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만나서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괜찮게 보이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만남에 대하여.

by 내곁의바람

어제는 예전 회사 친구를 만났다. 어른들은 회사에 친구란 없다고 했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비슷한 분야의 일을 똑같은 사람들이랑 한다는 건 그만큼 공감대가 빨리 쌓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 빨리 친구가 되었다.

친구는 아직도 그 회사에 다니지만, 조만간 해외로 유학을 간다. 그래서 만났다. 당분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어서. 회사를 나오고 나선 관련된 사람들은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마음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만두기 마지막 한 달 정도는 자주 울었다.

사연있게 회사를 나왔다고 해서 사람들까지 미웠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만나는 것이 꺼려졌다. 보고싶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여기저기 얽힌 채 복잡한 마음은 모두 뒤로 하고 그 애를 만났다.

친구는 똑같았다. 그래봤자 한 두달 만에 만났으니 무언가가 많이 변할 시간은 아니었다.

날 대하는 태도도 말투도 표정도 평소와 비슷했지만,

날이 서 있는 내가 느껴졌다.

어떤 말을 해도 예전처럼 다정하게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지나가는 말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안부를 알려주었을 땐 그 사람은 원래 그런 모양이라고, 비난도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게 나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내 마음은 준비가 한발짝 늦었다. 그래서 내가 얼굴을 마주할 준비가 되었을 땐 걔가 이미 한국에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용기를 내어 나간 자리였는데, 내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밤새 잠에 들지 못하고 뒤척거렸다.

괜찮게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을 것 같았다.

이런 날엔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카카오톡을 켜서 그 사람들과 나눈 일상적인 대화를 읽어보기도 한다. 그 사람들과도 내 태도불량으로 오해가 쌓인 적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지나왔을 수많은 순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우리의 관계를 생각한다.

오해받아도 어쩔 수 없어, 지속될 관계면 지속될거야.

하는 마음이 들고 이내 잠이 들 수 있을 때까지 오래도록 그들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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