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경험 브런치북을 마치며, 에필로그.
뉴스를 보았다.
작년 수능이 끝난 뒤, 불수능이었느니 물수능이었느니 하는 얘기였다.
불수능, 물수능이 무엇이 대수겠는가.
난이도는 그저 수험생이 느낀 대로, 각자가 정답인 것을.
재수 이야기를 풀어봐야겠다 생각한 것은 그날 밤이었다. 무엇이 정답인지 모를 그 순간에는 경험자의 이야기가 그저 도움이 되는 순간이 있었다.
1~2년 뒤가 아니라, 10년쯤 된 경험자의 말이니 그만큼 빛은 바랬겠지만.
먼지가 고스란히 쌓인 낡은 앨범을 꺼내고, 가벼운 먼지를 닦아낸 뒤 한 장씩 넘겨보는 기분으로 기억을 더듬었다.
나도 몰랐던 마음들을 깨달으며 감상에 푹 젖었다.
재수 이야기를 쓰며 공부에 관한 내용을 적지 않은 것은 나름 의도적이었다.
마음에 부는 바람에 결심이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1년 내내 노력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 재수는 의미가 있다.
한 눈 팔지 않고 무언가를 꾸준히 해나가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경험이다.
스무 살에는 그것이 더욱 값지다.
그때의 나는 공부가 힘든 것은 알았지만, 마음이 힘들 줄은 몰랐기에 그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에세이에 기재하진 않았지만, 한 달에 한번 있는 모의고사를 치고 결과가 나올 때마다 눈물이 났다. 성적이 제자리걸음이었다.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에 재수학원 담임선생님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은 날도 있었다.
그렇게 아주 우울한 것을 거둬내고도 쓴 글들이 먹먹한 빛깔이라, 이런 글을 내보내도 되는지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읽어준 분들께 감사하다.
이렇게 "재수, 나도 해도 될까요?"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