는 데에는 지아의 영향이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날 전날에 엠마와 소피아와 지아는 소라리자의 집에서 함께 지냈었다. 전날 저녁시간에는 엠마의 어머니도 지아의 어머니도 소라리자의 집에 오셔서 소라리자의 어머니 엘리자와 함께 소녀들의 해외여행을 위한 축하파티를 가졌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이야기가 하나 있다. 지아의 어머니는 한국인이셨다. 미국인 남자와 결혼하여 미국에 살면서 외동딸 지아를 낳았던 것이다. 그래서 지아는 시카고대학교에서 같은 기숙사에 묵고 있는 소라리자를 알게 되면서 매우 친한 사이가 될 수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여행출발 전날 저녁파티에는 엠마의 어머니는 한미교회 여자집사님들을 모시고 오셨다. 아니 여자집사님들이 자진해서 오신 것이었다. 오셔서 멋진 파티를 열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사실 여자집사님들은 이런 파티를 꾸미는 데에는 베테랑이신 분들이시다. 이날에도 광일오빠도 참석을 했었다. 소녀들은 광일오빠도 함께 여행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서 여러 번 같이 가자고 했었다. 하지만 소녀들의 부탁을 광일은 거절을 했다. 그 이유인즉, 모처럼 용기를 갖고 떠나는 해외여행일 텐데, 소녀들이 스스로 헤쳐나가는 좋은 기회일 거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끝까지 소녀들의 요청을 광일은 거절했던 것이다. 물론 소녀들의 부모의 입장에서는 광일이도 함께 가주기를 바라셨던 것 같았다. 그러나 광일은 부모들에게도 같은 이유를 들어 거절했던 것이다. 즐거운 저녁파티를 끝내고 한미교회 여자집사님들과 엠마의 어머니와 지아의 어머니는 돌아갔고, 광일은 끝까지 남아 힘쓰는 것들에 적극 나서서 도와주었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날씨가 매우 화창하여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제일 먼저 일어난 지아는 소라리자를 깨었다. 소라리자는 엠마와 소피아를 깨었다. 커튼을 거두고 창밖을 바라본 엠마는 소리쳤다.
“오늘 날씨가 매우 화창해! 멋진 날씨야!”
“정말, 좋은 날씨다. 이것도 소라리자의 친구의 덕이 아니니?”
소피아가 소라리자를 바라보며 싱글 웃으며 말했다. 이때에 지아가 가방을 정리하다 말고 돌아보면서 말했다.
“친구 덕이라니? 누구?”
“있어, 해~ 썬(sun)! 혹시 오늘 새벽에도 만나고 온 거 아니야? 소라리자!"
엠마는 지아를 쳐다보면서 손을 창밖을 향해 가리키며 말했다. 소라리자는 당황해하였다. 사실 지아가 깨어줘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때에 지아가 눈을 크게 뜨고는 소라리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뭔 소리! 내가 깨었는데, 소라리자는 내가 깨운 거야!”
“저런, 소라리자가 일등으로 깬 것이 아니었어? 놀랄 일이다.”
소라리자는 더더욱 쑥스러웠다. 이를 엘리자가 알면 어찌 될까? 엘리자 마미가 늘 마음속에 소라리자는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일찍 일어난다는 믿음이 무너지게 될까 하는 생각을 소라리자는 했는지도 모른다. 소녀들은 서로 자기들의 여행가방을 챙기느라 분주하였다. 지난밤에도 늦도록 여행의 짐들을 정리하느라 부산했었는데도, 아침에서도 미덥지 못한 탁일까 다시 여행가방을 열어서는 일일이 짐들을 넣다 뺏다 하는 것이었다. 이때에 엘리자와 광일오빠가 이층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소라리자의 방문을 노크를 했다. 문 앞에 있던 소라리자가 방문을 열어주었다. 엘리자는 방 안으로 들어서면서 말했다.
“일찍들 일어났구나! 우리 소라리자가 일찍 깨었구나.”
“아니요, 지아가 제일 먼저 일어났어요.”
엠마가 자초지종 사실을 말해버렸다. 소라리자는 멋쩍은 표정을 하면서 결국 올게 왔구나 하며 엘리자를 쳐다보았다. 엘리자는 좀 당황한 듯이 하더니 곧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방 안을 둘러보시고 나가시면서 말했다.
“시간이 많으니깐, 차근차근히 정리하고 내려와~”
광일은 얼굴을 방안으로 쑥 들이밀고는 말했다.
“뭐~ 도와줄 게 없을까?”
“광일오빠! 우리 여행가방을 아래층으로 내려다 줘!”
엠마가 먼저 자기의 여행가방을 문밖으로 내밀어내면서 말했다. 그러자 지아도 소피아도 자기 여행가방을 차례로 문 쪽으로 내밀었다. 소라리자는 조금 심통의 표정을 지으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누구 오빤데~ 막 시키네?”
그러면서 소라리자도 자기의 여행가방을 다른 가방들 멘 뒤에 밀어붙였다. 광일은 여행가방을 하나씩 들어서는 아래층으로 옮겼다. 소녀들, 소라리자, 엠마, 소피아, 지아 순으로 사뿐히 이층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내려왔다. 거실로 나온 스미스는 멈춘 채로 굳어져버렸다.
“깜짝이야~ 하늘에서 웬 천사들이 내려오는 줄로만 알았네.”
스미스는 만소(滿笑)하면서 크게 손을 그리며 허리를 구부려서 인사를 했다.
“파파, 뭐 하는 거예요?”
모두들 한바탕 웃고 말았다. 엘리자는 계단 쪽을 바라보면서 함께 웃으며 말했다.
“이제 그만하시고 와서 아침식사해요!”
“네! 네~”
소녀들을 힘차게 대답을 하면서 깡충 식탁으로 조르르 와 앉았다. 광일이도 스미스도 광대처럼 걸어서 식탁에 와 앉았다. 조금은 늦은 시간이지만 모두들 신나고 즐거운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거실로 자리를 옮겨 앉은 스미스와 광일이 그리고 소녀들은 엘리자가 가져온 모닝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스미스는 자리에서 한 손에 커피 잔을 들고서 일어나 현관 쪽에 가서는 줄 서 있는 여행가방들을 살피면서 말했다.
“이젠 출발 준비가 다 된 걸까? 벌써 여행가방들이 먼저 가려고 줄 서 있고만.”
소라리자가 먼저 일어나 스미스에게 달려가서는 뒤로 힘껏 껴안았다.
“파파! 사랑해요~ 나 없어도 마미 잘 보살펴줘요.”
그러자 엠마도 뒤따라 와서는 스미스와 소라리자를 한꺼번에 껴안으며 말했다.
“파파! 저도 사랑해요~”
“노~ 마이 데이디야!”
모두들 웃었다. 사실 엠마에게는 파파가 안 계신다. 잠시만이라도 파파를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엠마의 심정을 소라리자가 모를 리 없다. 스미스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엠마의 어깨를 토닥거려 주었다. 이때에 광일이가 벽시계를 쳐다보더니 주위를 집중하려고 말했다.
“이젠 그만 출발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벌써 그렇게 시간이 되었나? 자 그럼 슬슬 떠날 준비를 합시다.”
그렇게 말하고는 스미스는 안방으로 들어가 나갈 차비를 했다. 엘리자도 스미스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서는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광일은 여행가방들을 하나씩 자동차에 실었다. 여행가방 두 개는 스미스 차에 실었고, 나머지 두 개는 소라리자의 차에 실었다. 스미스의 차에는 엘리자와 엠마와 지아가 함께 탔다. 그리고 소라리자와 소피아는 소라리자의 차에 탔다. 그리고 스미스는 자신의 차의 운전석에 앉았고, 광일이는 소라리자의 차의 운전석에 앉았다. 그리고 스미스의 차가 앞서 나아갔고, 뒤따라 소라리자의 차가 나아갔다. 그러니깐 스미스는 자기의 자동차에 엘리자와 엠마와 지아를 태우고 차를 몰았고, 광일이는 소라리자의 차에 소피아와 소라리자를 태우고 차를 몰아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두 자동차는 바로 고속도로를 진입하여 달리기 시작하여 20분 만에 오헤어공항에 도착을 했다.
차에서 내린 소녀들은 저마다 자기의 여행가방을 끌고 스미스와 엘리자가 앞서 가는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광일은 자동차를 잘 주차해 놓고는 뒤따라가고 있었다. 일행이 공항의 출발하는 곳으로 왔을 때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러니깐 소녀들이 탑승할 델타에어 비행기가 출발할 시간은 다음과 같았다.
[오헤어공항(ORD)에서 오후 4시 10분 출발하여 암스테르담에 갈아타고서 오슬로공항(OSL)에 다음날 오전 11시 5분에 도착함]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으로 가는 델타 에어 비행기는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출발하여 약 11시간 5분을 하늘을 날아서 중간에 한번 쉬고 오슬로 가르데르모언 국제공항에 도착을 하게 된다.
스미스와 엘리자는 소녀들이 스스로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광일은 소라리자와 소피아와 함께 여행가방을 끌고 티켓팅을 하려고 줄을 섰으며, 그 뒤에는 엠마와 지아가 여행가방을 끌고 섰다. 소녀들은 티켓팅을 하고 여행가방을 소화물로 붙이고는 광일이와 함께 스미스와 엘리자가 있는 곳으로 왔다. 스미스는 다가오는 소녀들을 반기면서 손을 내밀어 한 사람씩 악수를 했다.
“이젠 진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어요. 마음 단단히 갖도록……. 파이팅!”
“파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어요. 뭐예요? 빨리 가라는 것 같아요?”
“파파가 심심하신가 보다. 너희들을 떠나게 하는 것이 섭섭하신 게지.”
엘리자가 파파의 편을 들어주었다. 소녀들의 등에 멘 가방에는 스미스가 선물한 앵무새 마스코트가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다. 소녀들은 모처럼 떠나는 해외여행이라서 한편으로는 긴장되고, 흥분도 되어 가만있지를 않았다. 엠마와 소피아는 공항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고, 지아와 소라리자는 항공권을 보고 또 보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광일이는 스미스에게 말을 했다.
“아직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오후 4시 10분 차이니깐 3시에 출국게이트로 가면 되니깐 어디 앉아 쉬면서 시간을 보내시는 것이 어떨까요?”
“그거 좋겠군. 공주님들~ 아직은 시장하지 않지만 점심식사라도 할 겸 식당으로 갈까요?”
“좋아요. 그렇게 해요.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어디 가서 쉬며 시간을 보내요.”
“네, 맘 그렇게 해요. 우리 자리를 옮기자!”
“그래, 그래.”
엠마와 소라리자가 먼저 스미스와 엘리자의 뒤를 따라가고, 소피아와 지아는 광일오빠와 함께 뒤를 따라갔다. 일행은 맥도널드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있었다. 소라리자와 엠마는 광일오빠를 감싸고 앉았고, 소피아와 지아는 마주 보고 앉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 스미스와 엘리자가 앉아 있었다. 그때에 엠마의 어머니와 지아의 어머니가 어떻게 알았는지 곧바로 맥도널드 가게로 바로 오셨다.
“여기들 계셨네요. 연락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잖아도 걱정 반 궁금 반 그랬었는데…….”
엠마의 어머니가 엘리자에게 가서는 옆에 앉으며 말했다. 지아의 어머니도 엠마의 어머니 옆에 같이 앉으면서 말했다.
“어머, 애들이 뭔 얘기를 하느라 우리가 와도 아는 척도 안 하네요.”
“지금 정신없지요. 처음 가는 저희들끼리 해외여행이니……. 정신이 있겠어요.”
그렇게 수다를 떨며 대화를 나누더니 어느덧 출국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때에 소녀의 대디인 스미스가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출국시간이 임박했음을 말하고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일행은 시카고 오헤어공항의 출국입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엠마의 어머니는 엠마에게, 지아의 어머니는 지아에게 소라리자의 어머니 엘리자는 소라리자와 소피아에게 잘 다녀오라고 손을 꼭 잡아주었다. 스미스와 광일오빠는 전체적으로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했다.
이제 엠마와 지아가 앞장서서 출국입구 안으로 가고, 소라리자와 소피아가 뒤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소녀들에게 잘 다녀오라고 스미스와 엘리자 그리고 엠마의 어머니와 지아의 어머니 그리고 광일오빠는 손을 흔들어 주었다.
네 명의 소녀들은 출국수속을 밟고는 노르웨이행 델타 항공기 탑승구로 가기 전에 공항 내에서 노라와 노라의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샀다. 그리고 바로 탑승구 쪽으로 갔다. 잠시 후에 소녀들은 델타항공기에 탑승을 했다.
소녀들은 좌석을 중앙좌석으로, C-D-E-F의 좌석을 선택을 했다. 그래서 네 명의 소녀들은 나란히 앉게 되었다. 그것도 기내의 앞쪽으로 화장실이 가까운 곳으로 좌석을 선택을 했다. 좌석을 보면 이렇다.
[40C좌석-엠마, 40D좌석-소피아, 40E좌석-소라리자, 40F좌석-지아]
노르웨이로 떠나는 델타 항공기는 정확한 시간에 출발을 하였다. 즉 오헤어공항에서 오후 4시 10분에 서서히 움직이더니 상공으로 날아갔다. 항공기는 상공을 오르지 수평을 유지하면서 안전띠를 해제해도 된다는 안내 방송을 받고 조용했던 소녀들은 얼굴이 밝아지면서 수다를 하기 시작을 했다. 그러자 곧 여승무원들이 음료수와 약간의 간식을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이룩한 지 2시간이 되었을까? 다시 여승무원들이 저녁식사를 제공해 주었다. 소녀들은 별로 배고프지는 않았지만 주는 대로 잘 챙겨 먹었다. 식사를 마치자 안내방송이 나왔다. 기내에 모든 등을 소등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녀들은 잠이 오지 않았다. 조용히 속삭이듯이 서로 대화를 하기도 하며,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기도 하고, 영화도 보며 들뜬 기분에 피곤한 줄을 모르는 것 같았다. 기내 주변에는 소등되어서 어둡고 매우 고요했다. 다른 승객들은 대부분 잠을 자는 것 같았다.
델타 항공기는 오헤어공항을 떠나 캐나다 몬트리올 쪽으로 날아가 북대서양을 지나서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의 국제공항에 다음날 아침 9시 20분에 도착을 했다. 그렇게 잠을 안 잘 듯이 하던 소녀들은 스키플 국제공항(Schiphol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한 후에야 안내방송으로 인해 잠이 깼다. 소녀들은 서둘러서 자신들의 백팩을 찾아 메고는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줄 서서 내렸다. 공항 내에는 넓고 다양한 상점들이 많았다. 공항 내에 시계를 소라리자는 바라보았다. 시계는 오전 7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환승시간은 2시간 25분의 여유가 있었다. 소녀들은 백팩에는 앵무새 마스코트가 달랑달랑 매달려 있어서 눈에 잘 뜨였다.
공항 내에 스타벅스가 보이자 소녀들은 약속이나 한 듯 곧바로 스타벅스로 향했다. 네 명의 소녀들은 하나의 테이블을 차지하고는 각자의 스타일로 커피를 시켰다. 누가 커피 값을 냈을까? 소녀들은 참 공평했다. 각자의 커피 값은 각자가 냈던 것이다. 굳이 이런 정도에 신세 지지 않는다. 그런 걸까? 그렇지 않다. 소녀들은 매우 현명하다. 각자의 취향대로 시킬 땐 각자가 알아서 한다. 그런 거 아닐까? 소피아와 지아는 아이스커피, 엠마와 소라리자는 뜨거운 커피였다.
소라리자는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을 켰다. 그리고 이메일을 확인했다. 아니 확인했다고 하기보다는 노라에게 자기들의 위치를 알려주려는 것이었다.
“노라! 우린 지금 스키폴 국제공항에 와 있어! 지금 우리 커피를 마시고 있단다. -소라리자-”
“우리 모두 커피 마셔~ -엠마-”
“난 소피아야~ 보고 싶다 노라! -소피아-”
“안녕! 난 지아라고 해! 처음 보게 되어 많이 기대된다. -지아-”
“어머? 지아도 함께 오는 거니? 너무 반갑다. 꼭 만나고 싶었어! 난 지금 어머니와 함께 오슬로 가르테르모엔 공항으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어. 이따 모두 보자! -노라-”
“지금 우린 환승구 쪽으로 가려고 해! 소문 듣기엔 좀 혼잡할지 모른다고 해서 여유롭게 미리 가려고 해! -소라리자-”
“자 우리 먼저 일찍 가는 게 좋겠어! 아까 지아가 검색을 해보니 사람이 많아질지 모른다고 했어!”
“그래, 가자!”
네 명의 소녀들은 백팩을 등에 매고 손에는 커피 잔을 든 채로 일어났다. 물론 커피 잔은 일회용 컵인 것이죠. 한참을 걸어서 환승구에 도착을 해보니 역시나 가 역시나였다. 정말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지아의 눈썰매로 재빨리 줄을 섰다. 엠마도, 소피아도 재빨리 지아의 뒤에 섰다. 물론 소라리자는 지아와 함께 있었다. 탑승시간이 되자 게이트가 열리고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가기 시작했다. 환승항공기는 케이엘엠네덜란드항공기(KLM)로 9시 20에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서 출발하여 노르웨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국제공항에 11시 05분에 도착하였다. 공항은 넓고 확 트여서 상쾌감을 주었다. 소녀들은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으러 긴 통로를 따라갔다. 소녀들은 노르웨이 공항의 벽에 쓰여 있는 글귀를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저기 봐! Honest, Pure, Raw라고 쓰여 있잖아~”
“그래, 정직, 순수, 그리고 생(生)이라…….”
지아는 한국말로 해석까지 하면서 감탄을 했다. 소라리자도 한마디 했다.
“그렇구나! 노르웨이 나라는 자연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국민도 천연의 아름다움을 닮았다는 거잖아!”
“물론이지. 노라를 보면 모르겠니? 그 순수한 눈동자에 난 반했거든…….”
엠마는 눈동자를 흔들면서 몸을 빙그르 돌며 말했다. 그러자 소피아도 소라리자도 한바탕 웃었다. 지아는 아직 뭔 소리인지 아리송하기만 했다. 이때에 소피아가 수화물들이 줄줄이 나오질 않자 한마디 했다.
“애들아! 짐이 왜 이리 늦냐? 나올 생각을 안 해!”
“생각보다 많이 늦는다.”
지아가 주변을 살피더니 한마디 했다. 그러자 슬슬 짐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을 했다. 빙빙 짐들이 꼭 유치원생들이 줄지어 가는 것처럼 이동하고 있었다. 그때에 엠마가 자기들의 짐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나온다! 저기, 저기……. 어? 내 가방이잖아!”
“그 뒤에 건 내 가방이야!”
엠마가 자기의 가방을 향해 가자. 그 뒤를 소피아가 따라갔다. 그리고 잠시 짐들이 지나간 후에 지아의 가방이 나오고 소라리자의 가방이 나왔다. 이제 소녀들은 자기의 캐리어를 끌고 출구 쪽으로 나왔다. 이들을 발견한 노라는 큰 소리로 불렀다.
“여기야! 여기~ 소라리자! 소피아! 엠마! 지아!”
“어? 저기 노라다!”
제일 먼저 발견한 엠마는 앞장서서 노라에게로 다가갔다. 소라리자도 소피아도 지아도 뒤따라갔다. 노라는 오는 쪽 쪽 끌어안았다. 그 옆에 노라의 어머니가 환하게 웃으시면서 바라보고 계셨다. 노라와 끌어안고 난 순서대로 노라의 어머니께 인사를 했다. 그리고 소녀들 일행은 노라와 수다를 하면서 노라의 어머니를 따라갔다. 주차장에는 군용차 같은 것이 소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나, 이 탱크차야? 왜 이렇게 커?”
“여기는 산길이 많아서 대부분 큰 차들을 몰고 다녀~ 우리 엄마도 그중에 한 분인 셈이야. 타봐! 괜찮아~ 아주 편해!”
네 명의 소녀들이 아니라 이젠 다섯 명의 소녀들이 자동차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노라의 어머니는 운전석에 앉으시고는 뒤를 돌아보고는 웃으시면서 말했다.
“자, 출발합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갑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이라니? 그럼 우린 자연 속에서 자는 거야?”
엠마가 놀란 듯이 휘둥그레져서는 말했다. 소녀들은 모두 웃었다.
“그럼 우린 이젠 숲 속에 요정들이 되는 거잖아~ 와 신난다!”
소피아와 지아는 빈정대듯이 말했다. 그리고는 소라리자가 덧붙여 말했다.
“맞아! 노르웨이 숲 속에는 요정들이 많이 산다는 전설이 있어!”
“요정? 그럼 우린 작아지겠구나! 그래야 숲 속을 돌아다니지.”
엠마는 손으로 턱을 받치고는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 스쳐가는 숲 속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노라는 친구들의 짓궂은 행동들에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다섯 명의 소녀들을 태운 자동차는 가르데르모엔 국제공항을 빠져나와 아직도 눈이 쌓인 숲길 아닌 산길을 굽이굽이 달리고 있었다. 국제공항을 떠난 지 40분 만에 오슬로 시내로 들어왔다. 생각보다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
노라의 집은 오슬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 308 코르스볼바켄 1에 있는 아름다운 목조건물의 입이었다. 넓은 마당에 자동차가 진입하여 멈췄다. 노라가 먼저 내리고는 친구들이 내리도록 도와주었다. 차에서 먼저 내린 엠마는 집을 보고는 소리쳐 외쳤다.
“어머, 집이 참 예쁘다. 그리고 집이 매우 커 보인다야~”
“와우! 별장 같다. 노라의 집은 멋지다.”
지아는 엠마가 소리치므로 내리자마자 노라의 집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피아와 소라리자도 따라 내렸다. 그리고는 각자의 짐들을 하나씩 꺼내어 노라의 뒤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을 들어서니 홀처럼 넓은 거실이 보였다. 친구소녀들은 거실에 캐리어를 끌고 들어섰다. 곧이어 노라의 어머니도 들어오셨다. 거실 중앙에 이층으로 올라가는 넓은 계단이 예쁘게 있었다. 노라는 친구소녀들을 이층으로 데려가면서 말했다.
“일단 짐부터 풀자! 날 따라와~ 이층으로 올라가자!”
“와!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넓다. 궁전 같다야~”
노라의 뒤를 따라 이층으로 올라가는 중앙계단을 오르면서 엠마는 한마디 말했다. 다른 소녀들도 입이 벌린 채로 따라 올라갔다. 이층으로 올라온 소녀들에게 노라는 방들을 하나씩 열어서는 보여주었다. 그리고 노라는 자기의 방으로 안내를 했다. 친구소녀들은 노라의 방으로 들어왔다. 노라의 방은 꽤 넓었다. 그리고 노라의 방안에도 소파가 놓여 있었다. 소녀들은 캐리어랑 짐들을 여기저기 놓고는 소파에 앉았다. 노라도 함께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의견을 제시하였다.
“어떻게 할까? 방이 여러 있으니 각자 두 명씩 방을 쓸래? 아니면 내 방에서 다 같이 지낼까?”
“여긴 침대가 하나뿐인데……. 어떻게 다 같이 있겠니?”
“각 방에 있는 침대를 옮겨 주실 거야~”
“누가 옮겨? 어머니가? 안되지~ 그냥 우리가 옮기자!”
“그럴까? 사람을 부른다고 하셨는데…….”
“뭐 사람씩이나 부르니? 그냥 우리가 하자!”
이때에 노라의 어머니가 올라오셨다. 그리고 노라의 방으로 오셨다.
“방들이 여러 있으니 원하는 대로 사용해도 된단다. 어떻게 하기로 했니?”
“엄마! 친구들이 내 방에서 다 같이 지내자고 결정을 했어. 나도 그게 좋을 것 같아~”
“그래? 그럼 사람을 불러오지 뭐!”
“아니에요. 우리가 할 거예요. 사람을 부르지 마세요.”
노라의 친구 소녀들은 팔을 걷어 올리면서 당장 하려고 했다. 그러자 노라의 어머니는 손으로 막으시면서 됐다고 하시면서 우선 식사부터 하자고 했다. 그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라고 말하고는 앞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노라는 그렇게 하자고 시늉을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식당으로 갔다. 식당으로 들어선 소녀들은 또다시 놀랐다. 식당이 넓고 밖이 다 보이게 탁 트여 있었다. 식탁 위에는 이미 맛있는 멋진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소녀들은 언제 이렇게 준비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사실은 사람을 불러서 준비를 해 놓으신 것이었다. 노라와 친구소녀들은 수다를 하면서 식사를 즐겁게 했다. 식사를 마치자 노라의 어머니는 자리를 옮겨 후식을 차려놓은 탁자로 안내를 했다. 다양한 과일과 음료수 그리고 그 옆에는 아이스크림을 내리는 기계가 놓여있었다. 또다시 놀란 소녀들은 후식을 먹으면서 노라를 빤히 바라보며 한 마디씩 말했다. 노라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고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한 것이 처음이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했거든, 어머니가 이렇게 차려놓으신 거야. 우리 아빠가 돌아가신 지 몇 년 안 됐거든, 소라리자와 이메일을 하면서 이렇게 친구들을 얻게 되어 얼마나 좋은지 몰라!”
“어머? 그랬구나, 너에게 슬픈 일이 있었구나. 사실 우리도 아빠가 안 계셔! 그렇지?”
엠마가 노라를 위로하면서 말했다. 엠마와 자아도 소피아도 아빠가 없고 어머니뿐이다. 그때에 지아가 친구들을 살피더니 소라리자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그러니깐, 소라리자만 아빠가 계신 거네? 부럽다~”
“아냐, 부럽긴……. 사실 난 아빠도 엄마도 본 적이 없었어. 하나님이 내게 양부모님을 주신 거야. 감사하게도.”
“어머? 미안해! 그런 사연이 있는 줄도 몰랐구나.”
지아는 소라리자를 껴안으면서 사과를 했다. 그러자 엠마도 소피아도 노라도 지아와 소라리자를 껴안아 주었다. 이때에 노라의 어머니가 식당 안으로 들어오시다가 노라의 친구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는 조심히 자리를 돌아 나가셨다. 다시 노라와 친구소녀들은 자리에 앉아서 후식들을 계속 먹으면서 명랑한 분위기가 되었다. 이때에 소라리자는 노라의 아빠가 어떻게 세상을 떠난 지 궁금해서 노라에게 살짝 물었다.
“노라야, 미안하지만 아빠가 어떻게 돌아가신 거니?”
“우리 아빠? 선장이셨어. 배가 빙하에 부딪쳐서 가라앉게 되었거든, 그때에 선원부터 구조되도록 애쓰셨다가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배와 함께 가라앉아버린 거야. 그렇게 돌아가셨어.”
“그랬구나! 선장이셨는데 선원들을 구하시고 희생되셨구나. 얼마나 놀랐겠니?”
“이젠 괜찮아! 너희들이 내게 아주 큰 위로가 되었어. 아니 소라 섬에서 소라리자를 만나고부터는 나도 큰 힘이 생겼어. 너희들에게 너무 고마워~”
“우리도 그래! 우리 건배하자!”
“좋아! 비록 음료수이지만……. 자 건배!”
노라와 친구 소녀들은 다시 명랑하게 이런저런 수다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고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노라의 방에는 침대들이 나란히 놓여 있고 주변이 잘 정리가 되어 있었다.
“애들아! 노라의 어머니께서 이걸 다 어떻게 옮겨 놓으신 걸까?”
“아냐, 이미 사람을 불러놓으신 거야. 그래서 그분들이 오셔서 해 놓으신 거야.”
“그래, 우리가 했다면 이렇게 빨리 하지 못했을 거야. 우리 노라의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말하자!”
“좋아~ 가자!”
노라와 친구소녀들은 우르르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거실에서 쉬고 계시는 노라의 어머니께 큰 절을 하며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노라의 어머니는 웃으시면서 재밌게 지내라고 말했다. 소녀들은 다시 우르르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각자의 침대를 찜하느라 야단법석이었다. 이런 소리를 아래층에서 듣고 계신 노라의 어머니는 커피를 마시면서 만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왔다. 그러자 소녀들은 당황하여 창밖을 바라보면서 서로를 쳐다보았다.
“애들아! 왜 이렇게 빨리 어두워지니? 이상해?”
“여긴 해가 짧아~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어두워져!”
“그래? 아쉽다. 그럼 긴 밤을 뭐 하니?”
“그러지 말고 우리 내일 관광할 것에 대해 이야기하자!”
노라가 친구소녀들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하고는 내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의 관광에 대해서 말을 했다. 소라리자는 노라가 일하는 자연사 박물관에 관심이 있었다.
“우선 노라가 일하는 자연사 박물관에 가보는 게 어때?”
“그래, 일 순위로 노라가 일하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하자! 다음은?”
노라는 관광할 자료들을 꺼내어 보여주면서 내일 관광할 일정을 친구 소녀들과 나누며 저녁식사를 할 때까지 시간을 보냈다. 노르웨이에 그리고 오슬로에 관광할 것이 이렇게 많은 것에 소녀들은 놀랐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도 노라와 친구 소녀들은 관광 이야기에 대해 늦도록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잠시 후에 노라의 어머니가 올라오셔서 피곤할 텐데 너무 늦지 않도록 하라며 야식을 가져다 탁자 위에 놓으셨다. 노라의 어머니가 내려가시자 노라와 친구소녀들은 한바탕 웃어내면서 늦도록 수다의 잔치를 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