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를 하지 않는 선택

by Bosu Jeong

요즘은

동기부여의 시대인 것 같다.


어디를 보나

의욕을 끌어올리는 말들이 넘친다.

가만히 있으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할 것 같고,

멈추면 안 될 것 같은 압박.


회사에서도

비슷한 장면들을 자주 본다.


평소에는 잘하던 직원이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많아지고,

집중을 못 하고,

스스로를 자책한다.


늘 그런 건 아니다.

특정한 상황,

특정한 시기에만

그런 상태에 빠진다.


그럴 때

나는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다.


다그치지도 않고,

용기를 북돋우지도 않고,

“괜찮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냥

내버려 둔다.


처음엔

이게 맞는 방법인지

나도 확신이 없었다.


리더라면

뭔가 말해줘야 할 것 같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 같고,

동기부여를 해줘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경험상

그럴수록

상대는 더 움츠러들 때가 많았다.


이상한 길로 가고 있다는 걸

본인도 안다.

그런데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


그때 필요한 건

말이 아니라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묵묵히 기다린다.


부정적인 반응만 하지 않으면

대부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방황은

게으름과 다르다.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고,

자기 기준이 흔들리는 시기다.


이때

억지로 끌어올린 동기는

오히려 오래가지 않는다.


하지만

기다림 속에서 돌아온 동기는

의외로 단단하다.


작은 조직을 운영하면서

나는 점점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좋은 조직은

항상 의욕적인 사람들로 채워진 곳이 아니라,

잠시 의욕을 잃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


그래서 우리는

동기부여를

항상 해야 할 일로

여기지 않는다.


대신

기다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방황해도

자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

돌아오면

다시 함께 갈 수 있다는 확신.


요즘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게 만드는 시대에는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기부여보다

신뢰가 먼저인 조직.


나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아이가 아플 때, 자리를 비워도 되는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