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너의 이름을 닮은 꽃을 보았어
아름다운 보랏빛과 너와 닮은 푸른 기가 도는 꽃이었어
그 꽃은 한동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었고
좋아하는 꽃을 물으면
그 꽃의 이름을 당차게 외쳤어
그 꽃을 볼 때마다
너의 이름을 부르듯 반갑게 읊었어
나는 너무 여려서 만져보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던 꽃이었는데
어느 날은 꽃 한줄기가 꺾여있더라
그 줄기를 가져와 사물함에 있는 두꺼운 책 사이에 끼워 말렸어
졸업할 때 챙기려고 찾아보니 안 보이더라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조차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