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외친 한 마디. 이건 앙금이 들었다는데?
우리 동네 마트는 매일 분주하다.
특징이 있다면, 사나흘에 한 번씩 가게 문 앞의 진열대 주인공을 새로 뽑는 것 같다.
어제는 시금치가 앞장서서 매대를 장식했다면, 오늘은 빵과 과일이었다.
지나가는 길에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에게 늘 시선을 빼앗긴다.
오늘은 뭐가 진열되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가끔 기가 막히게 색감이 예쁜 조합을 마주하면 기분이 전환되기도 했다.
전에 푸릇푸릇한 청상추와 빨간 사과, 레몬이 줄지어 나와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오늘은 내 시선을 잡아끈 것은 물건이 아니었다.
어느 중년 부부가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인 모양이었다. 남편의 손에 들린 연두색 종량제 봉투가 물건으로 가득하다.
두 분이서 잠깐 말을 주고받더니, 아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련 없이 뒤돌아서 걸어가는 그녀의 등 뒤로 남편의 다급한 표정이 보인다.
"이건 앙금이 들었다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옮기시는 듯했다.
'뭐지?' 싶어 시선을 옮겼다.
그들이 대화를 나눈 발치에 진열되어 있는 것은
'앙금 든 모닝빵' 이었다.
빵빵하게 속이 들어 맛있어 보이는, 아기 주먹만 한 모닝빵이 봉지 가득 들어있었다.
'빵이 드시고 싶으셨는데 거절당하셨구나. 흐흐'
가게로부터 서서히 멀어지는 그들의 귀여운 뒷모습에 나는 갓 구운 식빵처럼 고소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