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사람들과 나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도 잘하지 못할 수 있고 잘하는 일이 있어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러 번의 시도와 방황 끝에 겨우 찾은 좋아하고 잘하는 일지라도 그 일을 평생 하는 것은 더 어렵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글을 쓰며 먹고살 자신이 없고 아이들을 가르칠 때면 행복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에는 무감각하다.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고 내가 하는 일이 과연 돈을 받고 일할만한 가치가 있는가 한참 고민한다.
그래서 나는 21년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찾아 헤매고 있다. 사실 내가 이렇게 찾아 해맬동안 남들에 비해 뒤쳐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괜한 시간 낭비를 하는 걸 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그냥 아무거나 죽도록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할지도 모르고 괜히 배가 불러서, 배고파본 적이 없는 철부지라서 그래서 그런 거라며 한심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내 평생에 내가 아끼고 사랑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내 삶의 꿈이자 목표다.
빛나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크나 큰 부러움을 느낀다. 나도 저렇게 빛나고 싶다. 나도 저렇게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고 그래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는 막연히 그저 그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나는 그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부럽다. 그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부럽다. 그 사람들의 성실함이, 책임감이, 한계를 뛰어넘은 그 자세가 부럽다.
아마 그래서 그들이 빛나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막연히 그들이 가진 재산과 명예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기까지의 노력과 자세가 부러운 것이다. 그들을 빛나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환호와 재산이 아닌 그들의 성실함과 성장이니까.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은 그들은 빛난다.
가끔 아주 가끔 나는 내가 한심할 때가 있다. 묵묵히 해내다가도 이까짓 일에 힘들어하는 나 자신이 한심하고 그러다 쉬는 날이 오면 늘어지고 퍼지는 나 자신이 못나게만 보인다. 이렇게까지 삶을 살아야 하는 내 처지에 한숨을 쉬다가도 나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삶에 감사하지 않는 내가 이기적이게 느껴졌다. 더 나를 몰아붙이고 한계를 뛰어넘게 하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달려가지만 그 끝에 뭐가 있을지 모르는 막연함과 막막함에 또 금세 열정을 잃고 넘어진다. 나는 그래서 빛나는 사람들을 보기가 두렵다. 내가 더 한심하게 느껴지니까. 내가 더 못나기만 하니까. 그들이 너무 부러워 질투가 나니까. 그래서 나는 빛나는 사람들을 선망하면서도 나 자신은 마주하지 않고 도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