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마시는 봄

(보이되, 닿지 않는)

by kerri


<눈으로 마시는 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거리마다
눈이 부시고
하늘이 환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 향이 없었다

손에 잡히지 않는
이 봄의 정체는
그저 눈으로만
삼켜야 하는 것이었나 보다

숨을 들이쉬면
기억은 피어나지만
향은 없고

손을 뻗으면
꽃잎은 날아가고

이토록 예쁘면서
이토록 닿을 수 없는 것들

우리네 삶도
벚꽃을 닮아 있다.

나는 오늘
봄을
눈으로 마셨다

조용히,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