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하루를 사랑하는 방법

by 도현수

한국에서 살 때 “늘 비교 속에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는 나를 남과 비교했고, 그러다 보니 나 자신도 남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했다.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러움과 질투가 먼저였고, 그게 나를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 ‘왜 나는 저 사람 같지 못할까?’ ‘왜 나는 이렇게밖에 안 될까?’ 그런 마음이 나를 다그쳤다.

하지만 결국, 그 비교는 나를 더 나아지게 하기보다 점점 더 작아지게 만들 뿐이었다.


일본에 와서 달리기를 하는 분들이 엄청 많아서 나도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냥 달렸다. 당연히 숨이 차고 힘들었다. 그래도 하루 5km를 걷고 뛰고 했다.

그들처럼 못 뛰어도 5km는 채우려고 했다. 그렇게 땀을 빼고 나서 느끼게 된 건 내가 비교해야 하는 건 남이 아니라 어제의 나였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면, 어제보다 덜 초조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달리는 사람들을 보며 조급해지던 마음을 내려놓고, 내 속도로 걷고 뛰었다.

남들의 속도에 맞추려 애쓰지 않으려 한다. 천천히 가더라도 괜찮다.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만 잊지 않는다면.


예전에는 ‘지금 이 순간도 무언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면, 이제는 ’작은 것이라도 매일 조금씩 쌓아가자’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하루에 한 줄을 써도, 한 페이지를 읽어도, 한 걸음을 걸어도, 그건 어제보다 나아간 거라고 믿기로 했다.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도 있겠지만, 그조차도 내 안에서 쌓이고 있는 시간일 거라고 다독여본다.


흘러가는 하루를 사랑한다는 건, 완벽한 하루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설픈 하루, 불안한 하루, 여전히 조급한 하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었다.

그리고 그 하루 안에서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나를 발견하고, 작게나마 칭찬해 주는 일이었다.


천천히 가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아는 것.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작게나마 나를 믿어주고, 나의 속도를 허락해 주는 것.

그렇게 오늘도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며, 이 하루를 사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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