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하다는 건 생각보다 차갑더군요

[메모장 생각]

by Pabe
[그림-Pabe]

세상에는 지켜져야 하는 선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리 모두가 시간을 들여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것도 오차로 쳐야 하는 걸까요?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정확히 반대로 구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럼에도 자신들이 타당한 행동을 한다고 생각까지 가진 당혹스러운 경우들이 지천에 깔려있더군요. 쉽게는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깔끔하게 서류로 만들어내거나 데이터로 추출할 수 없는 그런 비상벨이 울리는 때가 옵니다.


'이멀젼시, 이멀젼시!'

우리는 흔히 이걸 싸함이라고 표현하고 빗나가는 경우는 0에 수렴하죠.


어릴 때에는 중재를 하는 어른들이 많았기에 그런 존재에 대해 쉽게 인지할 수 없었으나, 어른의 나이가 되면 그것이 무기가 되어버리면 모두가 합의한 정의라는 것이 무너지기도 하더라고요. 의문투성이었습니다.

문제는 처음에 상대의 태도에 머물다가 그다음에 내게로 왔다가 그리고는 정의라는 존재 그 자체에 의문을 품습니다.


어째서 정의는 정의 쪽에 있는 나를 지켜주지 않는 건지, 모두가 동의한 것에 어떤 이는 침묵으로 상황을 모면하기 바쁘고 뒤에 와서 한소리를 내고 갑니다. 나도 사실 아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한마디 하겠다는 식의 공수표를 날립니다. 그게 상사분이라면 그리고 이상한 정의를 논하는 분과 친구라면 정의는 없는 것과도 같더군요. 한순간에 단단한 벽이었던 것이 바람에 나부끼는 종이 한 장처럼 사라지고 마는 그런 것이었어요. 솔직히 몰랐습니다. 공과 사라는 것이 존재하기에, 회사에서 많이 듣던 말이기에 룰은 그곳에도 엄연히 있을 것이라고요. 계속 이 생각 구렁텅이에 빠지면 괴로운 건 나뿐입니다. 그래서 관점을 계속 옮겨서 생각해 보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 되고요.


"정의! 너는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불러도 답은 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의, 그 자체는 아무에게도 곁을 내어주지 않더라고요. 그저 모든 상황을 관망할 뿐. 그래서 그런 걸까요? 인간의 역사라는 것이 탄생했다가 바스러지고 다시 탄생하고를 반복하는 것이. 결국 붙잡고 있던 것은 허상이었나 봅니다. 혹 글의 상태가 냉소적이거나 비관적으로 보이실까요? 하지만 이런 면들이 생각보다 많은 게 뉴스에서 늘 보도되지 않던가요. 이전에는 몰랐던, 수많은 인생의 관점 하나를 이제야 발견한 것뿐입니다.


어쩌면 정의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것일 수도 있겠네요. 선한 것, 착한 것, 모두와의 약속 그런 친구들과 어우러져 있는 것이 정의라고 얼버무려버린 것이요. 어디까지나 지금의 전제일 뿐인데 전부이자 전체로 알아들어버렸으니 단단히도 착각한 것일 수도요.


어쩌면 인생에는 답이 있다는 듯이 하는 많고 많은 말들에 이것마저도 녹아낸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애를 쓰나 봅니다. 옳은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대화를 나누고 지나온 것들을 찬찬히 다시 들여다보는 행동들을 덧붙이는 이유에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죠. 어쩌면 저는 지나온 분들로부터 어마어마한 선물을 받았던 것일 수도 있겠네요. 내 아이에게, 내 손주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이 서려있던 걸까요.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이면이라는 것이 이렇게 척박하고 차가운 것이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래도 알아버렸으니 저는 제 나름의 애씀으로 좋은 것만 주려고 애써야겠지요.


그런데 생각이 언젠가 새로운 경험을 하면 또 다르게 볼 수도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제 머리가 다다른 생각이 지금은 이렇습니다. 아마 변하겠지요. 지금의 나와 또 다른 나를 맞이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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