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詩]
좁은 문으로 가는 길
이른 겨울아침에
집 담장 밑에
양지바른 곳에 앉아
따스한 햇볕으로
몸을 녹이는 거지에게
국밥을 주는 거기에
작은 행복 있다오.
좁은 문으로 가는 길
매서운 겨울바람에
도시 길가에서
오들오들 떨며
껌팔이 소녀에게
백 환을 주고
껌 하나 사는 손길
작은 행복이 있다오.
좁은 문으로 가는 길
텅 빈 공원의 벤치에
외로이 앉아있는
노인의 곁으로
다가가서 앉은 소년
“할아버지, 이거~”
말을 걸며 내민 눈길
작은 행복이 있다오.
좁은 문으로 가는 길
만나는 길동무에게
플라스틱 커피 컵에
구피새끼 두 마리
달팽이와 수초로 꾸민
컵 어항 하나 건네며
미소 짓는 노인의 모습
작은 행복이 있다오.
좁은 문으로 가는 길
회암사지 공원에서
엽서그림을 그려서
액자로 꾸민 꽃그림을
놀러 온 가족들에게
살며시 건네어주며
해맑아하는 한 노인
작은 행복이 있다오.
좁은 문으로 가는 길
보는 사람은 없어도
내려다보시는 아버지
양지바른 곳에 거지
도시길 껌팔이 소녀
노인 말동무하는 소년
작은 거 건네는 노인
작은 행복을 주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