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에는

얼마만의 Snow Day 인지

by 더 메모리 THE MemorY

화요일이었던 어제, 눈이 펄펄 내렸다.

일요일에 싱겁게 내린 눈이 첫눈이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소복이 쌓인 눈을 보니 기분이 몽글몽글해졌다. 미국 학교는 눈이 내리면 스쿨버스가 운행이 힘들어 "Snow Day"로 학교를 쉰다. 선생님으로서 맞이하는 Snow Day 가 학생으로서 맞이했던 날보다 더 좋은 건 아마 눈을 치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학생일 때보다 더 많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기에 하루 정도 쉬어주는 건 큰 도움이 되었다.


땡스기빙 휴일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간 지 하루 만에 또다시 쉬는 게 웃기긴 하지만 그래도 푹 자고 일어나니 피부도 맨질해지고 피로가 싹 가셨다. 그러나 일어나서 마냥 쉬지 않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연체기한이 다가오는 책을 반납하러 가야 했기 때문이다. 아침 내내 사람들이 눈을 치워서 그런지 걸어 다닐 만했지만 여전히 빙판길에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걸어야 했다.


도서관에 다녀온 후 과제를 시작했다. 교생 실습을 한다고 해서 과제로부터 완전한 해방은 아니다. 포트폴리오 준비도 해야 하고 레슨 플랜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내내 커피를 마시며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저물었다. 이제 눈도 꽤 녹았고 내일은 학교에 출근할 거라는 생각에 일찍 잠에 들었다.


그리고 수요일. 오늘 추운 바람을 뚫고 출근길에 나섰다. 자동차는 눈에 여전히 파묻혀있었고 어제 내린 눈이 얼어서 치우기가 더 힘들었다. 학교에 도착하고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한 아이들이 하나 둘 교실로 들어왔다. 어제 눈사람을 만든 이야기, 썰매를 탄 이야기 등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아이들이었다.


오늘의 글쓰기 시간에는 아이들은 어제 학교를 쉬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썼다. 열중해서 글을 써 내려가는 아이들 눈에는 하얀 눈이 그리도 좋은가보다.


눈 내리는 날에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기분이 좋다. 어른들은 눈을 치우고 도로를 청소하고 다시 세상이 돌아가도록 책임을 다해야 하지만 그래도 어른들도 눈을 보면 어린아이처럼 신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