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소설(이하늘의 인생론)]
어느덧 찬바람이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창밖에 나무들은 옷을 벗은 듯이 앙상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너무나 밝고 푸르렀다. 햇볕이 창문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거실을 온화한 분위기였다.
하늘은 조금 전에 점심을 어머니와 함께 하고는 거실의 창문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있었다. 햇볕은 하늘의 온몸을 품어 안으며 따스함을 전해주었다. 그녀는 흔들의자를 가볍게 흔들면서 햇볕을 흠뻑 누리고 있었다. 그때에 거실에 작은 탁자에 있던 예쁜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하늘은 전혀 벨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기에 햇볕 속에 편안한 마음으로 있었다.
‘지금쯤 광일은 학교에서 뭘 하고 있을까? 수업 중일까? 친구들이랑 놀고 있을까?’
하늘은 자신의 세계 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부엌 쪽에서 점심식사 후의 설거지를 마치고 커피를 내려서 하늘이가 있는 곳으로 오던 어머니는 전화벨 소리에 계속 울리자 급히 탁자 위에 커피 잔이 있는 쟁반을 내려놓고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머, 소라할머니! 여기로 오는 중이라고? 지금 어디쯤 왔는데…….”
“서울 역을 지나고 있다고? 우리 집은 알지? 그래, 그래. 반갑다. 어서 와!”
하늘의 어머니는 전화기를 내려놓고는 탁자 위에 있던 커피 잔 하나를 들고 하늘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커피 잔을 지어주었다. 하늘은 어머니에게 받은 커피 잔을 천천히 입으로 가져가 한 모금 마셨다. 어머니는 하늘이 옆에 놓여있는 점자판을 들어서는 뭐라고 써서 하늘에게 건네주었다.
“하늘아, 고향친구가 온단다. 누군지 알지?”
“고향친구분이요? 제 결혼식 때 오셨던 그분?”
“그래, 곧 집에 도착할 거야.”
하늘은 커피 잔을 들고 있는 채로 다른 손을 뻗어서는 어머니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어머니는 하늘의 손을 잡아주었다. 하늘은 어머니의 손을 잡고는 어머니의 얼굴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하늘의 어머니는 하늘이가 좋아하는구나 하고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다시 하늘의 손을 제자리에 살며시 놓아주고는 소파 쪽으로 와 앉았다. 그리고 탁자에 있는 커피 잔을 들어마시면서 창가에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마치 보이는 듯이 창문 쪽으로 몸을 가까이하고는 창밖을 바라보는 듯이 하고 있었다. 하늘은 어머니의 고향친구를 빨리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하늘의 어머니도 고향친구가 온다고 하니 마음이 들떠있었다.
시간이 좀 지났을까? 현관문 벨이 울렸다. 하늘의 어머니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현문 쪽으로 가서는 현관문을 열었다. 현관문이 열리자 문 앞에는 고향친구인 소라의 할머니와 소라 그리고 그 옆에는 섬목사님이 계셨다.
“어머! 목사님도 오셨어요? 어서 들어오세요.”
“반갑습니다. 따님도 잘 계시지요?”
섬목사님이 그렇게 인사를 하자. 소라의 할머니는 손녀 소라를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목사님도 뒤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하늘의 어머니는 고향친구 소라의 할머니와 소라를 소파로 안내하고 바로 섬목사님께 다시 정중히 인사를 한 후에 소파로 안내를 하였다. 그러나 창가에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하늘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흔들의자를 흔들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의 어머니는 하늘에게로 갔다.
“고향친구가 왔단다.”
어머니는 점자판으로 하늘에게 내밀고는 하늘을 일으켜 잡고는 소파 쪽으로 데려와 소라의 옆에 앉혔다. 소라 옆에 하늘은 다소곳이 앉았다. 소라는 하늘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아주었다. 그러자 하늘의 어머니가 바로 점자판으로 뭐라고 써서는 하늘의 무릎에 얹어 놓자 하늘은 다른 손으로 점자판을 읽고는 소라의 손을 당겨서는 팔로 소라의 어깨를 감싸고는 꼭 안았다. 소라도 하늘의 허리를 두 손으로 안았다.
하늘이와 소라 소녀가 서로 안고 있는 모습을 지켜본 소라의 할머니와 섬목사는 활짝 웃었다. 하늘의 어머니도 흡족한 미소를 머금고 부엌 쪽으로 가서는 과일이란 음료수를 가져왔다. 그리고 탁자에 놓고는 소라의 할머니 옆에 앉았다. 그리고 목사님께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과일과 음료수를 드셔요.”
섬목사님과 소라의 할머니는 과일과 음료수를 들었다. 소녀 소라도 과일을 집어서는 하늘에게 건네주었다. 하늘은 한 손은 소라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과일을 먹었다. 섬목사님이 음료수를 마시면서 하늘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광일이는 학교에 잘 다니죠?”
“네,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오~ 벌써 고등학생이 됐어요. 친구들이랑은 잘 지내지요?”
“똑똑했지. 엄마에게 참 잘했니!”
소라의 할머니가 메모지를 꺼내어 글로 광일에 대해 그렇게 말하자 하늘의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녀 소라를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 손자는 참 착한아이지! 소라는 학교를 어떻게 다니지?”
“소라는 학교에 다닐 수 없지. 집에서 독학을 해야지 뭐~”
소라의 할머니는 메모지의 글로 대답을 하였다. 그러자 섬목사님이 나사서 말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미국에 계신 분을 소라에게 소개할 준비를 하고 있지요.”
섬목사님은 두 분을 번가라 바라보면서 말을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여서는 소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소녀 소라는 섬목사님을 쳐다보며 빙긋 웃었다. 뭔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그러자 하늘의 어머니랑 소라의 할머니는 소라를 쳐다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소라는 뭔가 알고 있는 듯하네?”
하늘의 어머니가 먼저 눈치를 채고는 말을 했다. 그러자 섬목사님은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두 분은 이제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들었다.
내용은 이러했다. 소녀 소라가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는 것을 본 섬목사님은 소라에게 영어를 개인지도를 해주었으며, 어느 정도 잘하게 되자 섬목사님은 소라에게 미국에 계신 분과 펜팔을 하도록 권유하였던 것이다. 소라도 역시 반가워했다. 자신이 얼마나 영어를 잘하는지, 그리고 편지를 주고받으면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였던 것이었다.
“지금 소라가 몇 살이지?”
“저요? 이제 11살이 되어요.”
“너무 늦은 거 아닐까요? 우리 손자 광일이랑은 다섯 살 차이지.”
“저~ 책도 많이 읽었어요. 교회에 친구들로부터도 많이 배웠어요.”
“그래도 학교는 나와야지. 그래야 졸업장도 필요하니깐.”
소녀 소라는 아무 말도 못 하고 하늘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하늘은 무슨 대화를 하는지 모르지만 소라의 손에서 진지한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늘은 소라가 당황하는 것을 눈치를 챘다. 그러자 하늘은 팔로 소라의 등을 감싸 안아주었다. 소라는 하늘의 팔에 안기 채 갑자기 엄마가 생각이 났다. 엄마의 포근함을 느꼈던 것이었다.
이때에 하늘은 소라의 손을 잡고 일어나서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작은 방으로 데리고 갔다. 소라는 하늘의 손에 이끌려서 작은 방에 들어서자 놀랐다. 작은 방에는 책상 위에 점자타자기가 있었고, 그 옆에는 점자성경책이랑 하늘이 쓴 글이 들어있는 파일들이 놓여있었다. 하늘은 소라의 손을 이끌어 책상 옆 의자에 앉게 하였다. 그리고 하늘은 점자타자기와 그 옆에 있는 것들을 손으로 짚어가며 점자타자기를 쳐 보였다. 소라는 너무나 신기했다. 그래서 하늘이 뭐라고 쳤을까 하고 종이 위에 글을 읽었다.
“소라야, 너를 주님이 사랑한단다.”
소라는 하늘이 친 글을 읽고는 어떻게 말하지 당황하고 있자. 하늘은 곧 점자판을 내밀어주었다. 소라는 더듬더듬 점자판으로 대답을 했다.
“네, 광일엄마도요.”
“방금, 주님이 내게 말해주었단다.”
“네? 어떻게요?”
“마음의 귀로 듣거든.”
“어머, 저도 그래요.”
“알고 있단다. 반갑다. 나의 친구!”
“어머, 절 친구라 했어요?”
“그럼, 친구지~”
“전 엄마가 좋아요.”
“엄마? 그렇구나!”
“엄마 할래요. 엄마~”
“엄마가 보고 싶은 거구나.”
“네! 많이요.”
“어떡하나? 난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는데…….”
“하나님은 할 수 있어요.”
“그래, 하나님은 할 수 있으시지.”
“엄마의 음성을 들었어요.”
“들었어? 직접? 얼굴을?”
“사진으로 봤어요. 엄마의 얼굴~”
“넌 좋겠다. 난 내 엄마얼굴을 모른단다.”
“그래도 계시잖아요?”
“그래, 그렇구나. 여기 계시지.”
작은 방에서 하늘은 소녀 소라와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한편 거실에서는 하늘의 어머니와 소라의 할머니 그리고 섬목사님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늘의 어머니는 소라의 할머니의 손을 잡아주면서 말했다.
“참, 소라의 할아버지를 세상을 떠나보내시고 많이 적적 했겠구나. 벌써 여러 해가 지났네.”
“고맙네. 소라가 있어서 괜찮아! 좀 아쉽기는 해.”
“소라가 일곱 살 때였나? 사고였다지?”
“소라의 엄마를 잃고서 마음이 많이 상심해했었지. 그래도 소라를 위해 많이 사랑했어.”
하늘의 어머니와 소라의 할머니는 메모지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런 두 분의 대화를 지켜보고 계셨던 섬목사님은 화제를 바꾸려고 끼어들었다.
“광일이 아빠는 언제 옵니까?”
“네, 광일아빠는 출항한 지가 이틀이 되었어요. 아마도 이틀 지나면 올 것 같아요.”
“광일이 할아버지는 건강하시죠?”
“네, 오늘은 일찍 들어온다고 했는데,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 나이에 일 할 수 있어서 좋지요.”
“네, 그럼요. 이젠 사위도 있고 하니 힘든 일은 피해서 하더군요.”
“그래야지요. 나이도 많으신데…….”
이렇게 거실에서는 세분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작은 방에서는 하늘이와 소라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느새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여지자 거실에는 햇볕이 사라져 있었다. 바람도 잔잔해졌는지 창밖에 나무들이 고요해졌다. 잠시 후에 현관문이 열리며 광일의 할아버지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소리에 거실에 있던 세 분은 일제히 현관 쪽을 쳐다보았다.
“오! 손님이 와 계시군?”
“안녕하세요? 일찍 오시네요.”
“아니? 소라 할머니시군요!”
“네, 오늘 목사님께서 시간을 내주셨어요.”
“네,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여전하십니다. 오늘은 어떠하셨어요? 힘들지 않으셨나요?”
“좋았습니다. 이렇게 먼 길을 하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늘의 아버지와 소라의 할머니와 섬목사님이 인사하고 있을 때에 하늘의 어머니는 하늘의 아버지의 가방을 받아서 안방으로 가져갔다. 하늘의 아버지가 소파에 앉으려 하자 현관문이 열리면서 광일이가 들어왔다. 광일은 들어서면서 인사를 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어머, 광일아! 반갑구나!”
소라의 할머니가 다시 일어나 광일에게로 갔다. 그리고 광일의 어깨를 톡톡 치며 반기었다. 광일이도 소라의 할머니께 다시 인사를 했다.
“안녕하셨습니까? 소라는 잘 있지요?”
“같이 왔단다. 저기 작은 방에 광일 엄마랑 같이 있단다.”
“네!”
광일은 목사님께도 인사를 하고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광일은 책가방을 방에 놓고는 할머니와 함께 방을 나왔다. 광일의 할아버지가 광일을 옆에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광일은 할아버지 옆에 앉아 작은 방을 바라보다가 소라를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오빠 왔어!”
“안녕! 소라~ 잘 있었지?”
“응! 오빤 학교가 재미있어?”
“응, 참 넌 학교를 안 다니지?”
“응, 혼자 공부해!”
“친구가 없겠구나?”
“아냐, 있어! 교회에 친구들…….”
“아하~ 그렇구나! 교회친구.”
“오빤 교회에 다녀?”
“그럼, 엄마도 같이 가!”
“엄마도? 어떻게? 못 듣잖아~”
그때에 광일이와 소라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하늘은 점자타자기를 천천히 치고 있었다. 그러다가 소라의 말을 들은 듯이 소라 쪽을 돌아보았다. 광일 와 소라는 깜짝 놀랐다. 혹 엿들었나 하고 광일의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은 손을 내밀어 광일을 찾고 있었다. 광일은 곧 엄마의 손을 잡아주었다. 하늘은 광일의 손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두 팔로 안았다. 광일이도 엄마를 품었다. 이런 모습을 소라는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하늘은 팔을 펴서는 소라에게 오라는 듯이 위아래로 흔들었다. 소라는 금방 밝은 표정을 짓고는 하늘에게 다가갔다. 하늘은 광일이와 소라를 양팔로 끌어안았다. 그리고 한참 동안 그렇게 하고 있었다. 까딱하면 소라와 광일의 얼굴이 너무 가까이 있어서 맞닿을 뻔했었다. 다행히도 광일의 키가 소라보다는 커서 광일의 옆구리에 소라의 얼굴이 닿고 말았다. 이런 모습을 열려있는 방문으로 본 섬목사님은 소라의 할머니의 손을 탁 쳤다. 그리고 목사님은 손으로 가리켰다. 소라의 할머니와 광일의 할아버지는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광일의 할아버지는 광일의 할머니에게 손짓을 했다. 광일의 할머니는 작은 방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들 옆의 문 입구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광일이와 소라는 얼굴을 돌려 광일의 할머니를 바라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낌새를 느낀 하늘은 곧 팔을 풀어 광일이와 소라를 놓아주었다. 광일 와 소라는 하늘의 이마에 뽀뽀를 하고는 작은 방을 나왔다. 그러자 광일의 할머니가 하늘에게로 다가가 옆에 앉았다. 그리고 점자판으로 말을 했다.
“좀 어때? 괜찮니?”
“나 너무 행복했었어요.”
“그랬구나! 딸이 있었으면 하니?”
“아니! 우리 넷이 있었거든.”
“넷? 네 명이라고?”
“응, 여기에 소라의 엄마가 함께 있었어.”
“뭐라고? 애들도 알아?”
“아니, 우리 둘만 알아!”
“우리 둘이라니 너와 소라의 엄마?”
“응!”
“그래서 네가 그토록 오랫동안을 애들을 품고 있었구나?”
“소라의 엄마가 그러자고 했어!”
“소라에게 말해주어야겠다.”
“네.”
하늘의 어머니는 하늘을 한번 안아주고는 작은 방을 나왔다. 하늘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하늘의 어머니는 소라의 할머니에게 먼저 말해주었다. 소라의 할머니는 놀라면서 메모지로 말했다.
“소라의 엄마가 우릴 보고 있었군.”
“소라에게 말해줘야겠지?”
소라의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광일의 할머니는 광일 와 소라를 불렀다. 그리고는 안방으로 데리고 갔다.
“소라야! 놀라지 마~ 네 엄마가 여기에 계신단다.”
“우리 엄마가요? 어디요?”
“아까 너희가 광일엄마랑 있을 때에 소라의 엄마도 같이 있었다고 한단다.”
“광일오빠의 엄마가 그래요?”
“그렇구나!”
소라는 흥분된 맘으로 작은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하늘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흐느끼며 말했다.
“고마워요! 광일의 엄마~”
하늘은 알아들었는지 손을 뻗어 점자판을 집어서 말했다.
“소라야, 네 엄마는 여기 계셔! 네 옆에......”
“네? 내 옆에 계셔요? 불러 봐도 돼요? 엄마! 엄마! 엄마~”
그때에 누군가 소라의 어깨를 툭 치는 느낌을 소라는 느꼈다. 소라는 벌떡 일어나 주변을 이리저리 살폈다. 하늘은 소라가 무엇하는지 모른다. 단지 공기의 느낌으로 하늘은 소라가 매우 기뻐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 후에 광일이가 작은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광일은 엄마에게 점자판으로 말을 건넸다. 하늘은 광일이가 건넨 점자판으로 대답을 해주었다.
“소라가 지금 엄마와 같이 있단다.”
“네?”
광일은 소라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조용히 소라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한편 광일의 할머니와 소라의 할머니는 부엌으로 가셔서 저녁식사를 함께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광일의 할아버지는 섬목사님과 거실에 소파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모처럼 하늘의 집에 찾아온 소라의 할머니와 소라 그리고 광일의 엄마인 하늘과 광일이와 광일의 할아버지와 광일의 할머니와 섬 목사님을 포함해서 이렇게 일곱 분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즐거운 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커피와 차를 나누신 후에 소라와 소라의 할머니는 섬목사님과 함께 다시 자동차를 타고서 소라섬으로 돌아갔다. 광일은 하늘에게 바싹 붙어서는 엄마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광일의 할머니는 광일에게 툭 치고는 말했다.
“광일아! 오늘은 엄마랑 잘래?”
광일은 고등학생인데도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옆에서 바라본 광일의 할아버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징그럽게 웃으셨다. 광일은 할아버지를 쳐다보고는 눈총을 쏘았다. 광일의 할머니는 광일의 할아버지를 끌어당겨 안방으로 들어갔다. 광일은 엄마인 하늘을 모시고 건넛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광일은 손수 침대자리를 정리하고는 엄마랑 함께 침대 위에 누워서 엄마의 팔을 걷어 안고는 둘은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