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1 미국 교실의 색다른 풍경

미국 교생실습에서 가장 놀랐던 수업 풍경

by 더 메모리 THE MemorY

미국 교생실습 첫날, 사실 나는 말 한마디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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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실습을 마친 지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간다. 이제 아이들도 오늘 겨울방학을 막 시작했겠지.

지난주 수요일, 마지막 날만 하더라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웠는데 막상 방학이 되니 걱정이 무색하게도 금방 나의 자리를 찾아 정착했다.


실습을 하면서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을 공유했던 것도 좋았지만 이제는 회고록을 한 번 작성해볼까 한다. 첫 번째 교생실습 일지를 발간하고 나니 두 번째 일지는 애매하게 8화까지 연재가 된 상태여서 끝낸 후에 회고록을 함께 더하면 풍성하게 연재를 마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회고록 첫 번째를 맞아 미국 교실의 색다른 풍경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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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생실습 첫날, 사실 나는 말 한마디 못 했다.

정말 말 그대로 입도 뻥긋 못한 채 첫날을 보냈다. 영어가 어려워서기 보다 긴장과 함께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과는 다르게 4학년 아이들은 처음 본 사람을 경계했고 (경계하는 게 맞다!) 그리고 좀처럼 마음을 주지 않았다. 지금 돌아보면 정말 하나같이 다 예쁘고 아름다운 아이인데 그때는 나도 지레 겁을 먹었다.


혹시 선생님으로서 영어가 부족한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영어를 잘 못한다고 무시하면 어떡하나,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나... 어떻게 보면 자격지심과 두려움으로 똘똘 뭉친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첫날은 망부석처럼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아침에 인사를 할 때에도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렸고 또 멘토 선생님이 수업을 이끌어가실 때에는 특히나 안절부절 무엇을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이튿날, 멘토 선생님께서 감사히도 시간을 마련해 주셔서 자기소개를 할 수 있었고 그때야 비로소 아이들이 나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왔다는 것,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트레이키즈 (좋아하는 아이가 한 명 있었다), 등등 처음에는 물론 '나'라는 사람보다는 나의 문화에 관심이 있었지만 점차 나는 무엇을 공부하는지, 어디서 사는지, 학교가 끝나고서는 무얼 하는지 질문 폭탄을 던져왔다. 그리고 나는 그제야 안심했다. '아, 나를 싫어하지는 않는구나...'


되돌아 생각해 보면 한국에 있을 적에 나는 어른들을 불편하게 생각했었다. 나를 혼내는 사람, 무서운 사람, 실수를 지적하는 사람. 어쩌면 나의 오만함일 수 있지만 그때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하는 무서운 어른들이 싫었다. 새 학기에 선생님을 처음 뵈는 순간에도 나는 항상 긴장했고 마음을 주지 않았다. 안 좋은 기억 때문인지 선생님과의 관계가 그리 편한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선생님으로서의 나는 아이들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좋은 기억으로 만들 수 있어서 감사하다. 우선 수직관계가 아닌 서로 평등한 위치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관계라는 점에서 다르다. 나는 어른이고 선생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다. 이 점은 선생님의 교권을 무시하는 문제와는 전혀 다르다. 내가 아이들을 아껴주는 만큼 아이들도 나를 아껴주고 존경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대 사람으로 누군가를 바라보고 아껴줄 때 그 마음이 관계를 더 튼튼하고 깊게 만든다.


또 다른 하나의 풍경은 알록달록 꾸며져 있는 교실이라는 거다. 한국처럼 게시판, 칠판, 책상, 교탁, 사물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선생님의 테마대로 꾸밀 수 있다는 거다. 어떤 선생님은 바다를 테마로 해양생물과 파란색을 사용해서 꾸미기도 하고 또 어떤 선생님은 만화 캐릭터를 테마로 해서 아이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내가 학생이었다면 매일 오고 싶은 교실. 그런 교실을 만드는 것이 한국의 교실풍경과는 다른 미국 교실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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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앞으로 회고록을 적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처음 가르친 수업에 대해서도, 미국의 교육 커리큘럼에 대해서도, 그리고 각종 점심시간/하교시간 재미있는 스토리까지 함께 나눌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교생실습 일지의 뒷 이야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진이 좀 그렇지만 진짜 진짜 맛있었던 칠리수프. 점심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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