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일을 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늘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보며 스스로 내린 결론은 상을 주는 것이었다. 거창하거나 휘황찬란한 것은 아니어도 소소하게 근교의 바람 쐐러 가듯 산책하듯 가볍게 가서 마음 가볍게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연차여행, 주말여행으로 근방 4Km 이내로 처음 선정하고 그 이후에 차츰차츰 넓혀갔다. 5Km, 9Km...... 22Km 등등.
잠깐 다녀오는 것으로 시작해서 1박 2일 코스로 변해가고 차박에서 캠핑으로, 캠핑에서 숙박으로 변했다. 오래 머물수록 스트레스 해소가 되었고 새로운 생각을 안고 돌아오길 반복했다. 바람 쐐러 가는 것도 시간 지나면서 그 바람에만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원하고 느꼈다. 한층 더 변형이 되었다. 맛집 여행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근처 맛집을 정하던지, 바람 쐬고 맛집을 가던지, 맛집 갔다가 바람 쐐러 가던지.
그렇게 맛집 여행으로 변형되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새로운 것이 생겨났다. 혼자만의 여행이 아닌 가족여행. 가족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잘한 것도 아니기에 혼자 다녀온 곳을 가족과 한 번 더 가보게 되었다. 환하게 웃는 가족들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기쁘면서 한편으론 슬픈 감정이 올라온다.
시간 내는 것이 뭐가 어렵다고 그동안 선뜻 나서서 얘기 못했을까?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오는 복잡한 심정을 안고 추억이라는 어깨에 기대어 돌아온 하루를 지새운다. 다음은 유적지 여행이다. 연차, 주말, 맛집, 가족 여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카들을 접하게 되고 어울리며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유적지 여행이었다. 여행의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했었는데 유적지는 왜 생각해내지 못했던 것일까? 유적지. 정겨우면서도 이젠 낯설게까지 느껴지는 곳이다.
요즘엔 학교 과제로 많이 나오는데 유적지 가서 인증샷 남겨오기라는 바람직한 과제가 있다. 나처럼 혹은 누군가처럼 중요한 것은 알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놓치며 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유적지를 가게 되면 설명을 천천히 읽어 내려간다. 소리는 속으로 삼키고 조용히 천천히 읽어 내려간다. 그러면서 또 느낀다.
우리나라에 내가 가보지 못한 알지 못하는 유적지가 있다는 것을 여행이 스트레스를 푸는 목적도 있지만 유적지라는 중요유산을 한번 더 느끼고 알아 갈 수 있으면 보람이 더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