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 불안과 공허를 태우는 불꽃

by 도현수

나는 학생 시절 친구들과 지낼 때 친구들은 계속 담배를 피웠지만, 나는 2년 정도는 입에도 대지 않았었다. 몸에 해롭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작은 호기심이 지금까지 이어져 습관이 되어버렸다.

한때는 하루 두 갑을 피운 적도 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담배는 내 일상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


담배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단순히 몸을 해치는 것만이 아니다.

담배는 돈을 쓰면서도, 몸을 상하게 하면서도, 계속 습관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중독의 전형이다.

불안하거나 화가 날 때, 담배를 피우면 잠시나마 마음이 가라앉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진짜 안정이 아니라, 니코틴이 뇌의 보상 회로를 건드려 도파민을 분출시키는 착각에 가깝다.

결국 우리는 ‘불안 담배 도파민 잠깐의 해소’라는 고리를 반복하며,

담배 없이는 버티지 못하는 상태로 길러져 간다.


오랜 흡연자일수록 담배는 더 이상 의식적 선택이 아니다.

그냥 편의점에 가서 담배를 사고, 불을 붙이고, 입에 무는 자동화된 행동에 가깝다.

여기서 금연의 첫걸음은 단순하다.

무의식적인 흡연을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것. “지금 정말 필요한가?” “꼭 지금 피워야 하나?” “1시간 뒤로 미뤄도 괜찮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만으로도 담배의 횟수를 줄여갈 수 있다. (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아직 금연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 주위에는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아버지는 20년 넘게 담배를 끊으셨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전자담배나 다양한 금연 보조제가 있으니, 그것들을 단계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건 집안에서는 절대 피우지 않는 것, 그리고 습관적으로 피우던 순간에 ‘멈춤’을 주는 것이다.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노동을 끝내고, 커피를 마시고…

우리는 늘 어떤 행위 뒤에 ‘담배’를 끼워 넣는다.

이 반복되는 행위-보상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담배는 불안을 태워 없애주는 불꽃이 아니라, 새로운 불안을 만들어내는 불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불꽃을 통제할 수 있다.

흡연은 무의식이 만든 습관이지만, 금연은 의식이 만드는 자유다.

조금씩 줄여나가고, 언젠가 담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불안을 다스릴 수 있을 때,

우리 함께 진정한 자유를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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