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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토피 itopy Apr 06. 2022

피부 수난 시대

참을 수 없는 유혹, 가려움



면역 시스템은 신체 어느 부위건 공격할 수 있으며 때론 완벽하게 망가트릴 수도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면역체계가 피부 세포를  공격하면서 주로 비만세포(mast cell)에서 분비되는 ‘히스타민’이라는 화학 물질 때문에 발생된다.



비만세포에는 IgE  항체가 붙을 수 있는 표면 인자가 있어서 외부에서 항원(알레르겐)이 침입했을 때 IgE 항체가 붙은 비만세포와 결합된다. 활성화된  비만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인 히스타민과 염증을 유발하는 인자들을 외부로 분비시킴으로써 알레르기를 유발하게 된다.



히스타민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범이라 나쁘게만 생각할 수 있지만 히스타민은 신체가 외부 자극에 빠르게 방어하기 위해 분비하는  유기물질로 우리 몸의 면역작용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다. 다만 히스타민의 양이 지나치게 많을 때 염증이 악화되면서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진다.



면역체계가 피부의 비만세포를 공격하면 혈액 내 히스타민 양이 증가하면서 피부 염증이 발생된다. 염증이 발생되면 피부층에 과잉 열이  발생되고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서 피부가 빠르게 건조해지기 시작한다. 이때 외부의 물리적, 화학적 자극에 쉽게 반응하게 되는데 피부  마찰이나 화학성분 등에도 쉽게 반응하며 견딜 수 없이 가렵게 된다.





가려워서 긁게 되면 시원함 대신 뇌는 통증에 대한 신호를 감지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을 분비하게 되는데  세로토닌이 뇌에 가려움증을 전달하는 뉴런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더 가렵게 된다. 긁으면 긁을수록 세로토닌이 더 많이 분비되고  세로토닌의 양이 증가할수록 가려움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아이가 정신없이 긁고 있는 광경을 목격한다면 화가 나고 걱정도 될 것이다. 하지만 빨리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이를 꼭 안아주시길 부탁드린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받는 정서적 안정감의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우리 모두 어렸을 적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 것 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극심한 가려움증을 어떻게 할까?



첫 번째로 가려움 진정을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식염수 습포'다. 생리 식염수는 염화나트륨 농도를 우리 몸의 체액 농도와 같은 0.9%로 맞추어 제조한 용액으로 우리 몸에서 삼투압 변화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몸에 직접 투여해도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필요한 준비물은 멸균거즈와 생리 식염수(렌즈 세척용 X)면 된다. 멸균거즈에 미지근한 충분히 적셔 건조한 부위에 5-10분 정도 올려놓으면 된다. 발진, 상처가 있는 경우는 멸균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면 된다.



일반 생리 식염수는 보존료가 들어있고 개봉 후 일주일까지 보관할 수 있으며 멸균 생리식염수는 개봉 후 1일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발진 부위가 넓지 않다면 1회용 멸균 생리식염수 사용을 추천한다. 휴대가 편하고 적은 양으로 사용할 수 있고  세균 증식을 막을 수 있어 관리가 편한 장점이 있다.



식염수 습포는 피부 염증 진정과 건조한 피부의 수분 보충에 효과가 있으며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어떤 엄마들은 더 강력한 진정효과를 위해 차가운 식염수로 습포를 하기도 하는데 온도가 너무 낮으면 피부에 자극이 되므로 실온 정도의 식염수로 습포 하기를 추천한다.  



나도 첫째 아토피 케어 때 식염수 습포를 많이 해줬는데 발진 때문에 발갛게 성이 난 피부도 습포를 하고 나면 열감이 진정되고 아이도 편안해했다. 좀 커서는 움직이는 통에 오래 붙여놓지는 못했지만 짧게 1분씩이라도 자주 해주려 노력했다.



거즈를 얇게 해서 식염수를 흠뻑 적시면 피부에 찰싹 달라붙기 때문에 얼굴에 붙여놓고 인형 놀이나 재밌는 영상을 보여주는 걸로 관심을 돌려서 습포를 했었다.

정 안될 때는 다이소에서 구입한 작은 스프레이통에 멸균 생리 식염수를 넣어서 발진 부위에 수시로 뿌려준 후 촉촉한 느낌이 들면 보습제를 발라주는 식으로 행했다.



그다음으로 즉각적인 증상 완화를 위한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 사용이다. 가장 효과적인 대증요법으로 아토피 치료를 위해 모든 병원에서 보편적으로 처방되고 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 질환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염증 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고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 수용체를 차단해 알레르기 증상을 막는데 사용된다.



영유아 아토피 피부염에서 보통 스테로이드는 외용제 타입으로 염증 부위에 직접 바르고 항히스타민제는 액상형으로 복용한다. 발진 부위가 전신으로 번진다던지 피부 염증이 걷잡을 수 없이 심해지면 경구형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기도 하는데 외용제보다 효과가 훨씬 강력하지만 갑자기 복용을 중단할 경우 리바운딩 현상이 크게 오기도 한다. 이 두 가지 약물에 대해선 이야깃거리가 많기 때문에 다음 글에서 각자 자세히 설명하겠다.





세 번째로는 보습제 사용이다. 아토피 보습제를 병원에서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는데 실비보험이 적용된다. 피지오겔, 아토베리어, 이지듀 MD크림 등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일 텐데 이들 보습제 성분을 보면 공통적으로 '세라마이드'를 함유하고 있다.



혈중 히스타민 농도가 높아지면 피부 염증이 발생되고 피부 장벽이 손상되기 시작한다. 피부 장벽은 우리 몸의 가장 바깥층에 위치하며  각질층과 지질로 구성되는데 그중 지질의 45%를 차지하는 성분이 '바로 '세라마이드' 다.



보습제 속 세라마이드 성분이 피부 장벽 기능을 개선시켜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덜 일으키도록 도와준다. 또한 히알루론산이나 글리세린도 보습 작용으로 피부 건조를 막아주는 좋은 성분이다.



쉽게 건조해지거나 자극에 약한 피부를 가졌다면 피부 장벽 개선 효과가 있는 보습제를 쓰길 추천한다. 나는 지금도 십수 년째 아이들과 같은 보습제를 사용하고 있는데(참고로 필자의 나이는 40대이다) 괜찮은 피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유산균과 항산화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도 꾸준히 먹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물 마시기다. 앞서 말한 세 가지가 피부에 직접 작용하는 방법이었다면 물 마시기는 몸 안에서부터 밖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다.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주면 체내 수분량이 높아지면서 혈중 히스타민 수치를 낮춰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소화를 촉진시키고 대사 작용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기는 처음부터 자주 물을 마시는 습관을 기르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씩 입을 적시는 수준으로 마실 수 있도록 하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물을 자꾸 뱉는 아기들은 작은 물약병이나 스포이드를 이용해 먹이면 좀 더 쉽게 적응시킬 수 있다.(이건 실패 없는 꿀팁이다.)



이번 글에알레르기 피부 관리에 대한 핵심과 소소한 팁을 알려드렸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매일 생활 속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쌓아 아토피에서 조금씩 멀어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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