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담배에 이어,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또 하나의 중독은 도박이다.
예전에는 카지노나 강원랜드 같은 오프라인 공간에 직접 가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도박을 할 수 있다. 청소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문턱이 낮아졌다. 그것도 하루 24시간, 끊임없이. 이 점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 아닐까.
돈이 걸려 있으면 사람은 몰두하게 된다. 그 몰두는 곧 일상에 지장을 주고, 결국에는 돈과 에너지를 쏟아붓는 파멸의 길로 이어지기 쉽다.
나도 지인들과 강원랜드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다. 슬롯머신도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바카라’라는 게임이었다. 플레이어(Player)와 뱅커(Banker) 중 누가 더 큰 숫자를 낼지 맞히는 단순한 방식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확률 게임, 실로 가위바위보와 다를 바 없는 도박이었다.
문제는, 단 몇 분 만에 돈이 오가며 승부가 난다는 점이다. 짧은 시간 안에 돈을 따게 되면, 그 짜릿함 때문에 더 쉽게 중독되어 버린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스포츠토토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어릴 적 야구 경기에 돈을 걸어본 경험이 있다. 마지막에 터진 한 방의 홈런 덕분에 3천 원이 20만 원으로 불어났다. 그 순간의 짜릿함은 아직도 기억난다. 친구들과 함께 밥을 사 먹으며 크게 웃던 장면까지 선명하다. 하지만 그 기억은 동시에, 얼마나 빠르게 도박의 쾌감에 빠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문제는 결국 집중의 방향이다. 내 돈과 시간을 들여 하루 종일 도박에만 매달린다면, 다른 일은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돈을 따면 즐거울 수 있겠지만, 확률적으로 볼 때 지속적으로 승률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남이 하는 스포츠에 돈을 걸며 시간을 흘려보내기보다, 직접 몸을 움직이며 내 삶을 가꾸는 것이 낫다. 스마트폰 속 가상의 판이 아니라, 현실 속 내 몸과 내 시간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자산이다.
도박이 아닌 삶 그 자체에 베팅하자.
우리 삶을 살찌우는 무언가에 집중할 때 진짜 자유로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