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살아 있을까?
지난여름 아파트 뒤편 주차장에 걸음이 불편한 아기 고양이가 어미를 따라가고 있었다.
야옹하는 그 울음은 칭얼대는 것만 같고 걸음걸이는 기우뚱하며 휘청이는 모습이다. 유심히 보니 수척하고 눈이 먼 아기 고양이었다.
어미와 떨어질 새라 야옹야옹 아픈 소리를 내며 쫓아가는 모습은 영양상태가 안 좋은 것이 분명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어미는 경계하며 새끼를 인도해 조금씩 도망가고 난 애처로운 마음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 구원자도 전혀 없고 누구의 조력을 받을 수 없는 저 둘은 어디서 어떻게 지낼까? 먹을 것은 구하는 지, 비가 오면 어디에서 피할 지, 겨울이 오면 어떻게 지낼 지 걱정이 되었다.
아기 고양이는 왜 눈이 멀었을까?
외형으로 볼 때 사고는 아닌 듯 했고 질병으로 저렇게 된 것 같았다. 영양결핍이나 감염병이 원인 일 수 있다.
그리고 저 아기는 의지와 상관없이 왜 태어나서 저런 모습으로 고생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양이는 보통 네댓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이 녀석의 형제들은 모두 어미 곁을 떠나 독립했을 것이다. 눈먼 이 녀석만 떠나지 못하고 또한 어미가 보내지도 않았음이 틀림없다. 오로지 어미밖에 모르는 자식과 어미라는 위대한 존재이다.
병원 생각이 났지만 현실적으로 치료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랴?
동물병원 치료비가 오죽 비싼가? 보험도 없으니 이 녀석의 개안수술에는 수천만 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상상도 했다.
측은하고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날 경계하는 모습에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들을 위하는 일이었다.
아기 고양이는 아직도 살아 있을까?
어미가 버리고 떠나지는 않았을까? ♣