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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양 Apr 03. 2024

2. 인천은 나의 자존심

우리는 '이래서' 강합니다.

내일 24.4.3 (수) 인천과 광주FC의 5라운드 경기가 있습니다.

시즌초라는 점, 또 광주 원정이라는 점에서 작년에 인천 팬들이라면 잊지 못할 경기가 있습니다.

그 끔찍한(?) 추억을 다시 꺼내 봅니다.

그 끔찍했던 일은 뭐였는지 또  어떻게 이겨는지 알아봅시다!


저는 앞에서도 여러 번 말했다시피 전라북도 전주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홈경기보단 원정 경기가 훨씬 가까울 때가 많아요.

당연히 전북 현대가 제일 가깝고, 전라도인 광주가 참 가깝습니다.

아무래도 거리가 가까우니 마음도 가볍고, 기분이 괜스레 좋아집니다.


기대가 되었던 홈 개막전! (2라운드 VS 대전 3:3 무)

그 사이에 큰 기대를 가지고 온 제르소의 골로 승리! (3라운드 VS 제주 1:0 승)

첫 아시아챔피언스 리그를 준비하며 역대급 스쿼드로 기대를 잔뜩 받은 인천!


그리고 상대는 아~주 열악하고 이제 갓 2부에서 올라온 광주FC.

(사실 인천이 이런 말 하는 것이 아이러니다) (하지만 광주는 진짜 열악했어요)

하지만 이때는 몰랐다. 이 팀이 K리그를 뒤흔들 돌풍의 팀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돌풍의 시작을 우리와 함께 할 줄은...


저는 일단 돈 걸고 경기 보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일단은 승리와 조금의 돈이 더 생기면 기분이 더욱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그리고 내 돈 5천 원이라도 들어가면 어떤 팀이든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어서 좋아요.히히


조금 이상하지만 어쩌면 저의 진심은 어쩌면 토토에서부터 시작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 경기의 승리를 확신하며 무려 '5만 원'이라는 거액을 인천 승에 걸었습니다.  

우리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팀이야! 어디서 2부 승강팀이!

 그렇게 경기가 시작하고... 기억을 잃었습니다...

경기는 참사와 같았습니다.

0 대 5으로 졌으며 심지어 상대편 아사니 선수는 해트트릭을 기록했으며, 한번 있었던 페널티킥 기회도 날리는 모든 방면에서 굴욕적인 패배였습니다.


그때를 기억하면 처음 듣는 이 응원가만 남는 것 같아요.


쓰러질지언정 무릎 꿇지 않으리 다시 일어서서 끝까지 싸워서 승리하리

https://youtu.be/-49t_SztMXk?si=u_YofHUp6GpZxJHl

'쓰~~~~~~~러~~~질지언정~' 이렇게 쓰러질 것 같다 일어나는 기분으로 불러야 됩니다.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내쉬면서 가슴속 깊은 곳에서 올리듯 불러야 합니다.

한숨과 심호흡의 중간 어딘가에 만나는 메커니즘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경기 내용이 너무 처참해서 내가 뭐라고 하면 선수들이 다칠 것 같아서, 그렇게 차마 화도 못 낼 때 부르는 응원가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부르고 쉬~ 내뱉으면... 희한하게 마음이 좀 풀립니다.

그러면 다시 박수 치고, 선수를 격려할 수 있는 힘이 조금은 납니다.


그렇게 인천의 서포터즈들은 항상 위기있는 팀을 지치지 않고 지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았어요.


비슷한 시기 K리그의 명문이라는 팀 수원삼성과 전북현대는 부진한 성적으로 감독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버스막기'시위가 한창이었다.


0대5으로 진 다음 홈경기, 우리도 버스 앞에 섰다.


다만 다른 것이 있었다면 우리는 선수에게 더 큰 응원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버스를 막기보단 맞이했다.


가장 멋진 순간이 중 하나였다. 내 인생의 낭만의 한 조각을 찾은 기분이었다.

 https://youtu.be/XFpiREWZWn4?si=_VQqYo5bIVxt5KAu&t=141

무조건적인 지지.

대가 없는 사랑.

너가 못해도 돼!

우리를 위해 열심히 뛰어 준다면 우리는 너를 항상 지지할 거야!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0대5으로 진 이후 인천팬들은 더 큰 응원을 보냈고, 이것은 나의 취향을 저격했다.

조금 천박하지만 혼잣말로 이렇게 말했던 거 같다. 'X발 진짜 X나 멋있다'

나도 그렇게 완전히 인천팬이 되었다.


이렇게 훈훈하게 끝나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인천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렇게 완전인천팬이 되었던 그날!

6라운드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인천은 차치해두고라도 축구 자체가 싫어질 뻔했어요.


인천은 전 경기 큰 점수차 패배 때문에

대구는 부상자의 공백 때문에


이기는 것보다는 지지 않는 것을 택했어요.

그렇게 공격이 오가지 않으니 결과를 떠나서 너무 재미 없는 경기였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실망스러운 경기력> 인천팬의 응원 > 하지만 또 다시 무너지는 경기력의 반복이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zbcN1iL_trA?si=T1LoF3WMkeUqtxAs

눈물도 흘렸습니다...


이 후 몇몇 팬들의 인내심이 한계가 들어났 것 같았어요.


그리고 팬이 할 수 있는 항의를 넘어 물병이 피치에 투척이 된 것.


분위기는 참담했고, 팬들은 팬들끼리 분열했습니다.

안좋은 상황에서 여려 의견이 나오니 좋은 얘기가 나올리가 없었습니다.

특히나 팬커뮤니티와 현장팀이 대립이 심각해 졌습니다.

이 대립이 아직도 유효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는 둘 다 우리에게 필요한 팬들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방식으로 애정을 전달하는 팀커뮤니티.

경기장에서 분위기를 만들고 큰 소리를 응원하는 것은 현장팀.

각각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팀의 영광을 위해 화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저는 선수와 감독, 코치를 질타하는 팬들도 제 성향과 완전히 반대되지만

꼭 필요한 목소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지 중용이 중요한 것 같아요.


현기증이 나는 듯 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인천팬을 또 돌파구를 찾아냅니다. 그 방법은 바로...

선수들이 생활하는 클럽하우스

쫓아가서 응원하기! 만만치 않은 인천팬이다

인천팬은 선수들과 감독, 코치들이 잘 보이는 곳에 응원의 메세지를 현수막으로 제작해 걸어 두었습니다.


저는 나중에서야 이 사실을 알고 찾아갔어요.

메세지 하나 하나 읽어 내리는데 너무나도 감동이었습니다.


우리는 '조버지' 부릅니다

실제로 저 뿐만 아니라 인천의 감독님인 조성환 감독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머리가 쭈뼛 서고 소름이 돋는다. 감명 깊었고 많은 힘이 되었다'라고 그때를 회상했습니다.


누구에겐 의미 없는 짓으로 보일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그 마음이 전달되어 감동이었던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강합니다!

우리는 '언제든 다시 응원할 수 있어서' 강합니다!


시즌초 우여곡절이 많았던 2023 인천! 과연 어수선한 분위기를 듣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항상 뜨겁게 응원합니다!

박태양 (1990,남)

인천 출신

전주 거주

영화연출 전공

가끔 제 영화도 연출하고,

평소에는 영상 프리랜서

유튜브 '박태양_VLOG'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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