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

쏜애플 노래 들으면서 읽기

by 행복한 북극여우

2022.02.26

오늘 아침 산책을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정말 당연하고도 슬프지만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사실. 나는 원래 혼자였다는 걸. 다시는, 내 삶에서 내가 누구에게 마음을 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참 많이도 했다는 걸. 잊고 있었다. 내 마음을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이에게 주는 순간 의존성이 생기고 스스로 딛고 일어설 힘이 사라진다. 내 마음만큼은 오직 나를 위해 쓰자. 나를 지키는 방법 중 하나였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온전히 내 마음을 누구에게 쏟지 말 것. 그 애가 내 삶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혼자 있는 게 당연했다. 혼자 밥을 먹고, 길을 걷고, 영화를 보고, 산책을 하고, 일기를 쓰고, 사진을 찍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편안한 내 삶. 안정적이고 흔들리지 않는 내 일상. 하지만 지금 내 일상은 무너졌다.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양치할 때도 내 옆에서 함께 있어줬던 그 사람의 흔적이 날 자꾸 아프게 한다. 항상 전화를 하며 모든 일상을 공유했던 우리이기에, 나는 아직도 방안에 혼자 있을 때면 네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인데, 네가 웃으며 나를 바라보던 모습의 따뜻한 온기만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울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우는 것조차 참으면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숨이 막혀버릴 것만 같다. 그저 이 눈물이 새벽이라 울컥하는 것이라고, 애써 생각해 본다.


곁에 있던 사람이 사라지니 다시 혼자인 삶으로 돌아왔지만, 내 뇌는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산책을 할 때마다 통화를 하며 목소리를 듣던 익숙한 내 행동을 갈구하고 있더라. 다시 내 삶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속상하다. 다시는 의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난 언제까지 이렇게 내 마음 하나 방어 못하고 이렇게 살까.


새벽 4시가 될 때면 그 애가 생각이 난다. 넌 이 시간에도 깨어 있겠지. 너도 내 생각을 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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