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힘을 합쳐 해낸 순간에 대한 기록
모두가 다 같이 환호하는 순간이 있다.
횡단보도에 있는 화살표를 다시 칠하는 순간을 본 적이 있다.
사실 그 화살표에 페인트가 몇 번 덧칠된 걸 본 적은 많았지만, 그것을 덧대어 칠하는 순간은 처음 보았다.
노면 표시원으로 보이는 세 명의 아저씨들이 힘을 모아서 화살표 모양으로 속을 잘라낸 커다란 종이를 이전의 화살표 그림 위에 맞추고 그 위에 페인트를 칠하였다.
그랬더니 이전 화살표 위로 새로운 화살표가 정확하고 선명하게 덧씌워졌다. 그 광경을 보고, 아저씨들은 서로에게 엄지를 치켜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순간들이 있다.
힘을 합쳐 어떠한 일을 성공시켰을 때 다 같이 환호성을 내지르는 순간들.
그 순간을 보니, 문득 내 중학교 시절의 뜀틀 시험이 떠올랐다. 워낙 체육 실기 시험 점수가 좋지 않던 나는 뜀틀 시험이 참 애가 탔다. 넘어갈 듯 넘어가지지 않아서.
항상 뜀틀 상판의 모서리를 끝까지 넘지 못하고 중간쯤 엉덩이가 털썩 주저앉았다. 다른 실기 시험은 쉽게 포기했는데, 뜀틀 시험만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포기하질 못하고 매 체육 시간 연습에 매진했다. 열심히 하는 나를 보며 친구들은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좀 더 빨리 달린 후 발판에서 힘껏 뛰어 뜀틀을 넘어야 한다던가, 손을 더 상판의 안쪽으로 짚어야 한다던가. 자신들의 노하우를 열심히 전수해주었다. 시험 점수는 나만 받는 것인데 체육 선생님보다 더 열심히 가르쳐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뜀틀을 넘었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넘고 나서 바닥에 발을 디디고 섰는데 꿈결 같았다. 얼떨떨하게 서 있는데 친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내가 드디어 뜀틀을 넘었다고. 마음이 벅찼다. 못 해내던 걸 해내서도 있었지만, 커다란 응원을 받고 모두가 축하해주던 그 순간이 사진처럼 찍혀 마음에 박혔다.
하지만 그 순간이 내게 두 번 찾아오지는 않았다. 연습 중에 딱 한 번, 운 좋게 성공한 것뿐이었다.
결국 끝까지 잘해내지 못한 뜀틀이지만, 나에게 ‘뜀틀’ 그 자체는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낸 작은 기적이었다.
친구들의 함박웃음과 함께, 그 순간은 여전히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