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의 이유와 동기를 원동력 삼아 감사하다
이유는 많다.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해야 하는 이유, 못하는 이유,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우리는 많고 많은 이유를 앞세워 삶을 살아간다. 이유는 삶의 원동력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가지각색의 이유를 찾으며 나의 삶을 채워가고 있다.
나는 ‘동기부여’라는 단어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어감도 좋지 않을뿐더러 동기를 부여한다는 말이 나에게는 달갑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확실하게 나는 억지로 무언가를 해내는 걸 싫어하는 것 같다. 원래 없던 동기를 쥐어짜 내서 부여하는 느낌이 들어서 동기부여를 반갑게 생각하지 않는 걸 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동기부여를 위한 책, 동영상, 명언 등을 볼 때면 나는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꼈다. 내 삶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내 삶에 억지로 끼워 맞춘 ‘동기’라는 단어에 포함된 이유들이 낯설었기 때문일 거다. 그렇게 나는 내 삶의 원동력인 이유를 애써 무시하며 살아왔다.
간혹 드라마나 영화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을 때, 살인범의 동기를 언급하며 보도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어린 날에는 그저 보았던 장면이 크고 나니 이상함을 느끼는 장면이 되었다. 그 이유인 즉슨 ‘동기’라는 단어 살인에도 사용된다는 것이 희한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발하고 그리고 그 행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동기라는 단어가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에 다 적용된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깨달았던 것 같다.
그래서 동기라는 단어는 이유와 비슷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그리고 그 행동이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 다르기야 하겠지만 그 이면의 개념은 비슷하다. 내가 교육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파자마를 입은 소년’의 책을 감명 깊게 읽고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교육을 전공하게 된 이유를 말해야 한다면 나는 책을 감명 깊게 읽어서라고 답할 것이다. 즉, 내가 의식하고 있지 않았지만 나는 내가 그동안 불편하게 여겨왔던 동기부여를 쭉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동기부여를 불편하게 생각해 왔을까? 느낌으로 설명하자면 뭔가 인위적이고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껴지기 때문이지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나는 내 삶에 있어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게 큰 것 같다.
의욕을 가지고 파이팅을 외치며 내 앞에 놓인 일들을 향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나에게는 벅차다. 그래서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 삶을 살아왔다. 동기부여를 위한 많은 명언들을 봐도 나를 더 지치게 할 뿐 내 의욕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가끔 유튜브 숏츠나 동영상으로 동기부여 영상들을 보는 경우가 있었다. 인생에서 알게 된 10가지 교훈, 20대에 꼭 해야 하는 5가지 등이 나열된 화면을 볼 때마다 나는 오히려 의욕을 잃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꼭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은데. 왜 꼭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뤄 야만 할까. 나에게는 원동력이 되지 못하는 갖가지 명언과 말들에 나는 다소 실망했다.
시간이 흐른 뒤, 나는 내가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동기부여를 무시하며 살아왔는데 사실은 매일 나에게는 삶을 살아가는 동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내가 오늘을 살아갈 이유가 오늘을 살면 내일이 오기 때문이고 내가 힘들어도 계속해서 이번 학기를 마치게 하는 동기는 여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한 주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열심히 일하고 맛보는 주말의 편안함이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1시간 더 자고 싶은 것을 참고 운동을 가는 이유는 운동 후의 개운함 이유가 되고 유튜브를 더 보고 싶지만 과제를 하게 되는 이유는 저녁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에 나는 내 삶의 한 조각 한 조각이 모두 이유와 동기로 이루어져 있음을 미처 알지 못했다.
물론 큰 인생으로 봤을 때는 내가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와 동기가 보잘것없을지도 모른다. 큰 그림에 놓고 봤을 때는 단기적인 목표만을 가득히 세우고 살아가고 있을 뿐 장기적인 목표에는 동기를 세우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의 내 삶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하루하루를 더디지만 조금씩 내가 세운 목표를 이루어나갈 때 비로소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머나먼 미래에 내가 조금 더 편하게 살기 위해 혹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건 많이 고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눈앞에 행복을 위해 살아서는 안된다. 오늘 하루에 충실하는 것이 최선이며 최고이기 때문이다. 하루를 살아갈 이유와 동기가 충분하다면 그 이유와 동기가 결국에는 내 삶의 원동력이 될 테니까. 그렇게 나는 내 하루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테니까.
아무리 삶의 이유니 동기니 말은 해도 최종적으로는 감사밖에 없는 것 같다. 주어진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려면 감사 없이는 안되니까. 내 삶의 원동력이 되는 이유와 동기도 결국에는 감사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러하다. 내가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는 오늘이 감사하기 때문이고 내가 오늘도 운동을 가는 이유는 건강한 나의 정신력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나의 삶의 이유와 동기를 원동력 삼아 감사를 실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