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창업을 준비하던 시절,
누구나 이렇게 말한다.
“동업자는 꼭 있어야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혼자서는 버티기 어렵고,
혼자서는 보지 못하는 것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떤 관계로 시작하느냐였다.
창업자와 동업자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특히 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정말 많았다.
나는 처음부터
대표 역할은 내가 맡고,
공동창업자는 COO나 CTO에 가까운 역할을 하되
지분은 50대50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주변에서는
투자자들이 싫어하는 구조라고 했다.
한국에서 창업하면
대표에게 더 많은 지분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게 정의했다.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하는 방향이라면
그건 애초에 맞지 않는 방향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먼저 상대방을 설득해야 했다.
자료를 준비하고,
논리를 세우고,
왜 이게 필요한지 설명했다.
그 과정이
아주 강력한 크로스 체크가 됐다.
50대50 구조의 가장 큰 장점은
책임감이다.
누군가가 덜 할 수가 없다.
“상대방도 나만큼 책임을 지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내가 힘든 날에는
상대방이 한 발 더 나서고,
상대방이 지칠 때는
내가 방향을 붙잡는다.
결정을 혼자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이다.
공동창업자는
능력만큼이나
환경이 비슷한 사람이 좋다고 생각한다.
가진 자산의 규모,
가족 구성,
삶의 우선순위.
이런 것들이 비슷해야
회사가 가야 할 때와
잠시 멈춰야 할 때,
조금 쉬어야 할 때
비슷한 호흡을 가질 수 있다.
지금도
공동창업자는 전시회에 나가
영업 활동을 하고 있고,
나는 회사에 남아
내부의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
여섯 명이라는
아주 작은 조직에서도
두 명의 창업자는
각자 해야 할 일이 많다.
이때
공동창업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동업자는
단순히 일을 나누는 사람이 아니다.
같은 방향을
같은 무게로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동업자를 고를 때
“함께 성공할 수 있는가”보다
“함께 흔들릴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했다.
50대50은
완벽한 구조는 아니다.
모든 회사에 맞는 정답도 아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이 구조가
속도보다 방향을,
독단보다 설득을,
혼자보다 함께를 선택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선택 덕분에
지금도 우리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