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6. 소녀는 미국을 가다

[소라 섬 소녀 이야기]

by trustwons

36. 소녀는 미국을 가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소녀의 나이가 17세가 되었다. 미국의 홈스쿨링의 마지막 단계인 9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모든 과정을 다 맞힌 소녀는 섬머 잡(Summer Job)과 문화체험 및 여행 경험을 위해 미국으로 가기로 했다. 그동안 홈스쿨링에 대한 학습능력을 증인 해준 분은 소녀의 양어머니와 교육부에 충실하게 제출한 자료였다.

소녀는 양어머니의 철두철미한 지도 준비에 의해서 모든 홈스쿨링을 잘 마칠 수가 있었다. 이제 소녀가 더 해야 할 것은 미국 사회에 대한 경험이었다. 그래서 소녀는 양어머니 엘리자와 상담을 하게 되었다. 양어머니인 엘리자가 고대했던 것은 소라리자를 미국으로 데려오는 것이었다. 소녀는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오래전에 소녀의 어머니가 할머니를 떠나 육지로 가게 된 일을 소녀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소녀는 반드시 할머니를 설득해서 함께 미국으로 가는 방향으로 양어머니와 상담을 했던 것이었다.

소녀는 아침 일찍이 해가 떠오르기 전에 해변으로 찾아갔다. 해변에 한 바위 위에 올라앉아서 소녀는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나의 하나님, 저 해가 떠오르기 전에 먼저 아버지께 기도를 합니다. 저를 이만큼 키워주신 할머니를 홀로 이 섬에 두고 미국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오늘 제가 할머니와 대화를 하기 전에 아버지께서 먼저 할머니의 마음을 움직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할머니도 예순일곱이 되셨습니다. 제가 어서 어른이 되어서 할머니를 편히 모시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으로 가서 빨리 이 세상을 배우고 할머니를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양어머니를 보내주셔서 이렇게 성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해를 바라보면서 하나님 아버지를 항상 생각하였습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심 같이 저도 하나님 앞에 거룩한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진실로 주님을 믿으며 확신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소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위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멀리 수평선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 해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점점 솟아오르는 해는 밝은 햇빛을 소녀에게 비추었다. 소녀는 마음속으로 다시 다짐을 하면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에 소녀의 귀가에 잔잔한 소리가 들려왔다.


“소녀야, 아무 염려 마라라. 내가 항상 너와 함께 하고 있단다. 너의 진실함을 믿어라.”


소녀는 그 소리를 듣자 곧 눈물을 흘렸다.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소녀는 해를 한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소녀의 얼굴에 햇빛이 가득해지더니 소녀의 온몸으로 뜨거움이 내려왔다. 소녀는 몸을 돌려 집으로 가벼운 걸음으로 돌아왔다. 아직 할머니는 일어나시지 않았다. 소녀는 할머니의 방문을 살며시 열어보고는 주무시는 할머니를 확인하고는 조용히 방문을 닫고는 조심히 부엌으로 갔다. 소녀는 가스 불을 피우고는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갈 즈음에 할머니가 부엌으로 오셨다. 소녀는 할머니를 보고는 인사를 했다.


“안녕~ 할머니, 오늘은 제가 아침식사를 준비할게요.”


할머니는 부엌 주변을 들러보고는 소녀에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할머니는 마루턱에 와 앉았다. 잠시 후에 소녀는 밥상을 들고 마루로 나와 할머니 쪽으로 밥상을 내려놓았다.


“할머니, 아침 식사해요~”


할머니는 밥상 쪽으로 돌려 앉았다. 그리고 소녀와 밥상을 바라보고는 미소를 지으셨다. 소녀도 함께 미소를 짓고는 할머니와 마주 앉아서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소녀는 커피를 가져와 할머니 곁에 앉아서 할머니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바다를 바라보았다가 마당을 바라보았다.

이미 겨울은 지나가고 여성들이 흥분한다는 4월의 봄 날씨였다. 소라 섬에는 나무들도 푸르고 땅에는 풀들이 푸르고 싱싱했다. 마당에는 언제 나왔는지 곳곳에 풀들이 자라서 꽃까지 피어냈다. 아침 바닷바람이 소녀의 마당에까지 들어와 풀꽃들로 춤을 추게 하였다.

그러나 소녀는 손에는 커피 잔을 들고 있으나 무엇인가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할머니는 소녀의 태도가 좀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슬며시 손을 내밀어 소녀의 손을 잡아 주었다. 소녀는 꿈질하더니 할머니를 바라보고는 할머니에게 몸을 기대었다. 할머니도 뭔가를 눈치챈 듯이 소녀의 어깨를 감싸며 조용히 커피를 마셨다. 소녀는 결심을 한 듯이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가 입을 열었다.


“할머니! 소라 섬이 참 좋지?”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소녀는 다시 할머니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할머니, 우리 잠시 소라 섬을 떠나 있으면 어떨까?”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멈추고는 소녀를 바라보더니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어 뭐라고 써서 소녀에게 보여주었다.


“소라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려무나. 이 할머니는 상관없단다.”

“할머니는 내가 뭘 말하려는지 알고 있었어?”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소녀는 자세를 바로 하면서 다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괜찮다는 듯이 손으로 소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소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의 방으로 들어갔다. 소녀는 책상 위에 있는 미국 양어머니와 상담하였던 내용들을 적어놓은 종이를 들고 할머니에게로 왔다. 그리고 소녀는 할머니에게 그 종이를 내밀어 보여주었다. 할머니는 소녀가 건네준 종이에 적힌 내용들을 유심히 읽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종이를 다시 소녀에게 건네었다.


“할머니, 이해했어요? 제가 할머니를 모시고 미국에 잠시 다녀오려고 생각했어요.”


할머니는 연신 고개만을 끄덕이셨다. 소녀는 할머니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귀에 대고 말했다.


“할머니! 사랑해요~내가 꼭 할머니 편하게 모실 거야~”


할머니는 웃으셨다. 그리고 할머니는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어 뭐라고 쓰고는 소녀에게 보여주었다.


“날 염려하지 않아도 돼! 너만 행복하면 된단다.”

“나도 할머니가 행복하길 바라거든~”


소녀는 할머니를 품에 안고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에 멀리서 배 한 척이 소라 섬으로 오고 있는 것을 소녀와 할머니는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에 배를 소라 섬의 부두에 정착하고는 섬 목사님이 최 집사님과 함께 소라의 집으로 오고 있었다. 소녀와 할머니는 섬 목사님과 최 집사님을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문 앞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다시 뵙습니다.”

“목사님, 무슨 일이에요?”


소녀는 목사님께 물었다. 목사님은 소녀와 할머니를 손으로 이끌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루에 앉으셨다. 소녀도 할머니도 최 집사님도 같이 마루에 앉았다. 섬 목사님은 수첩을 꺼내시면서 말씀을 하셨다.


“아마, 할머니도 아시겠지? 금소라가 이번에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렸나”

“네, 방금요,”

“오늘 아침에 미국에 계신 엘리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단다. 네가 미국에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더구나.”

“며칠 동안 마마와 상담을 했어요. 제가 미국에 있는 대학에 가려면 몇 가지 추가할 일이 있는데, 그래서 미국에 잠시 갈까 하고 생각했어요.”

“아주 잘 생각했다. 할머니도 같이 간다는 것으로 알고 있단다.”

“네, 할머니를 모시고 같이 갈려고 해요.”

“그래서 너와 할머니의 미국 비자를 만들어야 한단다. 몇 가지 준비해야 할 서류가 필요하단다. 먼저 사진과 여행 목적과 거주지에 대한 자료가 필요해요. 그리고 여권을 만들어야 한단다.”

“얼마나 걸리나요?”

“좀 걸려요. 빠르면 며칠은 걸리지, 내가 서울에 있는 미 대사관에 다녀와야 해. 우선 사진부터 찍어야겠다.”


섬 목사님은 최 집사님께 소녀와 할머니의 여권사진을 사진기로 찍게 하였다. 최 집사는 소녀와 할머니를 일으켜서는 담벼락에 세우고는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섬 목사님은 소녀와 할머니의 인적사항을 적었다. 그리고 섬 목사님은 최 집사님과 배를 타고 돌아갔다. 소녀와 할머니는 멀어져 가는 배를 향에 손을 계속 흔들어주었다.

몇 주일이 지나간 후에 섬 목사님은 소라 섬으로 찾아오셨다. 소녀와 할머니는 섬 목사님을 마루로 모시고 시원한 과일을 내놓으셨다. 섬 목사님은 그동안 서울을 몇 번 다녀왔다고 하셨다. 그리고 미국 대사관에서 소녀 금소라와 할머니의 여권을 만들어서 가져오셨다. 미국에 있는 엘리자도 많이 도왔다고 했다.

“목사님, 정말 수고가 많으셨어요. 힘드셨지요?”


소녀는 어른스럽게 목사님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전했다. 섬 목사님은 웃으시면서 소녀의 어깨를 토닥이시면서 말했다.


“힘들긴……. 이런 일은 네가 전문이지. 미국과 한국을 얼마나 오고 가면서 그런 줄 모르지?”

“참 목사님은 미국인이지요. 그러니 미국에 대해서는 잘 아시겠네요?”

“그래, 지금은 한국인이다. 주민등록증도 있어~”

“맞아요. 목사님의 이름이 특히 했어요. 뭐라더라…….”

“섬 요한!”

“네, 섬 요한……. 섬 씨가 어디 있어요?”

“여기! 나잖아~ 요한도 밧모 섬에서 마지막 선교를 하셨지. 그래서 섬 씨를 만들었지.”

“네, 전에 들었어요. 목사님도 이 섬에서 목회를 하시고 계시잖아요.”

“그럼, 의미 있지?”

“네, 좋아요.”

“이번에 너와 할머니 여권을 만들면서 비자를 만들 때에 미국에 있는 너의 양어머니가 많이 수고했단다.”


섬 목사님은 가져온 여권을 소녀와 할머니에게 보여주시면서 설명을 해주셨다.


“여기를 보면 너와 할머니는 미 대사관에서 10년 기간의 비자를 해주셨단다. 그러니 10년간 사용할 수가 있는 거란다.”


소녀와 할머니는 자기의 여권을 들여다보면서 목사님의 설명을 듣고 이해를 했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양어머니 엘리자로부터 항공권까지 해왔다. 섬 목사님은 항공권을 소녀와 할머니에게 건네주었다.


“어머, 그럼 열흘 후인데요?”

“좀 촉박하지? 어차피 갈 거면 서둘러 가는 게 좋아! 앞으로 10일 정도 남았어도 금방 지나가~ 서둘러 준비해야 할 거야.”

“네,”

“참, 그리고 양어머니가 너에게 여행가방을 사주라고 해서 내가 공항에서 멋진 걸로 사 왔단다. 맘에 들지 모르겠다.”


섬 목사님은 최 집사님에게 손짓을 했다. 최 집사님은 커다란 여행가방을 두 개나 가져왔다. 그리고 작은 개인 가방도 두 개를 추가로 가져왔다.


“어머, 이런 거가 필요해요? 멋져요!”


소녀와 할머니는 여행가방을 이리저리 만지며 당황하였다. 섬 목사님은 손수 여행가방을 열어주면서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작은 개인 가방도 열어서 보여주었다. 소녀와 할머니는 흥분되어 가방들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리고 야단이었다.


“허허, 가방이 도망가지 않아요. 그만 만지시고 여기에 무엇을 넣을지 생각을 많이 해봐요. 그럼 우린 이만 가볼게요.”


섬 목사님과 최 집사님은 배로 자매 섬으로 돌아갔다. 소녀와 할머니는 아직도 여행가방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할머니, 정말 여행 가는 기분이 들어요.”


할머니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셨다. 소녀와 할머니는 여행가방과 작은 개인 가방을 방 안으로 들여다 놓고는 저녁식사를 했다. 오늘 밤은 특별히 소녀도 할머니도 마음이 들떠 있었다. 소녀는 자기 방으로 가서는 여행 가방에 무엇을 넣고 갈까 고민을 하고 있을 때에 할머니도 여행 가방을 바라보면서 뭘 넣어 가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잠시 뭔가를 살피더니 메모지에 가져갈 것들을 하나하나 적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 소녀는 할머니의 방으로 왔다. 그리고 할머니가 뭔가를 종이에 적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자기 방으로 갔다. 소녀도 책상 위에 있는 수첩을 꺼내어 가져 갈 것들을 적기 시작을 했다. 밤이 깊었는데도 소녀와 할머니는 옷장을 열었다 가방을 열었다 하면서 열심히 가져갈 것들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그때에 소녀의 방에는 달빛이 깊숙이 비추어졌다. 소녀는 창가로 다가가 달을 바라보았다.


“너무 서둘지 말아라. 거기에도 필요한 것은 다 있을 거야.”

“응? 너였구나! 그래 너도 같이 가자~”

“나도? 나야 어딘들 못 갈까? 미국에서도 널 찾을 거야~”

“고마워! 너 없으면 난 외로울 거야~”

“이제 자야 하지 않니?”

“벌써 이렇게 됐어? 곧 밝아오겠는데…….”


소녀는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았다. 벌써 새벽 2시가 넘었다. 소녀는 베개를 들고 할머니의 방으로 갔다.


“할머니! 뭐해?”

“잠이 안 오는구나. 그래서 짐 정리해보았단다.”

할머니는 메모지에 글로 써서 소녀에게 보였다. 그리고 소녀가 베개를 들고 온 것을 보았다.


“오늘은 할머니랑 자고 싶어~”


할머니도 고개를 끄덕이셨다. 여행 가방과 여러 물건들을 머리맡에 밀어 놓고는 이불을 깔았다. 그리고 소녀와 함께 할머니는 잠자리를 했다. 소녀는 할머니의 가슴에 머리를 푹 쑤셔 넣은 채로 잠이 들었다. 할머니도 소녀를 품은 채로 잠이 들었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소녀와 할머니는 이미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하루 종일 이 짐을 쌌다 저 짐을 쌌다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행이란 처음인 소녀와 할머니는 무엇이 필요한 건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러던 날, 출발 이틀 전이었다. 자매 섬에서 섬 목사님이 염려가 되어서 소라 섬으로 찾아왔다. 소녀와 할머니는 섬 목사님이 찾아온 것도 모르고 각자 방 안에서 여행 가방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안에 계신가요?”


섬 목사님이 인사를 하자 소녀와 할머니는 후다닥 마루로 나왔다.


“어머, 목사님~ 우리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디 봅시다. 얼마나 준비를 했는지…….”


섬 목사님은 먼저 할머니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물건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할머니! 옷만 챙겨가세요. 필요한 것은 미국에 더 많아요. 혹시 엘리자에게 선물할 것이 있을까요?”

“선물?”


할머니는 속으로 말했다. 그리고 아참 하고는 후다닥 부엌으로 갔다. 섬 목사님도 할머니의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부엌을 들어다 보았다. 할머니는 그동안 만들어 놓은 해초 차가 들어 있는 병들을 챙겼다. 그리고 말린 미역과 다시마 그리고 가오리를 챙겼다. 이를 본 섬 목사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것들이면 좋겠어요. 한국의 토종이니 반응이 좋을 거예요.”


섬 목사님은 할머니와 함께 같이 들고 방 안으로 왔다. 그리고 섬 목사님은 할머니에게 잘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이해하겠다는 듯이 어렵지 않게 여행 가방에 필요한 것들을 챙겨 넣었다. 다음은 소녀의 방으로 간 섬 목사님은 소녀에게도 어떤 것들을 가져가야 하는지를 잘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소녀도 이해가 됐는지 여행 가방에 필요한 것들을 잘 챙겨 넣었다. 그리고 전자 피아노와 그림도구를 챙기려고 했다. 섬 목사님은 그런 것들은 미국에 계신 너의 어머니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혹시 미국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 노트북은 가져가야죠?”

“그래, 그것은 네가 늘 사용하는 물건이니 가져가는 게 좋겠다.”


여행 갈 준비를 다한 소녀와 할머니는 이제야 한숨을 크게 쉬게 되었다. 그리고는 할머니는 부엌으로 가서는 해초 차와 다과를 준비해 마루로 가져왔다. 마루에는 섬 목사님과 최 집사님과 소녀 그리고 할머니가 둘러앉아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할머니, 미국에 가시면 소라의 양어머니께서 잘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 사람들은 솔직한 것을 좋아한답니다. 그러니 불편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을 하셔요. 그러면 서로 오해하는 일이 없을 거예요.”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리고는 소녀에게도 섬 목사님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소녀는 이미 양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가졌으므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섬 목사님으로부터 더 듣게 되어 소녀는 더 안심이 되면서 기뻐했다. 그리고 이곳은 교회에서 잘 관리해 줄 거라고 까지 말씀해주셨다. 섬 목사님과 최 집사님이 가신 후에 소녀와 할머니는 복잡했던 생각들이 싹 가시고는 여유로움을 가지게 되었다. 모처럼 할머니는 텔레비전을 켰다. 그리고 소녀와 함께 드라마를 시청을 했다.


드디어 소녀와 할머니가 미국을 가는 날이 왔다. 아침 일찍 자매 섬에서 섬 목사님이 소라 섬에 오셨다. 소녀와 할머니는 여행가방을 끌로 방에서 나왔다. 최 집사님은 소녀와 할머니의 여행가방을 끌고 배로 갔다. 소녀와 할머니는 개인 가방을 메고 섬 목사님을 따라 배로 갔다. 모두 배에 올라타자 최 집사님은 배를 육지로 향했다. 배는 자매 섬을 지나 육지를 향해 나아갔다. 소녀와 할머니는 멀어져 가는 소라 섬을 아쉬운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배를 따라오던 갈매기들도 자매 섬을 지나자 되돌아갔다. 소녀는 되돌아가는 갈매기들에게 손별(손을 흔들며 작별)을 했다.

잠시 후에 최 집사의 배는 육지에 정착을 했다. 섬 목사님은 여행 가방 하나를 끌고 배에서 내리면서 할머니를 도와 함께 내렸다. 소녀도 여행가방을 끌고 뒤따라 내렸다. 최 집사는 배를 잘 정착시키고는 곧 따라와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에 할머니의 여행가방과 소녀의 여행가방을 짐칸에 실었다. 섬 목사님은 할머니를 이끌고 터미널 리무진 버스에 탔다. 소녀도 뒤따라 리무진 버스에 탔다. 최 집사는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하면서 소녀에게 편지를 건넸다.


“교회 중등부 친구들이 전해주라는 편지란다. 나중에 천천히 읽어봐라.”

“감사합니다. 집사님! 친구들에게 곧 소식을 보내겠다고 전해주세요.”


최 집사는 할머니와 소녀와 작별인사를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잠시 후에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는 서서히 움직이면서 출발하였다. 터미널에 있는 최 집사는 떠나가는 리무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버스 안에 있는 소녀도 할머니도 섬 목사님도 손을 흔들었다. 리무진 버스는 곧 고속도로에 진입을 하자 인천공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리무진 버스는 3시간을 달리더니 대전 휴게실에 도착했다. 섬 목사님은 소녀와 할머니를 안내하여 휴게실에서 간단한 잔치국수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돌아와 리무진 버스에 승차하자 곧 출발을 했다. 리무진 버스는 2시간 50분을 달려서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다. 소녀와 할머니는 섬 목사님을 따라서 버스에서 내렸다. 섬 목사님은 앞장서서 공항터미널 안으로 가고 소녀와 할머니도 뒤따라서 공항으로 들어갔다. 정말 공항 안에는 매우 넓고 천정이 높았다. 할머니는 두리번두리번하면서 천장도 쳐다보고 주변을 살폈다. 소녀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다른 손으로는 여행가방을 끌었다. 섬 목사님은 할머니의 여행가방을 끌고 출국 수속을 밟았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할머니의 여행가방과 소녀의 여행가방을 수화물로 붙이고는 섬 목사님은 말했다.


“할머니, 이제 비행기만 타면 됩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어디 가서 좀 쉴까요?”

“목사님, 감사합니다. 저와 할머니는 초행이라서 어떻게 할지도 모르고 걱정이 되었거든요. 목사님 덕분에 편했습니다. 할머니는 커피를 좋아하시거든요~”

“그래! 그럼 우리 카페로 갈까요?”

“네.”


섬 목사님은 소녀와 할머니를 모시고 터미널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비행기가 잘 보이는 카페로 안내하였다. 그리고 비행기를 바라볼 수 있는 자리를 골랐다. 소녀와 할머니는 창밖으로 보이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정신이 없었다. 카페의 여직원이 와서 주문을 받았다. 섬 목사님은 무엇을 먹을지 물었다. 그러나 소녀와 할머니는 창밖에 비행기를 보랴 정신이 없었다. 그때에 소녀가 말했다.


“할머니는 커피요. 전 아무 거나요.”

“그럼 커피 두 잔과 아이스크림 하나 주세요.”

“예, 커피 두 잔과 아이스크림 하나요.”


여직원은 주문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되돌아갔다. 섬 목사님은 소녀와 할머니가 창밖을 열심히 보고 있는 쪽을 함께 바라보았다. 할머니가 소녀에게 손짓을 하며 저 비행기를 타는 거냐고 했다.


“목사님, 우리 저 비행기를 타나요?”

“그럴 거야. 지금은 손님을 태우기 위해 청소를 하고 있을 걸.”

“대한항공이라 쓰여 있네요?”

“그렇지, 대한항공이 세계에서 제일 편하고 칭찬이 자자하지. 한국음식도 나와서 할머니께도 좋을 거야.”

“비행기에서 음식이 나와요?”

“그럼, 간식도 줄 걸~”

“와우~ 그래서 사람들이 자주 타는구나.”


잠시 후에 여직원이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가져왔다. 소녀는 아이스크림을 보자 좋아 어쩔 줄을 몰랐다. 육지에 사는 사람들이 먹는 것이라고만 생각한 소녀는 서둘러 아이스크림을 입에 가져다 넣었다. 사르르 녹으며 달콤한 맛에 소녀는 좋아했다. 섬 목사님은 두 사람 앞에 항공권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다.


“출국장으로 들어가면 여기 보이지? 여기 17번 게이트로 이동해서 그 앞에 대기하고 있으면 직원이 탑승할 시간에 안내를 할 거란다. 그러면 사람들을 따라 게이트로 들어가면 된다.”

“네, 17번 게이트~”


소녀는 섬 목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항공권을 살피고 있었다. 할머니는 잠잠히 바라보고만 계셨다. 소녀는 섬 목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이제 들어가야 할 것 같구나. 슬슬 일어날까?”


섬 목사님은 시간을 보시고는 소녀와 할머니를 모시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출국장으로 갔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네가 알아서 해야 할 거란다. 나는 여기까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거란다.”

“염려 마세요. 제가 인터넷으로 몇 번이나 확인하고 했어요. 잘할 수 있어요. 목사님~ 감사합니다.”


소녀는 섬 목사님을 껴안았다. 섬 목사님도 소녀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면서 소녀가 잘할 거라고 안심을 시켜주었다. 소녀는 할머니를 모시고 출국장 안으로 들어갔다. 섬 목사님은 출국장의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35. 농구 시합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