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에게 미국 교생실습은 힘들어
미국 교생실습 도중,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꼈다.
.
.
.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나는 한 선생님을 만났다. 도덕을 가르치시는 선생님이었는데 선생님을 만나기 전, 나에게 도덕이라는 과목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과목이었다. 그러나 첫 도덕 수업, 지루할 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나는 눈을 반짝이며 수업에 빠져들었다.
굉장히 무뚝뚝하셨던 선생님의 첫인상은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좋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가죽재킷과 올백으로 넘긴 머리 스타일이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어때서'라는 생각이 들지만 모두 알다시피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중학교 2학년들에게는 상당히 큰 임팩트를 주지 않았나 싶다.
선생님의 목소리 톤도 그렇고 수업의 내용이 딱히 재미있었던 건 아니다. 전형적인 한국 수업 내용과 같았고 목소리도 나른한 목소리셨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질풍노도의 중학교 2학년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건 바로 선생님의 유머코드였다.
그저 수업 PPT에 효과음과 재미있는 밈(?)을 넣은 것뿐이었지만 아이들은 혼이 빠져 다음 슬라이드를 기다리며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슬라이드 사이사이에 선생님의 기가 막힌 멘트들은 학생들의 기대를 증폭시켰다.
.
.
.
지금 생각해 보니 도덕 수업이 재미있었던 건 웃긴 PPT 도 기막힌 멘트도 아니었다. 그 이유는 선생님이 도덕을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보통 누군가, 특히 영향력 있는 사람이 상품이 좋다고 광고를 하면 모두가 사게 되는 것처럼 선생님의 영향력이 학생들이 상품을 사고 싶도록 만드는 효과를 준다.
그렇기에 선생님으로서 교실 앞에 나와 수업을 가르칠 때, 나는 한 명의 세일즈맨이 된다. 수업의 콘텐츠를, 상품을, 내용을 사고 싶도록 만드는 세일즈맨. 그래서 내향인으로서 힘들었던 점은 바로 이것이었다. 막상 적극적으로 이 물건을 팔려고 하니 부끄러워진 거다.
나는 왜 부끄러워하는 걸까? 단순히 내성적인 성격 탓이라고 하기에는 걸리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왜냐하면 아무리 부끄러워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면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열과 성을 다해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건 꼭 사야 해!" 혹은 "이건 꼭 알아야 해!"와 같이 강조에 강조를 거듭해 설명한다. 그러니 내성적인 성격 탓만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내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래, 가만 생각해 보면 내가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 나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어. 어떻게 가르칠까를 생각하기에 급급했지 왜 가르치는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한 적이 없었어.'
그렇게 깨달은 한 가지. 무조건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친다기보다 우선 나부터 내 수업에 흥미를 느끼고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먼저다. 나에게 중요하고 재미있고 유용하다고 여겨야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비로소 그 내용이 더욱 분명해지고 중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