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에서의 3박 4일, 천국과 지옥 사이

17,268km의 거리가 마치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 느껴지던 날

by 로지안

우유니에서의 3박 4일은 빠른 듯, 또 느리게 흘렀다.
소금사막 투어를 제외하면 그다지 볼 것이 없는 시골 마을이지만,

그렇다고 “볼 게 없다”라고 말하기엔 양심이

찔릴 정도로 우유니 소금사막은 강렬했다.


볼리비아 여행 전체를 넘어,

중남미 여정 중에서도 가장 깊게 마음에

박힌 장소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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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니 시내는 마음만 먹으면 30분 만에 다 둘러볼 만큼 작다.

그중에서도 여행자들의 성지가 된 한 카페가 있는데,

와이파이도 잘 터지고 세련된 감성이 있어서

한국인 여행자들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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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주인의 넉살도 좋아

“여긴 장사가 안될 수가 없겠다” 싶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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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주변을 한 바퀴 돌다가 눈에 들어온 장면이 있었다.

누가 봐도 한국인처럼 보이는 여행자가

길거리 살테냐를 너무나 맛있게 먹고 있는 것.

살테냐는 감자,야채등을 넣고 튀긴 볼리비아 전통음식

마침 그날 밤은 야간 버스를 타야 했기에

“그래, 점심은 이거다!” 하고

여행 첫 길거리 음식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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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의 주 원인이었던 길거리 살테냐




하지만 그 선택은 대실패였다.

튀긴 음식이니 괜찮겠지 했던 건 큰 착각.



먹은 지 얼마쯤 지났을까,

생전 처음 겪는 복통과 식은땀,

30초 간격으로 화장실을 오가는 눈물겨운 전쟁이 시작됐다.

버스는커녕, 우유니에서 꼼짝없이 앓아눕게 생긴 상황.

눈앞이 하얘지고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이었다.


숙소 주인과는 영어가 통하지도 않았기에 공포가 밀려왔다.
그 순간,

한국과의 거리 17,000km가 너무도 크게 느껴졌다.

마치 지구 반대편, 다른 행성에 떨어져 있는 듯한 고립감.


몇 시간을 그렇게 버티다 거의 포기할 즈음,

기적처럼 정신이 조금씩 돌아왔다.

버스 출발 20분 전.

숙소 주인이 택시를 불러 주었고,

결국 믿기 힘들 정도로 겨우 야간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수크레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탄 순간,

하나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 내 남미 여정…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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