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게 앞서는 법
인생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참으로 적절한 비유다.
인생은 짧은 전력이 아니라, 길고 긴 여정이니까.
마라톤을 보면 늘 페이스메이커가 있다.
선두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사람들.
앞에서 속도를 만들어주고, 뒤에 있는 그룹을 끌어준다.
조금 앞서 있지만, 가장 힘든 자리에 서 있다.
인생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항상 앞서 있고, 늘 책임을 지고, 늘 먼저 판단해야 하는 사람들.
멋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꽤 고단한 자리다.
그래서 나는 요즘
‘한 발 앞선 인생’보다는
‘반보 앞선 인생’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에서의 반보는
생각보다 우리를 편하게 해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은 조금이라도 앞선 사람에게 기회가 더 많이 온다.
회사에서도 그렇고, 삶에서도 그렇다.
조금 더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리고,
조금 더 능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실제 능력의 차이보다 훨씬 큰 보상이 주어진다.
냉정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끝없이 앞서가며 바람을 맞을 것인지,
아니면 너무 뒤처져 기회를 놓칠 것인지.
그래서 반보가 좋다.
반보는
기회를 잡을 만큼은 앞서 있고,
사람을 잃지 않을 만큼은 가깝다.
외롭지 않으면서도
성취를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리다.
함께 가면서도,
조금은 앞에 서 있을 수 있는 위치.
손을 잡고 걸으면서도
다음 풍경을 먼저 볼 수 있는 자리.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힘들어하면서도 앞으로 가고 싶은 이유는
엄청난 성공이 아니라,
이 반보를 얻기 위함이 아닐까.
너무 앞서지도 말고,
그렇다고 멈춰 서지도 말고.
한 발 말고, 반보.
그 정도의 속도가
인생을 오래, 그리고 덜 외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