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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별꽃

[창작동화 편]

by trustwons

하늘빛 별꽃


나풀나풀 하늘을 날아가는 꽃잎 하나가 바람이 살짝 밀어주니 하늘 높이 올라간다. 또다시 바람이 살짝 밀어주니 산을 넘어간다. 이렇게 꽃잎 하나가 푸르른 하늘 위를 바람을 타고 오르다 내리고 마치 하늘 춤을 추듯이 날아다닌다.

깊은 산골짝 오두막집에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소녀가 있었다. 오두막집 뒤뜰에 있는 작은 바위언덕 위에 소녀는 쪼그리고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솔개 한 마리가 하늘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놀고 있었다.

소녀가 무릎에 팔꿈치로 고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받치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하늘 꽃잎 하나가 소녀의 머리끝 앉았다. 소녀는 손 집게로 머리에 앉은 꽃잎을 집어내 살펴보았다.

소녀는 꽃잎이 소녀에게 미소를 짓는 것처럼 느꼈다. 그래서 소녀는 꽃잎을 바위아래에 묻어주었지. 그리고 소녀는 잊어버렸다.

세월이 흘러 따스한 봄날이 찾아왔다. 소녀는 지게를 메고 숲 속으로 가서는 부러진 나뭇가지들을 하나둘 모아 지게로 지고 오두막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지. 오두막집 뒤뜰에 바위언덕 밑에 하늘빛 별꽃들이 아롱아롱 피어나 있었다. 소녀는 지게를 멘 채로 별꽃들을 바라보았지. 그러자 별꽃들이 이리저리 춤을 추며 반겨주는 거야.


“어머나, 너희들이었니? 내 머리에 살짝 앉았던 꽃잎 하나가…….”


하늘빛 별꽃들은 놀랍게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처럼 보였다. 소녀는 너무 반가워 지게를 풀고는 바위언덕 아래로 달려갔지. 그러자 봄바람이 살랑 불어와 바위언덕 아래에 별꽃들의 얼굴을 만져주었지. 소녀도 재밌겠다고 생각되어 하늘빛 별꽃들의 얼굴을 손으로 사르르 만져주었단다. 그러자 별꽃들이 하나둘 떨어져서는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가 버린 것이었어. 소녀는 놀라서 손을 입에 대고는 멍하니 멀리 날아가는 별꽃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소녀는 그만 슬픈 마음에 별꽃 잎들을 하나하나 만져주면서 눈물을 똥똥 떨어드리고 있었다. 그 소녀의 눈물방울이 별꽃들에게 떨어져 스며들었지. 소녀는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드막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날 밤에 소녀는 이불도 펴지 않은 채로 이불 위에 덜렁 누워서는 팔베개하고서 창문 밖을 바라보았지. 그때에 밤하늘에서 별꽃들이 하나둘 반짝이며 소녀에게 윙크를 하는 거였어. 소녀는 놀랐지.


“뭐지? 별들이 나에게 윙크한 거야? 혹시? 별꽃들이었어!”


밤하늘에 별들이 그렇다고 하듯이 또 윙크를 보냈다. 소녀는 반가워서 벌떡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어재끼었다. 그리고 소녀는 창문에 팔을 고이고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날 소녀는 지게를 지고 나무하려고 나서다 바위언덕에 하늘빛 별꽃들이 만발하게 피어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소녀는 너무나 반갑고 기뻐서 나무하러 가는 것을 잊고는 온종일 하늘빛 별꽃들과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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