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은 건... 너도나도 마찬가지
학생으로서 학교 가는 건 너무나도 힘들다.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하고 세수하고 밥을 먹고...
교복으로 갈아입고 머리도 빗고 또 빼먹을 수 없었던(?) 화장도 한다.
뚱한 표정으로 준비를 하다가도 괜히 좋아하는 애가 생각나면 '치마도 쬐끔 올려볼까? 틴트 한 겹 더 바를까?' 혼자 기분이 몽실몽실해졌다.
학교 등교는 항상 남들보다 빨리했다. 그래야 체육복을 입고 가도 교문에서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와 만나서 미어캣처럼 이리저리 주위를 살피다 쏙 교문을 통과했다. (거의 날치기 수준이다.)
이렇게 살던 게 불과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선생님으로 등교를 한다니...
아직도 애 같은 생각을 하며 툴툴 하루를 시작하던 나였다.
선생님으로서 학교 가는 건 너무나도 힘들다.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하고 세수하고 밥을 먹고...
삐--- 여기서 잠깐! 선생님으로서의 하루는 살짝 다르다.
일어나자마자 이부자리를 정리한다. 전기장판을 끄고 나면 암흑이 찾아온다.
아직 캄캄한 새벽녘이기에 두리번두리번 방을 살피다 교복 대신 어제 꺼내놓은 슬랙스 바지와 셔츠를 꺼내 입는다. 한 발로 깡충 뛰다가 오우 넘어질 뻔했다. 중심 잡기가 왜 이리 힘든지.
옆에 자고 있는 룸메이트가 깨지 않게 까치발로 조심조심 문을 닫고 나오면 눈을 찌르는 불빛에 눈살을 찌푸린다. 더듬더듬 화장실로 기어들어간 나는 드르륵 서랍을 연다. 화장품과 각종 용품들을 꺼내고 바로 어푸어푸 세수와 양치는 기본.
나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면 딴 사람이 되어있다.
말끔한 옷차림과 향수 칙칙, 화장끼 있는 얼굴. 이 정도면 출근 가능하겠지.
그러고 나서 아침을 먹는다. 아침으로는 단백질이 풍부한 계란말이와 야채 듬뿍 샐러드. 소스가 맛있어서 먹는 샐러드니까 특별히 랜치소스를 듬뿍 뿌려준다. 어쩌면 야채보다 많을지도?
하... 이때쯤이면 또 스멀스멀 학교 가기 싫은 마음이 올라온다.
그러나 학생 때와는 다르게 날치기 교문 통과는 물론 날치기 결석도 불가능하다.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하니까...
어쩌면 선생님과 학생은 똑같은 입장이다.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같은 공간, 같은 시간, 같은 환경에서 하루를 보내니까.
학생 때에는 선생님이 부러웠다. 그리고 선생님이 되고 나니 학생이 부럽다.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는 아이러니.
그래, 어차피 부러워할 거면 지금 현재 나 자신을 부러워하자. 그럼 감사라도 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