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한 사람이고 싶다. 나의 역할과 임무가 누구나 대신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내가 아니어도 괜찮은' 것보다 '나여야만 하는' 것에 더 열정과 애정이 쏟아지기 마련이니까. 누구든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고 싶지, 언제든 바꿔 끼울 수 있는 존재이고 싶진 않을 것이다. 사이먼 시넥의 신간 <인피니트 게임>은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알려준다.
책의 서두에서는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의 개념과 특징을 설명하는데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유한 게임: 참여자 공개 / 규칙 존재 / 한쪽의 목적 달성시 게임 종료 / 시작-중간-끝 존재
- 무한 게임: 참여자 비공개 / 규칙 없음 / 결승선 없음(종료X) / 시작-중간-끝 정해져 있지 않음
저자는 비즈니스는 무한 게임이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가 중요한 유한 게임이 아닌 무한 게임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모두를 가슴 설레게 할 '대의명분'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쟁사들보다 더 뛰어나서 업계에서 1등을 하는 것이 아닌 세상에 줄 수 있는 가치를 더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은 무한 게임이므로 대의명분을 최우선시하라", 책에서 주는 많은 교훈들 중에 이 메시지가 가장 와닿았다. 인생의 슬럼프라고 여겼던 시절, 삶은 전쟁터이고 수많은 병사들이 있는데 나는 중요한 작전에 투입되는 병력이 아니라 누가 맡든 할 수 있는 일반 병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유일하다고 수많은 매체들이 말해준다지만 현실적에서는 어떤 분야에서든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많았기에 내가 설 자리를 찾으며 위축됐다. 그때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내가 했던 것은 '나를 제대로 알기'였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데 나도 나를 잘 모르는 것 같아 가치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되고 싶은 모습 등을 노트 한 페이지 빼곡히 마인드맵을 그려보았다.
몇 시간 고민하고 그려 나가다 보니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가치가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렇다면 '세상에 행복을 더해주는 사람이 되자,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순 없으니 적어도 내 주변 사람은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자'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나의 사명을 '나를 만난 모든 사람들이 전보다 더 행복해지는 것'으로 정했고 이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다 보니 슬럼프가 극복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나의 사고방식이 유한 게임에서 무한 게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남들과 비교하며 나의 존재 이유를 찾았지만 지금은 비교대상 없이 그저 나를 만난 사람들을 전보다 더 행복하게 하는 것에 존재 이유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것도, '가장 큰' 행복을 주겠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굳건히 지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명 안에서 나의 역할은 '나'를 만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나를 대체할 수 없다. 또한 이 사명을 지켜나가는 것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이 되고 그 영향이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도 작게나마 경험하고 있다. 나는 나의 삶이라는 무한 게임에서 성공하고 있다.
유한 게임의 사고방식으로는 지금 시대의 기술 발전이 나의 역할을 점점 축소시키고 다른 것으로 대체시킨다는 걱정과 고민을 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다행히 삶은 무한 게임이다. 이 사실을 인지하며 사고방식을 전환하고,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할 대의명분'을 우선시한다면 누구나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것이다. 유한 게임에서는 평범 혹은 그 이하인 사람이 감히 무한 게임 안에서 함께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자고 손 내밀고 싶다.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소리가 많아지길!
* 언급된 책 <인피니트 게임>은 드로우앤드류 서포터즈 그린이 1기 활동을 위해 무상으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