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대신 수육 대짜 앞에서 생일축하노래가 울려 퍼지다.
천안의 한 칼국수집에서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손수제비도 함께 파는 곳이라, 사실 나는 손수제비를 먹고 싶어 그 식당을 찾았다.
요즘은 손수제비를 만드는 식당을 찾기 어려워졌다. 직접 반죽을 밀고, 일일이 떼어 끓여야 하는 손수제비는 꽤 수고스러운 음식이다. 그런 수고가 어울리기 힘든 세상이 된 걸까.
팔팔 끓여 내온 듯 뜨끈한 손수제비 한 그릇과 수육 중짜를 앞에 두니 군침이 흐른다.
손수제비를 한술 뜨니 황태조각이 보인다.
어쩐지 국물이 녹진하더니만 그럴만했다.
종업원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을 보니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인가 보다. 음식을 내어주고 응대하는 모습이 친절했다.
우리 옆테이블에선 단골로 보이는 중년의 여성과 남성 5명이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러다 별안간 노랫소리가 들렸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뜨개모자를 쓴 여성분이 노래를 들으며 환하게 웃었다. 그분의 생일을 기념해 모두 모인 자리인 듯했다.
국내산 돼지고기로 차려진 수육 대짜를 가운데 두고 울려 퍼지는 생일 노래는 웬만한 케이크보다 더 사치스러워 보였다.
노래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났지만, 그 짧은 순간 동안 가득했던 즐거운 분위기가 오래 남았다.
그래, 꼭 케이크에 불을 켜야만 생일을 축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축하의 목소리는 어느 곳에서든 잘 어울린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