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나답게 걸어간다.

by 도현수

‘나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생각보다 이 질문은 간단하지 않다.

우리는 종종 ‘나답다’는 말마저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기대어 판단한다.

누가 봐도 잘 어울린다거나, 이상적이라고 여겨지는 방향이 곧 나다운 삶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런 걸까.

진짜 나다움은,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세상이라는 구조 속에서 부품처럼 살아가다 보면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주어진 역할에 몰입하고,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다 보면

어느 순간,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조차 잊게 된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천천히 살아간다는 건 결국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속도를 줄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나다.

바쁘게 달릴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내 감정, 내 욕구, 내 기준들이

조금씩 내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천천히 사는 건 단순히 느리게 사는 게 아니다.

내 마음의 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연습이다.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나인 채로 살아가기 위한 연습.

다시 말해, ‘나’라는 인간 자체를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삶이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바쁘게 달리는 삶 대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면서 걸어가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그 길 위에서 나는 나를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여정이라 믿는다.

이전 06화천천히 살아도 괜찮다는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